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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의 소리] 5개 홀에서 20오버파..."코리안투어 맞아?"

김현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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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18-11-05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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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 접전 끝에 데뷔 11년 만에 생애 첫 승을 차지한 박효원. 사진=KPGA제공
[제주=마니아리포트 김현지 기자] "잠시도 긴장을 늦출 수가 없어요. 방심하면 더블 보기는 기본이고, 트리플 보기로 막은 것에 감사해야해요"

올 시즌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가 역대급 코스 세팅으로 대회를 치렀다.

5일 제주도 제주시에 위치한 세인트포 골프앤리조트 마레, 비타코스(파72, 7433야드)에서 A+라이프 효담 제주오픈 with MTN(총상금 5억원, 우승상금 1억원)이 막을 내렸다.

지난해 제주소재의 크라운 컨트리클럽에서 카이도 온리 제주오픈 with 화청그룹이라는 이름으로 치러졌던 이 대회는 올해 새로운 골프장에서 새로운 이름으로 탈바꿈했다.

변신을 꾀한 이 대회에서 첫 날부터 골프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은 '무더기 오버파'였다.

대회 1라운드에서는 초속 6~7m의 바람이 불었는데, 제주 특유의 돌개바람(회오리바람)으로 바람의 방향이 시시각각 바뀌어 바람을 정확하게 읽어내기 까다로웠다. 운이 나쁠 경우 바람을 제대로 읽어도 공이 날아가는 도중에 바람이 방향을 바뀌어 의도하지 않은 곳에 공이 떨어지기도 했다.

이 날 늦깎이 신인 신경철은 한 홀에서 무려 14오버파를 기록했다. 신경철은 4번홀(파4. 424야드)에서 티샷에서 5개, 세컨드 샷에서 2개의 OB를 범하며 18타로 홀아웃했다.

한 홀에서 7개의 OB와 18타를 적어낸 것은 KPGA 코리안투어 사상 가장 최다 OB, 최다타수다.

신경철 뿐만 아니라 초청 선수로 출전한 최재혁도 고전했다. 10번 홀에서 출발한 최재혁은 14번 홀까지 마친 후 기권했는데, 한 홀에서 17타를 기록하는 등 5개 홀에서 무려 20오버파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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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 이지훈은 대회 3라운드에서 단독 선두로 올라섰지만 최종라운드에서 2타를 잃으며 공동 4위가 됐다. 사진=마니아리포트DB

최재혁은 5개 홀을 마친 후 대회 중 기권했기 때문에 정식 기록이 되지는 않았다.

총 96명의 출전 선수 중 3명의 선수는 기권, 언더파를 기록한 선수는 17명, 이븐파를 기록한 선수는 6명으로 나머지 67명은 오버파로 1라운드를 마쳤다.

1라운드에서 보기는 265개, 더블 보기는 53개, 트리플 보기도 20개 기록됐다. 뿐만 아니라 쿼드러플 보기(한 홀의 기준 타수보다 4타 더 침), 퀸튜플 보기(한 홀의 기준 타수보다 5타 더 침), 폴리드루플 보기(한 홀의 기준 타수보다 11타 이상 더 많이 침) 등 일반 프로 대회에서 나오기 힘든 보기 기록도 여러개 작성됐다.

2라운드와 3라운드, 4라운드까지 바람이 비교적 약해지며 한 라운드에 7언더파씩 몰아치는 선수들도 등장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더기 오버파 선수들이 줄어든 것은 아니었다.

2라운드에서도 쿼트러플 보기, 퀸튜플 보기가 총 10개 기록됐다. 1라운드에서 두자릿수 오버파로 라운드를 마친 선수는 한 홀에서 14오버파를 친 신경철(20오버파)이 유일했지만, 2라운드에서는 이기상과 남승희, 김형태, 권성열 등이 한 라운드에서 두자릿수 오버파를 기록하며 컷탈락했다.

3라운드와 4라운드에서도 쿼드러플 보기는 꾸준히 기록됐다.

이번 대회에서 평소 프로 대회에서는 찾아보기 드물었던 보기 기록이 쏟아져 나온 가장 큰 이유는 코스 세팅이다.

먼저 티 샷부터 까다롭다. 종전 KPGA투어 선수들은 바람이 많이 불 경우 비교적 컨트롤이 쉬운 우드나 아이언으로 티 샷을 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섣불리 짧은 클럽으로 코스를 공략할 수 없었다.

이번 대회장의 경우 전장이 무려 7433야드였다. 올 시즌 대회장 중 가장 긴 전장이며, 이는 지난 시즌 코리안투어 평균 전장(19개 대회) 7058.05야드를 훌쩍 뛰어넘는다.

설상가상으로 페어웨이도 좁다. 티 샷이 약간만 흔들려도 바람을 타고 OB구역에 떨어지는 경우가 허다했다. 이 때문에 길고 정확한 드라이버 샷을 구사하는 선수만이 좋은 스코어를 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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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장전 패배로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대상 포인트 1위로 올라선 이형준. 사진=KPGA 제공

티 샷 뿐만 아니라 세컨드 샷이나 쇼트 게임 역시 완벽해야했다. 이번 대회장 코스의 경우 일반 코스보다 그린이 매우 넓은 편이다. 뿐만 아니라 메이저 대회 코스와 견줘도 손색이 없을 만큼 빠르고 단단하게 정비되어있었다.

이 때문에 그린에 올리기는 쉬워도 핀에 붙이기가 까다로웠다.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공식 그린 스피드는 3.5 스팀프미터에 달했는데, 워낙 빠르고 단단한 탓에 그린 위에서도 바람의 영향을 받았다.

대회를 마친 한 프로는 "평소에도 이렇게 빠르고 단단한 그린을 좋아하는 편이다"라고 하면서도 "하지만 이번 그린은 정말 어려웠다. 조금만 실수해도 쓰리퍼트가 된다"며 혀를 내둘렀다.

또한 이번 대회에서 트리플 보기를 범한 프로는 "데뷔한 지 오래되지는 않았지만, 이렇게 방심하면 큰일이 나는 코스는 처음이다"라고 하며 "데뷔 후 첫 양파(쿼드러플 보기)를 할 뻔 했다. 트리플 보기로 막은 것에 감사한다"며 웃었다.

변별력 높은 코스 세팅을 갖춘 대회에서 최종 9언더파 동타를 기록하며 연장전까지 팽팽한 승부를 이어간 선수는 이 대회 직전 제네시스 대상포인트 2위 이형준과 4위 박효원이었다.

두 선수 모두 이번 시즌 우승은 없었지만 이 대회 직전 치러졌던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최종라운드 연장전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특히 연장전에서 이형준을 꺾고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박효원의 경우 데뷔 11년 차 베테랑이다. 데뷔 후 준우승만 5차례 기록했는데,이 중 3차례가 올 시즌에 기록됐다. 개막전인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 대구경북오픈,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등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시즌 내내 탄탄한 경기력을 자랑했다.

뿐만 아니라 이 대회 직후 이형준은 4514포인트로 대상 포인트 1위, 박효원은 4434포인트로 이형준에 80포인트 차 2위에 자리하게 됐다.

변별력 높은 코스 세팅은 일종의 나비 효과를 일으키며 시즌 마지막까지 최강자 경쟁에 흥미를 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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