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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수성의언더리페어] 나이에 따라 거리는 얼마나 줄어들까?

2018-07-19 09:00

[마니아리포트 노수성 객원기자]
세월을 거스를 수 없는 것 중의 하나는 거리다. 아쉽지만 나이가 들면 거리는 자연스럽게 줄어든다. 아마도 40대 후반부터 거리가 줄어드는 것을 느낄 것이고 50대라면 그 폭이 갑자기 커지는 것을 실감할 것이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거리는 얼마나 줄어들까?

흥미로운 통계가 하나 있다. 프로 골퍼이자 스윙 스피드 트레이너, '미국의 톱100 티처'이기도 한 야콥 보우덴(Jaacob Bowden)이 몇년 전 공개한 자료다. 보우덴은 미국PGA투어, 웹닷컴투어, 챔피언스투어, 유러피언투어, 유러피언시니어투어에서 활동하는 440명의 나이와 드라이빙 거리의 관계에 주목했다. 그리고 투어의 기록을 바탕으로 그들의 5년동안의 증감분을 추적해서 평균을 냈다.

보우덴이 공개한 자료를 보자. 20~29세 프로 골퍼의 클럽 헤드 스피드 평균은 114.4마일이며, 드라이빙 거리는 294야드다. 30~39세는 112.7마일에 289.7야드, 40~49세는 110마일에 282.8야드, 50~59세는 105마일에 269.8야드, 60~69세는 102.4마일에 263.1야드다.

이 자료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40대에서 50대로 넘어가면서 거리가 큰 폭으로 줄어든다는 점이다. 20대에서 30대, 30대에서 40대, 50대에서 60대로 넘어갈 때의 거리 감소는 평균 5야드 내외였다. 하지만 40대에서 50대로 넘어갈 때는 이보다 2배가 넘는 13야드의 거리 감소를 보였다.

몇년 사이 최경주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자신이 속한 연령대 평균에 미달하기 때문이다.
몇년 사이 최경주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자신이 속한 연령대 평균에 미달하기 때문이다.
거리가 줄어 고전하고 있는 샘플은 아주 가까이에서 찾을 수 있다. 우리의 최경주 상황이 그렇다. 1970년생으로 48세인 최경주의 올해 클럽 헤드 스피드는 105.15마일(200위), 드라이빙 거리는 279.6야드다. 5년 전, 그러니까 43세일 때의 최경주는 클럽 헤드 스피드 109.38마일에 드라이빙 거리 278.3야드였다. 10년 전인 2008년, 38세일 때는 111.11마일에 286.1야드였다. 10년 전과 올해를 비교하자면 클럽 헤드 스피드는 5.96마일, 드라이빙 거리는 6야드 줄어들었다.

10년동안 6야드의 거리가 준 것이 큰 핸디캡이 아닐 수 있다. 하지만 몇년 사이 최경주가 투어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은 자신이 속한 연령대 평균에 미달하기 때문이다(반대로 그 조건에서도 선전하고 있기는 하다). 최경주의 올해 클럽 헤드 스피드와 드라이빙 거리는 50대 평균 쪽에 더욱 가깝다.

필 미켈슨은 최경주와 같은 나이지만 전혀 다른 결과를 보이고 있다. 미켈슨의 올해 클럽 헤드 스피드는 116.10마일(61위), 드라이빙 거리는 298.6야드(69위)다. 5년 전에는 116.25마일과 287.9야드, 10년 전에는 117.32마일과 295.7야드였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파워와 거리가 떨어지지 않았다. 현재의 미켈슨은 20대 프로의 평균치에 준한다. 올해도 여전히 우승 후보로 거론되는 이유의 배경이다.

올해 55세의 비제이 싱이 미국PGA와 챔피언스투어를 병행하면서 양쪽 투어에서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이유는 30대 프로 평균치의 퍼포먼스를 내기 때문이다. 싱이 올해 챔피언스투어에서 기록한 클럽 헤드 스피드는 112.27마일, 드라이빙 거리는 294.6야드에 달한다. 싱은 올해 챔피언스투어에서 2승과 5번의 톱10, PGA투어 총 9개 대회에 출전해 4번 메이드 컷 했고 마스터스에서는 49위를 기록했다.

베른하르트 랑거는 올해 60세지만 드라이빙 거리는 무려 282.3야드에 달한다.
베른하르트 랑거는 올해 60세지만 드라이빙 거리는 무려 282.3야드에 달한다.
여기까지는 딴 나라 얘기일 수 있다. 하지만 아마추어도 40대에서 50대로 넘어갈 때 거리가 급격히 줄어드는 것은 프로 골퍼와 같다. 보우덴은 프로뿐만 아니라 아마추어의 연령 별 거리 감소에 대해서도 통계를 남겼다.

보우덴의 샘플은 핸디캡 13~14 사이의 30~39세 골퍼였다. 이 조건의 골퍼는 클럽 헤드 스피드 93.4마일, 드라이빙 거리는 214야드였다. 이 연령대의 골퍼가 40대가 되면 91.3마일에 209야드, 50대가 되면 86.9마일에 199야드가 된다. 60대가 됐을 때는 84.7마일로 194야드를 보낸다. 이 통계에서도 40대에서 50대로 넘어갈 때 다른 구간보다 거리 감소 폭이 크다. 약 10야드다.

아쉽지만 이게 현실이다. 단, 이건 평균치다. 개인에 따라 상황은 달라진다.

최경주도 체중을 줄이고 식습관을 개선하며, 근력 운동, 최신 클럽과 피팅 혜택을 받으면서 자신이 가진 조건보다 선전을 펼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좋은 샘플은 게리 플레이어다. '운동광'으로 잘 알려진 올해 82세의 플레이어는 7년 전(75세) 마지막 공식 기록 중 드라이빙 거리는 243.3야드였다. PGA투어 때의 몸매로 챔피언스투어에서 활동하고 있는 베른하르트 랑거는 올해 60세지만 드라이빙 거리는 무려 282.3야드에 달한다.

나이 먹는 것은 막을 수 없지만, 거리가 줄어드는 것은 지연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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