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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의 소리] "'프로 수준이 저 정도밖에 안돼?'라고 할 수도 있지만..."

김현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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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18-06-0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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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챔피언십에서 갤러리들을 뒤에 두고 러프에서 샷을 하는 정한밀. 자료사진=KPGA제공
[마니아리포트 김현지 기자]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가 달라졌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코리안투어 코스 세팅 수준이 현저히 높아졌다.

불과 한 시즌 만의 일이다. 코리안투어의 코스 난도가 급격하게 상승했다.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코리안투어 코스는 '변별력이 낮다'는 비판을 피할 수가 없었다.

먼저 전장이다. 가장 막강한 투어인 미국프로골프(PGA)투어의 경우 전장이 점점 길어지는 추세다. 이는 최근 장비의 발달과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트레이닝 등으로 PGA투어 선수들의 비거리가 급격하게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PGA투어에서 평균 드라이버 거리 300야드 이상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만 해도 무려 50명이다. PGA투어의 경우 매 홀 거리를 측정하며, 우드 혹은 아이언으로 한 티 샷까지 평균을 내는 것을 감안했을 때 실로 대단한 수치다.

실제로 2007년 평균 6893야드에 불과했던 PGA투어 전장은 2017년 7276야드까지 늘어났다.

장비의 발달과 체계적인 트레이닝의 경우 PGA투어 선수들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한국 선수들 역시 거리는 크게 늘어 300야드 이상도 거뜬히 때려내는 장타자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수치상 거리는 10년 전과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코리안투어의 경우 매 대회 2개의 홀에서 드라이버 샷 거리를 측정하는데(우드 혹은 아이언 티샷도 포함), 지난 시즌 장타왕 김봉섭의 기록은 297.066에 불과했다. 이와 같은 기록이 나오는 이유는 선수들이 마음 놓고 드라이버를 잡을 홀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 PGA투어가 전장을 늘인데 반해 지난해 코리안투어 전장은 도리어 줄어드는 현상을 보였다. '코리안 탱크' 최경주가 PGA투어 시즌 2승을 쌓은 지난 2007년, 18개 대회가 치러진 코리안 투어 평균 전장은 무려 7113야드였다. 그 해 평균 전장 길이가 6893야드였던 PGA투어보다 무려 220야드 더 길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 19개 대회가 치러진 코리안투어 평균 전장은 7058.05야드에 불과했고, 이는 10년 전인 2007년의 코리안투어 평균인 7113야드에도 미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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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6672야드(파71)로 가장 짧은 전장에서 치러진 카이도 남자오픈. 사진=마니아리포트DB
이제 막 5개 대회가 치러지긴 했지만 올해는 다르다. 이번 시즌 코리안투어 5개 전장 평균은 7179.8야드로 증가했다. 지난해 초반 5개 대회의 평균 전장과 비교하면 무려 131.2야드나 길어졌다.

시즌 개막전인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은 16야드, SK텔레콤 오픈은 55야드, 매경오픈은 7야드 길어졌다. 무엇보다 지난해 9월에 1회 대회를 치른 제네시스 오픈이 5월로 시기를 앞당겼는데, 지난해에도 7366야드로 시즌 최장길이였던 이 대회는 올해 전장을 56야드 더 늘려 7422야드로 대회를 치르면서 평균을 크게 끌어올렸다.

뿐만 아니라 페어웨이와 러프의 경계도 확실해졌다. 지난해 코리안투어의 경우 페어웨이와 러프의 잔디 길이가 크게 차이가 없어 선수들의 불만을 샀다. 페어웨이와 러프의 차이가 확실해야 잘 친 샷과 못 친 샷에 대한 상과 벌이 확실해지는데, 토너먼트 코스 치고는 러프의 길이가 너무 짧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도 올 시즌에는 달랐다. 페어웨이와 러프의 경계가 확실해졌다. 가장 주목을 받았던 코스는 제네시스 챔피언십이 치러진 잭니클라우스 골프장인데, 지난해의 경우 러프 길이는 52mm로 그나마 긴 편에 속했다. 하지만 올해는 이보다 10mm 더 긴 62mm로 세팅했다. 이에 선수들은 "러프에 빠지면 정신 단단히 차려야한다. 타수를 잃을 각오도 해야할 정도다. 코스 정말 멋있어졌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더욱이 지난해의 경우 잦은 가뭄과 원활하지 못했던 대회장 계약 등으로 인해 페어웨이와 그린의 잔디 상태가 엉망인 대회장도 몇 군데 있었다.

