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예의에 대한 불필요한 논쟁, '팬 눈높이'에서 봐야

2019-04-29 12:16

사구 후 허리를 숙여 사과를 표현하는 맥과이어.
사구 후 허리를 숙여 사과를 표현하는 맥과이어.
프로야구 무대가 삼성 라이온스 외국인 투수 덱 맥과이어의 '폴더인사' 논쟁으로 뜨겁다. 한 매체가 폴더인사가 과하다고 주장하면서 부터다.
맥과이어는 지난 27일 타석에 선 LG 타자 유강남을 상대로 던진 초구가 왼팔 보호대에 맞자 모자를 벗고 90도 폴더인사를 했다.

해당 매체는 '과유불급', '과공비례'라는 표현으로 맥과이어의 폴더인사가 지나쳤다고 주장했다. 상황에 맞는 적정한 수위를 벗어났다는 설명이다. 모자를 만지거나 가벼운 손짓 정도로 미안함을 표현했어도 충분했다는 의견도 달렸다.
그러나 시선을 잡아끈 대목은 따로 있었다. '어린 투수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사구 후 폴더인사, 일반화에 가속도가 붙으면 자칫 선배 타자를 맞힐 때마다 폴더인사를 해야 할 판이다'라는 주장이었다.

선후배 여부를 떠나 실수로 타자를 맞힌 뒤 사과하는 것에 대해 과하다는 지적이 과연 올바른 것일까. 일각에서는 선수들간의 보이지 않는 기싸움, 즉 자존심 대결이 벌어지는 경기장에서 폴더인사가 팀의 '스피릿'을 헤쳤다는 주장도 있다.

해당 매체의 기사에 달린 포털 덧글 페이지 캡쳐.
해당 매체의 기사에 달린 포털 덧글 페이지 캡쳐.

그러나 팬들의 반응은 매체의 시각과는 달랐다. 팬들은 맥과이어의 행동에 박수를 보냈다. 일부 네티즌들은 실수에 대한 사과의 의미 그 이상으로 확대해석하는 것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기도 했다. 한국야구가 좁은 풀로 인해 서로 다 아는 선수들끼리 경쟁해야 하는 상황을 감안하더라도 선후배를 따지기 전에 실수를 사과하는 것에 대한 불필요한 논쟁은 필요없다는 생각으로 해석할 수 있다.

물론 '수위'에 대한 설왕설래는 있을 수 있다. 외국인 선수에게 한국의 문화를 강요해서도 안 된다. 그러나 그 설왕설래 이유가 매체가 주장하는 것 처럼 '사구 후 투수의 사과가 '의무'가 돼서는 안된다'는 이유라면 곤란하다. 프로야구는 선수들끼리 즐기는 아마추어 무대가 아니다. 팬이 지켜보고 있다. 선수들의 사소한 동작 하나하나가 팬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미다. 팬들이 지켜보는 경기장 내에서는 치열한 승부만큼 서로에 대한 배려와 동업자 정신을 통한 예의가 중요한 이유다.

[유태민 마니아리포트 기자/report@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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