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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의 홀인 줄 알았는데...위기의 홀이 된 파5 홀

2019-05-24 07:55

1번 홀에서 쿼드러플 보기를 기록한 김승혁. 이천=김상민 기자
1번 홀에서 쿼드러플 보기를 기록한 김승혁. 이천=김상민 기자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KB 금융 리브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선수들은 예상치도 못한 파5 홀의 난도에 헛웃음을 지었다.

23일 경기 이천시 소재 블랙스톤 이천 골프클럽 북, 서 코스(파72, 7260야드)에서 KB금융 리브 챔피언십(총상금 7억원) 1라운드가 막을 올렸다.

이번 대회는 지난해 신설됐고, 올해로 2회째를 맞았다.

이 대회장의 경우 2011년부터 2013년까지 KPGA투어와 유러피언투어, 아시안투어의 공동 주관대회인 발렌타인 챔피언십을 개최한 만큼 베테랑 선수들의 경우 구면인 코스지만, 2013년 이후에 데뷔한 선수들에게는 다소 낯선 코스다.

지난해 첫 대회를 치른 만큼 친숙해질만도 했지만, 1라운드 1번 홀(파5, 585야드)부터 선수들은 발목이 잡혔다. 1라운드 1번 홀에서는 34개의 보기가 기록됐고, 더블 보기 6개, 트리플 보기 3개, 쿼드러플 보기도 3개 기록됐다.

평균 퍼트는 1.73타로 18개의 홀 중 5번째로 어려웠으며, 그린 적중률은 55.63%로 4번째로 낮았다. 이 홀에서 출전 선수들이 기록한 평균 타수는 5.33타로 기준타수인 5타를 넘는 타수가 기록됐다.

사실 1번 홀보다 난도가 높은 홀들도 있다. 파3 홀인 7번 홀과 13번 홀, 파4 홀인 17번 홀이다. 특히 13번 홀의 경우 선수들의 평균 타수가 3.54타로 기준타수인 3타를 훌쩍 뛰어넘었다.

더욱 난도 높은 홀이 있었음에도 1번 홀이 눈에 띄는 이유는 바로 파5홀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파5 홀은 타수를 줄일 확률이 높은 홀이다. 투 온에 성공한다면 투 퍼트를 해도 버디가 기록되고, 원 퍼트로 홀아웃 한다면 이글까지도 기록된다.

1라운드 1번 홀에서 유일하게 투 온으로 버디를 낚아내는데 성공한 박준섭. 이천=김상민 기자
1라운드 1번 홀에서 유일하게 투 온으로 버디를 낚아내는데 성공한 박준섭. 이천=김상민 기자

이 때문에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도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 등 장타자들의 버디 창고는 파5 홀이다.

코리안투어 역시 파5 홀에서 선수들이 기록한 평균 타수가 기준 타수인 5타를 넘는 경우는 많지 않지만 이번 대회는 다르다.

이번 대회 1라운드에서는 1번 홀에서 5.33타를 시작으로 15번 홀에서 5.15타, 18번 홀에서 5.06타가 기록됐다. 5번 홀만 4.85타로 5타를 넘지 않았다.

지난해의 경우 파5 홀의 난도가 크게 높지 않았는데, 지난해 1라운드에서 1번 홀의 평균 타수는 4.93타였다. 5번 홀이 올해보다 약간 높은 4.92타를 기록했고, 18번 홀은 4.65타 였다. 15번 홀만 유일하게 5.06타로 5타를 넘겼다.

이번 대회 파5 홀 중 1번 홀이 가장 까다롭게 플레이 된 것은 코스 세팅때문이다. 1번 홀의 경우 좌 도그렉 홀이다. 티잉그라운드부터 IP지점(티 샷 낙하 지점)까지는 내리막인데, IP지점이 벙커로 둘러쌓여 있다. 더욱이 코스 자체가 좁은 탓에 조금만 실수를 해도 아웃오브바운즈(OB)나 분실구가 발생했다.

IP지점에서 그린까지는 오르막인데, 그린이 매우 까다로웠다. 그린은 매우 단단하고 언듈레이션이 심했다. 또한 1라운드의 경우 핀 앞쪽으로 심한 내리막 경사가 있어 핀 근처에 정확하게 볼을 세우지 못하면 타수를 잃기 쉬웠다.

이에 지난해 1라운드부터 4라운드까지 보기 61개, 더블 보기 9개, 트리플 보기 2개를 기록하며 무난한 홀 중 하나였던 1번 홀은 1라운드부터 보기 34개, 더블 보기 6개, 트리플 보기 3개, 쿼드러플 보기 3개가 기록되며 마의 홀로 거듭났다.

다른 파5 홀도 사정은 비슷했다. 페어웨이가 좁아 드라이버 샷으로 공략하기 힘들 뿐더러 그린이 단단하게 세팅되면서 먼 거리에서 볼을 정확하게 세우기 어려워 버디 사냥에 애를 먹었다.

[이천=김현지 마니아리포트 기자/928889@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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