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풀타임 출전권 획득' 고다이라, 마쓰야마 뛰어넘을까

2018-04-17 05:05

[마니아리포트 김현지 기자]
"히데키와 이야기를 나눈 적은 없지만, TV를 통해 그의 플레이를 지켜보며 나도 PGA투어에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영감을 얻었다"

일본 남자 골프의 자존심 마쓰야마 히데키(27, 일본)가 잠시 주춤한 사이 고다이라 사토시(30, 일본)가 새로운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2016-2017시즌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마쓰야마 히데키의 활약은 대단했다. 시즌 3승과 함께 PGA투어 메이저 대회인 US오픈 준우승 등 시즌 상금만 무려 830만 달러, 한화 약 89억 1500만 원을 벌었다.

이 뿐만 아니다. 메이저 우승은 없지만 통산 5승 달성에 성공한 마쓰야마는 지난해 세계 랭킹 4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이는 종전 아시아 선수 중 최고 기록이었던 최경주(통산 8승)의 5위보다 1계단 높은 순위다.

하지만 이번 시즌 마쓰야마의 출발은 더디다. 시즌 초반 기세는 좋았다. CIMB 클래식과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등에서 톱5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지난 2월 타이틀 방어에 나선 피닉스 오픈에서는 기권했고, 바로 다음 대회인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멕시코 챔피언십에서는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나타나지 않았다.

문제는 손목부상이다. 왼쪽 손목 부상으로 인해 제대로 된 스윙을 구사할 수 없었다. 최근 PGA투어 메이저 대회인 마스터스에 출전해 19위에 오르는 등 재도약에 나서고 있는 마쓰야마지만 현재 세계 랭킹은 8위로 올해 벌써 3계단이 하락했다.

마쓰야마가 주춤하는 틈을 타 고다이라 사토시가 등장했다. 마쓰야마보다는 훨씬 먼저 PGA투어의 문을 두드렸던 고다이라지만 생각보다 PGA투어 입성은 어려웠다.

지난 2010년 프로로 전향한 고다이라는 JGTO를 주무대로 하며 통산 7승을 거뒀다. 2013년에는 PGA투어 디오픈과 세계 랭킹 기준으로 출전 자격이 주어지는 WGC시리즈 브릿지스톤 인비테이셔널에 출전했으나 컷탈락과 공동 65위 등 성적은 좋지 않았다.

2015년 웹닷컴 투어에 진출한 고다이라는 2016년 PGA투어 소니오픈에서 공동 8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그 해 디오픈에 재출전해 또 다시 컷탈락의 쓴 맛을 봤다.

하지만 2017년 재출전한 소니오픈에서는 공동 49위로 순위를 소폭 상승시켰고, US오픈에 출전해 공동 46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어 WGC 브리지스톤에서는 공동 47위, PGA 챔피언십에서는 공동 48위 등 중위권 안착에 성공했다.

올해 역시 PGA투어 정식 시드는 없지만 세계 랭킹이 높은 고다이라는 PGA투어에 여러차례 발을 들였다. 3번째 출전한 소니오픈에서는 컷탈락했지만, WGC 멕시코 챔피언십에서는 공동 54위를 기록했다. 이어 아놀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는 컷탈락, WGC 델 매치 플레이에서는 공동 59위, 마스터스에서는 공동 28위 등 5개 대회에 출전해 2번의 컷탈락을 기록했고, 중위권에는 3차례 이름을 올렸다.

PGA투어 톱 랭커들이 대거 출전한 마스터스에서 톱30진입에 성공하며 자신감을 얻은 고다이라는 마스터스 직후 대회인 RBC 헤리티지에서 덜컥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번 대회의 경우 세계 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을 제외하고 톱랭커들이 대거 휴식에 나서 필드의 강도는 다소 낮았다.

이에 초청 선수로 출전한 고다이라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통산 첫 승을 차지했다.

최종라운드에서 3홀 연속 버디 등 5타를 줄여 이븐파를 기록한 김시우(23)와 동타를 이뤄 연장 승부에 나선 고다이라는 연장 3차전에서 약 6m 버디퍼트를 완벽하게 성공시키며 우승해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첫 우승으로 종전 46위였던 고다이라의 세계 랭킹은 단숨에 27위로 19계단 상승했다.

뿐만 아니라 PGA투어 우승자 시드로 2년 간의 PGA투어 풀타임 출전권을 획득한 고다이라는 PGA투어 우승자에게만 출전 자격이 주어지는 센트리 오브 토너먼트까지 PGA투어 정규 대회에 제약 없이 출전이 가능해졌다. 상승세에 날개까지 단 셈이다.

고다이라의 경우 마쓰야마처럼 300야드를 넘나드는 드라이버 샷을 구사하는 장타자는 아니다. 이번 대회에서 역시 드라이버 샷 비거리는 270야드로 길지 않았다. 장타 대신 적중률 높은 샷이 주무기다.

장타자가 우세한 최근 PGA투어 추세에는 다소 반대되는 경향이 있지만, 안정적인 플레이로 PGA투어 첫 시즌을 시작하게 됐다.

첫 우승으로 PGA투어 진출에 성공한 고다이라는 PGA투어를 통해 "PGA투어를 풀 타임으로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이 꿈이었다"고 하며 "내가 꿈꿔왔던 무대에 진출하게 됐다"며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앞서 PGA투어에 진출해 활약 중인 히데키와 이야기를 나눈 적은 없지만, TV를 통해 그의 플레이를 지켜보며 나도 PGA투어에서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영감을 얻었다"고 이야기를 했다.

PGA투어에 정식으로 첫 발을 내딛는 고다이라, 마쓰야마의 활약을 넘어 일본 남자 골프의 새로운 스타로 발돋움 할 수 있을 지 앞으로의 행보에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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