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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홀에서 14오버파' 신경철 "끝까지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2018-11-01 14:29

1라운드를 마친 신경철. 사진=KPGA 제공
1라운드를 마친 신경철. 사진=KPGA 제공
[제주=마니아리포트 김현지 기자]
신경철이 A+라이프 효담 제주오픈 with MTN(총상금 5억원, 우승상금 1억원) 1라운드 4번 홀에서 무려 18타를 쳤다.

신경철은 1일 제주도 제주시에 위치한 세인트포 골프앤리조트 마레, 비타코스(파72. 7,433야드)에서 진행된 대회 첫째 날 4번홀(파4. 424야드)에서 18타를 적어냈다. 기준 타수보다는 무려 14타를 더 쳤다.

이는 한 홀에서 7개의 OB(Out of Bounds)를 범했기 때문인데, 티샷에서 5개, 세컨드 샷에서 2개의 OB가 났다.

드라이버로 3개의 OB가 나자 신경철은 2번 아이언으로 바꿔 티샷을 했다. 하지만 2번 아이언으로도 2개의 OB가 더 났다. 다시 3번 아이언으로 샷을 해 간신히 페어웨이에 보냈다.

하지만 세컨드 샷 역시 쉽지 않았다. 3번 아이언으로 한 세컨드 샷 또한 두 번이나 코스구역 바깥으로 나갔다.

한 홀에서 7개의 OB와 18타를 적어낸 것은 KPGA 코리안투어 사상 가장 최다 OB, 최다타수다. 종전 기록은 2007년 토마토저축은행오픈 2R 5번홀(파4) 김창민(48)이 기록한 17타로 당시 김창민은 6번의 OB를 범했다.

8개의 공을 가지고 시작한 신경철은 4번홀에서 7개의 공을 잃어버렸다. 단 1개의 볼로 남은 14개의 홀을 소화했다.

경기를 다 마치지 못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으나 신경철은 끝까지 경기했다.

신경철은 “샷이 안되는 게 아니었다. 경기 후반에는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공을 보낼 수 있었다”며 “또한 샷이 아무리 안되고 성적이 좋지 않더라도 프로로서 경기를 중간에 포기한다는 것은 한번도 생각해본 적 없다”고 했다.

신경철은 1라운드에서 4번홀 14오버파를 포함해 7개의 보기를 범하고 버디는 1개에 그쳐 20오버파 92타를 적어냈다.

신경철은 “90대 타수를 기록한 게 언제였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중학교 2학년때쯤이 마지막이 아니었을까 한다”고 이야기했다.

4번 홀 이후 단 1개의 공만을 남긴 신경철은 공을 확보하기 위해 이동중에 러프로 가서 공을 찾기도 했다고 했다. 원볼룰(One Ball Rule)에 의거해 동일한 상표와 모델의 공이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경철은 “러프에서 다른 공이 있나 찾아봤지만 없었다. 할 수 없이 1개의 공으로 경기했고 이 때문에 경기에 더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올해 KPGA 코리안투어에 데뷔한 ‘늦깎이 신인’ 신경철은 ‘KB금융 리브챔피언십’ 공동 13위,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에서 16위에 올랐다.

특히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에서는 이른 탈락을 예상하고 옷을 2벌밖에 준비하지 않은 상황에서 16강전까지 올라 경기 후 숙소에서 다음 날 입을 옷을 빨며 ‘빨래하는 남자’로 불리기도 했다.

신경철은 “데상트코리아 먼싱웨어 매치플레이 이후 자신감을 많이 얻었는데 이상하게도 그 다음 대회부터 성적이 좋지 않았다. 기술적인 부분보다 정신적으로 흔들렸던 것 같다. 티잉그라운드에서 티만 꽂으면 두려웠다. 내 마음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입스(Yips)는 아니었다고 강조한 신경철은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 대회에서 최경주 프로님이 방송 중계에서 ‘모든 선수가 샷에 대한 부담이 있다. 그 부담감 속에서 정확한 샷을 만들어내려면 연습뿐이 없다’라는 얘기를 하셨는데 마음 깊이 와 닿았다. 지금보다 연습량을 더 늘릴 것이다”고 전했다.

올 시즌 제네시스 포인트 98위에 머물러 있는 신경철은 다음 시즌 시드 확보를 위해 오는 6일부터 치러지는 ‘KPGA 코리안투어 QT Stage 2’에 출전할 예정이다.

신경철은 “불명예스러운 기록의 주인공이 되어 부끄러운 게 사실이지만 성적이 좋았을 때와 좋지 않았을 때 모두 내 기록이다”라고 밝히면서 “지금은 골프 자체가 너무 좋다. 이렇게 대회에 출전해 경기하는 것이 재미있고 특별한 존재가 된 기분이다. 주변에서 도움 주시는 분들이 많은데 성공해서 반드시 갚을 것이다”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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