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현지의 소리] '흥행 참패?' 스타는 많았고, 갤러리는 없었다

2018-09-24 14:50

챔피언조로 플레이한 박찬호와 김영웅(가운데), 오지호. 사진=KPGA 제공
챔피언조로 플레이한 박찬호와 김영웅(가운데), 오지호. 사진=KPGA 제공
[태안=마니아리포트 김현지 기자]
국내 최초이자 유일하게 프로암 형식으로 치러진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셀러브리티 프로암이 막을 내렸다.

휴온스 셀러브리티 프로암(총상금 5억원, 우승 상금 1억원)은 지난 20일부터 나흘간 충남 태안군 솔라고 컨트리클럽(파71, 7235야드)에서 치러졌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는 이미 프로암이 정규투어대회 일정에 속해있다. AT&T 페블비치 프로암은 1937년부터 현재까지 진행중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프로암 형식의 대회가 정규투어에 편성된 것은 KPGA,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를 통틀어서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대회는 획기적인 시도로 골프팬들의 시선을 주목시켰다. 무엇보다 화려한 셀러브리티 라인업은 대회 시작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인기를 견인한 것은 코리안특급 박찬호다. 평소 장타자로 유명한 박찬호는 대회 전 치러진 장타대결에서 KPGA투어 장타자들을 누르고 캐리로만 331야드를 기록하며 장타왕에 올라 이목을 집중시켰다.

또한 국민타자 이승엽과 전 축구선수 송종국과 이천수, 전 농구선수 우지원과 김승현 배구 감독 신선호, 체조영웅 여홍철과 배우 이본, 김성수, 이정진, 오지호, 류시원 아나운서 장성규, 개그맨 정명훈, 대경대 생활체육학과 교수 이혁기 등 다양한 직종의 셀러브리티들이 출전했다.

화려한 셀러브리티 라인업으로 큰 화제를 불러모았음에도 불구하고 태안이라는 지리적 접근성의 한계와 대회 일정이 추석 연휴와 겹쳐 갤러리들의 발길이 뜸했다.

루키 김영웅과 박찬호, 초청선수 윤상필과 오지호가 챔피언조로 나섰지만 그 어느때보다 챔피언조를 따르는 갤러리들의 분위기는 썰렁했다.

갤러리들의 외면보다 큰 문제는 경기 진행이다. 아마추어 선수들이 출전한만큼 경기 진행이 매끄럽지 못했다. 특히 파3 홀의 경우 한 팀 대기는 기본, 두 팀 이상씩 겹치기도 해 플레이의 흐름이 끊겼다. 늦어지는 경기 진행에 소수의 선수들은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문제는 또 있다. 셀러브리티의 경우 캐디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 체육학과 학생들이 단체로 나서 캐디백을 멨지만 골프에 대한 전문 지식이 부족한 탓에 여러번 실수가 나왔다. 한 캐디는 깃대를 뽑으러 가는 도중 프로 선수의 퍼팅 라인을 밟을 뻔 했고, 이 장면을 목격한 프로 선수와 전문 캐디는 "그러면 안된다"라고 외치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PGA투어에서 이미 자리를 잡은 AT&T 프로암의 경우 아마추어 골퍼 2명과 프로 골퍼 2명이 한 조로 편성돼 3라운드 동안 경기를 치른다. 최종 라운드에서는 3라운드까지의 성적으로 컷오프를 통과한 상위 60명의 프로 선수만 우승 경쟁에 돌입한다.

셀러브리티들이 대회에 출전해 경기를 즐기지만 본격적인 우승 경쟁에서는 프로 선수들만 남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최종라운드에서 프로 우승자와 우승팀이 가려지자 시선은 자연스레 셀러브리티에게 집중됐다. 데뷔 10년 만에 우승의 기쁨을 맛 본 엄재웅보다 팀 우승을 차지한 박찬호와 김영웅이 더 주목받았다.

첫 시도에 일장일단이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만족하는 분위기였다. 몇몇 선수들은 "새로운 경기 방식에 들뜨기도 했고, 평소와 다르게 다소 어수선한 측면이 있었다. 낯설기도하고 왠지 모르게 동반 플레이어를 챙겨줘야할 것 같은 기분에 경기에 집중하기 힘들었다"고 하면서도 "재미있고, 처음하는 경험이라 신선하다. 몇 가지 불편한 점이 있었지만, 투어 흥행에 도움이 된다면 일 년에 한 번쯤은 좋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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