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노수성의언더리페어] 박세리의 기록을 자주 살핀다는 의미

2019-05-07 11:21

미국에서 통산 25승, 메이저 대회에서 5승을 기록한 박세리. 사진=마이나리포트 DB.
미국에서 통산 25승, 메이저 대회에서 5승을 기록한 박세리. 사진=마이나리포트 DB.
요즘 한국 여자 프로의 활약을 소개하면서 박세리(42세)의 오랜 기록을 자주 확인하게 된다.

지난 2016년 은퇴하고 이제 일상으로 돌아간 선수지만 그녀의 기록을 자주 인용하고 요즘 선수와 비교 대상으로 놓게 되는 것을 보니 그녀가 미국LPGA투어에서 거둔 결과물이 정말 대단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다.

5월에만 박세리의 기록을 두 번이나 불러왔다.

첫 번째는 박인비(31세)의 20승과 관련된 내용이었다. 박인비는 6일 끝난 메디힐챔피언십에서도 그렇지만 미국LPGA투어 통산 20승째를 노리고 있다. 지난해 3월 뱅크오브호프파운더스컵에서 정상에 오르면서 19승을 거뒀지만 1년 넘게 우승을 추가하지 못하고 있다. 박인비가 20승에 성공하면 한국 선수로는 두 번째가 된다.

예상 했겠지만 첫 번째는 박세리다. 20승을 25세(6개월 30일)에 거뒀는데 미국LPGA투어의 '최연소 20승' 기록으로는 세 번째(낸시 로페즈 23세, 카리 웹 25세 3개월)로 이름을 올려놨다. 이후 5승을 보태 통산 25승으로 한국 선수 중 미국LPGA투어 최다승 기록을 가지고 있다.

미국LPGA투어에서도 통산 25승 이상을 거둔 선수는 모두 23명에 불과하다. 박인비가 앞으로 1승씩 추가할 때마다 포털 사이트의 연관 검색어처럼 박세리의 기록이 자동으로 비교될 것이다. 박인비가 박세리의 기록과 동률을 이루기 위해서는 앞으로 6승을 더 거두어야 한다. 서른을 넘긴 박인비에게 만만치 않은 과제다.

두 번째는 김세영(26세)의 연장전 우승과 관련된 내용에서 박세리를 불러냈었다.

지난 6일 김세영은 메디힐챔피언십에서 서든데스 플레이오프 첫 홀에서 우승했다. 이번 우승 과정을 본 한 골프 팬이 김세영 관련 기사에 '빨간 바지 마법이 아니라 빨간 바지 맙소사가 되는 줄 알았다 '고 한 것처럼 롤러 코스터를 탄 것 같은 우승이었다. 김세영은 지난 2015년 미국LPGA투어에 진출한 이후 4번의 연장전을 치렀는데 4번 모두 우승하는 '연장 불패' 기록을 이어갔다. 현재까지 연장전 승률 100%.
레전드 박세리. 사진=마니아리포트 DB.
레전드 박세리. 사진=마니아리포트 DB.
미국LPGA투어 연장전 '지존'은 아직까지는 박세리다. 6번의 서든데스 플레이오프를 모두 우승으로 연결시켰다. 같은 연장전 승률 100%지만 이제 은퇴했기 때문에 기록이 변하지 않고, 또 김세영보다 2번 많은 6번의 시도에서 이뤄진 것으로 더욱 순도 높다고 할 수 있다. 김세영이 박세리의 기록에 준하려면 앞으로 2번 더 연장전 승부에서 '빨간 바지의 마법'을 보여주어야 한다.

박세리는 지난 1997년 미국LPGA투어 퀄리파잉스쿨을 통과한 후 이듬해인 1998년 루키 시즌을 시작했고 2016년 가을에 투어 무대에서 내려왔다. 투어에서 한 해도 거르지 않고 18시즌을 소화했다.

루키 시즌에 미국LPGA투어 첫 승과 2승을 메이저 대회인 맥도널드LPGA챔피언십과 US여자오픈에서 거뒀고 그해 4승을 쓸어담으면서 신인상을 받았다. 2003년에는 시즌 최저타수를 기록하는 선수에게 주는 베어 트로피를 수상했다. 2007년에는 세계 골프 명예의 전당에 최연소로 입회했다. 30세1개월15일의 나이였다. 그해 제이미파클래식에서 우승하면서 같은 대회 최다승(5승 : 1998~99, 2001, 03, 07년) 동률 기록도 가지고 있다.

많은 업적을 남겼지만 박세리가 메이저 대회에서 5승을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ANA인스퍼레이션에서는 정상에 서지 못하면서 선수 생활 중 4대 메이저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는 '커리어 그랜드슬램' 은 차지하지 못한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

또 당대 트로이카로 불렸던 안니카 소렌스탐, 카리 웹과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상금 1위와 세계 랭킹 1위에 올라보지 못한 것도 아쉬움이다. 안니카 소렌스탐은 8번(1995, 1997~98, 2001~05년)의 상금 1위와 세계 랭킹 1위에 61주에 올랐었다. 카리 웹은 3번(1996, 1999~2000년) 상금 랭킹 1위를 차지했었다.

박세리의 기록은 앞으로도 자주 인용될 것이다. 한국 선수가 그만큼 좋은 결과물을 내놓는다는 방증이다.

[노수성 마니아리포트 기자/cool1872@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쇼!이슈

마니아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