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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다이어리]풀스윙 시작, 골프에 재미가 붙는다

2018-06-13 07:30

[마니아리포트 정미예 기자]
50대 직장인 남자, 30대 공무원 남자. 골프채도 한번 잡아본 적 없는 이 시대 평범남들의 골프 도전기를 소개한다. 평범한 대한민국 골퍼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어봤을, 골퍼가 되기 위해서는 누구나 경험하게 될 이야기다. 이해를 돕기위해 일기 형식으로 소개한다(편집자 주)

레슨 3주차, A와 B씨는 풀스윙을 배우기 시작한다. 본격적으로 채를 휘두르면서 잘 치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기 시작한 A와 B씨는 스스로 골프를 공부하는 재미도 붙였다.

유연성이 낮아 턴 동작에 애를 먹고 있는 A씨가 자세를 교정 받으며 표정을 찡그리고 있다.
유연성이 낮아 턴 동작에 애를 먹고 있는 A씨가 자세를 교정 받으며 표정을 찡그리고 있다.
-‘80점’ A의 수난 시작

풀스윙은 쉽지 않았다. 똑딱이와 하프스윙을 배울 때는 생각보다 잘 한다며 프로에게 칭찬까지 들었지만 풀스윙은 낙제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느낌이다. 이제 허리 통증도 없어져서 핑곗거리도 없다. 이유야 많겠지만 가장 큰 문제는 ‘턴’이었다. 스윙 크기를 점점 늘려가면서 그에 따라 허리가 자연스럽게 돌아가야 하는 데 몸은 뻣뻣하게 굳어있다. 나이가 들면서 떨어진 유연성 탓이다.

유연성 문제는 허리뿐이 아니다. 팔로스루 때 팔을 쭉 펴지 못하는 것도 고쳐야 했다. 안 펴지는 팔을 쭉 뻗으려고 하니 이번에는 몸이 앞쪽으로 쏠린다. 하나를 잡으면 다른 하나가 무너지는 답답한 상황의 연속. 연습을 하다 보면 좋아진다며 다독이는 프로의 응원에 힘을 내보지만 뻣뻣한 몸 탓에 나도 모르게 또다시 얼굴이 일그러졌다. 하지만 나이가 들었다고 멋진 스윙 폼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다. 연습, 또 연습뿐이다.

A와 B씨 포함, 늦은 시간에도 많은 사람들이 골프 연습을 하고 있다.
A와 B씨 포함, 늦은 시간에도 많은 사람들이 골프 연습을 하고 있다.
요즘에는 프로골프대회 중계에 저절로 시선이 간다. 처음에는 연습장 내 카페 TV에서 프로골프대회 중계가 나오는지도 몰랐다. 프로들의 시원시원하고 멋진 스윙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칠 수 있을까'하는 즐거운 상상을 하곤 한다.

쓰지 않던 이어폰도 겨우겨우 찾았다. 회사 서 점심시간을 이용해 틈틈이 골프영상을 보고 있다. 딸한테 물어보니 인터넷에 '골프레슨'을 검색하면 관련영상이 많이 나온다고 한다. 하도 많아서 좋은 골프레슨을 찾는 것이 일이라고 할 정도. 중계에서 본 프로들의 스윙을 담아낸 투어프로스윙을 보면서 의욕을 불태웠다. <이해를 돕기 위해 A씨 구술을 정리한 내용>

B씨의 레슨 모습. 공을 빨리 치려는 의욕 탓에 흐트러지는 스윙 자세를 교정하고 있다.
B씨의 레슨 모습. 공을 빨리 치려는 의욕 탓에 흐트러지는 스윙 자세를 교정하고 있다.
-열혈 스포츠맨의 고민

드디어 풀스윙을 배운다. ‘골프’하면 그려지는 멋진 자세의 스윙을 직접 한다고 생각하니 요즘 말로 의욕 '뿜뿜'이다. 멋진 골프웨어를 맞춰 입고 볼을 날리고 있는 내 모습을 상상해본다.

의욕이 앞섰던 걸까? 공을 치려고 하는 의지가 너무 강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빨리 볼을 치려고 하니 볼을 찍어치게 되고, 날아가는 볼을 보려고 하니 고개가 빨리 들려 중심축이 흔들렸다. 야구 플레이가 몸에 익어서 팔에 힘을 빼는 것도 쉽지 않다.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다.

땀방울이 등을 타고 흘렀다. 스포츠를 좋아하고 즐기는 만큼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그 게 발목을 잡는 듯했다. 잠시 숨을 고린 뒤 프로의 조언을 곰곰이 생각하며 연습을 거듭했다.

그날 밤, 잠자리에서도 내 스윙 모습이 눈에 아른거렸다. 배운 대로 연습을 하다 보면 잘 할 수 있을 거라며 스스로 다짐해본다. 지금 휘두르고 있는 7번 아이언 외에 또 어떤 클럽을 잡게 될지 기대된다. 이것저것 생각하니 꼬리에 꼬리를 물고 생각이 이어졌다. 클럽마다 어떤 차이가 있는지, 왜 14개나 되는 클럽이 필요한지 궁금해진다. 골프규칙은 뭐지? 어떤 용어가 있지? 스코어는 어떻게 읽지? 골프가이드 책을 하나 장만해야겠다는 생각까지... <이해를 돕기 위해 B씨 구술을 정리한 내용>

[덧붙이는 글] 마니아리포트는 '골프 다이어리'를 통해 대한민국 평범한 사람들의 골프 입문기를 있는 그대로 전할 계획이다. '골프 인구 500만' 시대라고 하지만 여전히 골프는 편견을 벗어내지 못했다. A와 B씨 두 남성의 골프입문기는 이제 시작이다. 골프 다이어리는 매주 수요일 연재된다.

/사진제공=A, B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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