올해의 경우 대회 중 많은 비가 내리며 경기 진행에 애를 먹이긴 했으나 잔디의 생육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지난주 막을 내린 KB금융 리브챔피언십에 방문한 한 갤러리는 잘 정돈된 코스를 보며 "잔디가 양탄자 수준이다. 나 역시 이런 곳에서 골프를 치고 싶다"고 이야기하기도 했다.

실제로 올 시즌 코리안투어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입을 모아 "지난해 코리안투어 코스와는 비교할 수 없다.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로서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더욱이 지난 시즌의 경우 코스 곳곳에 아웃오브바운즈(OB)티가 꽂혀있어 선수들의 파워풀한 티 샷과 다이나믹한 트러블 샷을 방해했다. 하지만 올 시즌의 경우 선수들의 안전을 위한 소수의 OB티 만이 남아있어 더욱 다이나믹한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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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리브 챔피언십 최종라운드 17번 홀 트러블 샷 이후 18번 홀 짜릿한 칩인 이글을 선보이며 화려하게 부활한 홍순상.
뿐만 아니라 그동안 너무 평이하다는 평을 들었던 핀 위치도 한결 까다로워졌다.

지난해 KPGA투어의 경우 5번째 대회만에 무려 5개의 홀인원이 기록되는 등 홀인원이 풍년이었다. 심지어 지난해 KPGA선수권 대회에서는 한 라운드에 홀인원이 무려 3개가 기록되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의 경우 5개 대회가 치러졌음에도 홀인원을 기록한 선수는 단 1명에 불과하다. 시즌 개막전 2라운드 8번 홀에서 홀인원에 성공한 엄재웅(29)이 이번 시즌 유일한 홀인원 성공자다.

한 시즌 만에 급격하게 높아진 코스 난도에 선수들은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지난주 KB금융 리브 챔피언십에서 통산 3승을 기록한 맹동섭(31, 서산수골프앤리조트)은 "지난 시즌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코스 난도가 높아졌다"고 하며 "특히 핀 위치가 매우 까다로워졌다. 변별력이 크게 높아졌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선수들 입장에서 코스 난도가 높아지는 것은 정말 좋지만 한 편으로는 걱정도 된다"고 하며 "선수들의 샷이 쉽게 붙지 않으니 중계를 보시는 시청자 분들은 '프로 수준이 저 정도 밖에 안돼?'라고 하실 수도 있을 거다. 이는 직접 느껴야만 알 수 있다. 팬분들이 경기장을 찾아 선수들과 함께 호흡하며 재미를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맹동섭의 걱정은 기우에 그칠 것 같다. 실제 대회장에 있다보면 지난 시즌보다 더욱 뜨거워진 갤러리들의 응원을 느낄 수 있다. 현장에서는 선수들의 트러블 샷부터 낮은 탄도 혹은 높은 탄도의 샷, 강한 스핀이 걸린 샷 등 지난해보다 다양한 상황 속에서 보다 다이나믹한 샷이 연출되며 갤러리들의 뜨거운 호응을 자아내고 있다.

올 시즌 제네시스 챔피언십은 3만 878명의 갤러리를 동원하며 KPGA투어 단일대회 역대 최다 갤러리 수를 경신했다. 뿐만 아니라 올해 신설된 KB금융 리브챔피언십 역시 1만 2000여명의 갤러리를 동원하는 등 KPGA투어는 부흥에 다가서고 있다.

시즌 중반을 향해가고 있는 KPGA, 최상의 코스 그리고 최고의 경쟁력으로 역대급 KPGA투어로 거듭날 수 있을 지 남은 시즌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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