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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터스 극적 합류' 폴터, 일등공신은 메디나의 기적 일군 퍼터

2018-04-02 09:24

[마니아리포트 김현지 기자]
이안 폴터(잉글랜드)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 마스터스를 한 주 앞두고 마지막 출전권을 획득했다.

폴터는 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험블의 휴스턴 골프클럽(파72, 7441야드)에서 치러진 PGA투어 휴스턴 오픈(총상금 700만 달러) 최종라운드 연장 첫 홀에서 빈 호슬러(미국)을 꺾고 정상에 올랐다.

사실 이번 대회 1라운드에서도 폴터는 마스터스 진출과는 거리가 멀어보였다. 특히 이 대회 직전 치러진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델 테크놀로지 매치플레이에서 마스터스 티켓을 놓쳐 상실감도 큰 듯 보였다.

당시 케빈 키스너(미국)와 8강전을 앞두고 있던 폴터는 경기 10분 전 "이번 대회 준결승에 진출하면 마스터스 출전권이 확보된다"는 소식을 들었고, 이에 흔들린 폴터는 아쉽게 키스너에게 덜미가 잡혀 8강 진출이 무산됐다.

대회 이후 "언론과 많은 사람들이 내가 마스터스에 나갈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이야기를 했는데, 여전히 마스터스 진출은 불가능해 실망스럽다"고 했던 폴터는 "휴스턴 오픈에 나갈 지 여부도 불투명하다"며 발걸음을 돌렸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마스터스 출전권을 포기할 수 없었던 폴터는 4일 만에 휴스턴 오픈 1라운드를 나섰고, 1라운드에서 버디 2개와 보기 3개를 묶어 1오버파 73타를 치며 고전했다.

그랬던 폴터가 2라운드에선 펄펄 날았다. 보기 없이 버디만 8개를 솎아내며 8언더파 맹타를 휘두른 폴터는 상승세를 탔다. 이어 3라운드 7언더파 65타를 기록하며 리더보드 최상단에 자신의 이름을 올렸다.

또 다시 마스터스 티켓을 눈 앞에 둔 폴터는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최종라운드 보 호슬러(미국)와 공동 선두로 나선 폴터는 17번 홀까지 1타 차로 뒤지고 있었다. 하지만 18번 홀(파4)에서 극적인 6m 버디퍼트로 동타를 만들었고, 연장 승부에 합류했다.

마지막홀에서 극적인 버디 퍼트가 나온 만큼 추격에 성공한 폴터는 상승세가 대단했고, 약 10cm거리에서 버디 퍼트가 멈춰 아쉽게 추격을 당한 호슬러는 흔들렸다.

연장 첫 홀인 18번 홀에서 호슬러는 티 샷과 세컨드 샷이 벙커에, 서드 샷은 워터해저드에 빠지며 샷 난조를 보였다. 호슬러는 결국 트리플 보기를 범했고, 폴터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파를 기록하며 우승을 차지했다.

끝까지 치열한 승부를 펼치며 극적으로 마스터스에 합류한 폴터, 최근 폴터의 상승세의 일등 공신은 바로 메디나의 기적 당시 사용했던 퍼터다.

메디나의 기적이란 지난 2012년 유럽과 미국 팀간의 골프 대항전 라이더 컵 대회 마지막 날을 일컫는데, 당시 유럽팀은 미국팀에 10-6으로 뒤진 상태에서 경기에 나섰다.

특히 이 대회에는 타이거 우즈, 더스틴 존슨, 필 미컬슨(이상 미국) 등 쟁쟁한 선수들이 나섰지만 유럽팀의 상승세는 막을 수 없었다.

그 와중에 선봉에 선 인물이 바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이안 폴터다. 폴터는 첫 날 부터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와 한 조를 이뤄 우즈와 스티브 스트리커(미국) 조를 꺾은 바 있다.

뿐만 아니라 마지막 날 까지 4전 전승을 거두며 메디나 기적을 일궜다.

그 때 그 메디나의 기적에 함께했던 폴터의 퍼터가 이번 대회에 일등공신으로 다시 한 번 등장했다.

지난해 PGA투어 시드를 잃을 위기에 처했을만큼 부진했던 폴터는 지난 WGC 델 매치 플레이부터 2012년 라이더컵에서 사용했던 퍼터를 들고 필드에 나왔다. 좋은 기운을 얻어 침체된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함이었다.

실제로 좋은 기운을 얻었는지 폴터는 매치플레이에서도 오랜만에 선전했다.

더욱이 이번 대회에서는 퍼팅감도 되찾았다. 지난 1라운드 1오버파에서 2라운드 8언더파로 반전 플레이를 선보인 이유는 폴터의 퍼팅이 살아났기 때문이다.

폴터는 "퍼트를 함에 있어 무언가를 느껴 어깨를 열었는데, 그 때부터 라인을 좀 더 쉽게 볼 수 있어 좋은 퍼트를 할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폴터는 "이런 일이 자주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퍼트를 함에 있어 라인을 보고 라인을 느끼면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쉬워진다"고 이야기했다.

마지막으로 폴터는 "지난 WGC 대회에서 마스터스 출전이 좌절된 후 추스리기 위해 매우 힘든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나는 참을성이 있었고, 나의 시간을 기다렸다"고 하며 "이번 대회는 훌륭했다"고 자평했다.

지난 2007년부터 2016년까지 매년 마스터스에 출전했던 폴터는 2017년 마스터스에 출전하지 못했고, 2018년 극적으로 합류하게됐다. 마스터스에 대한 애착이 깊은 폴터, 좋은 기운이 가득한 퍼터를 들고 또 다른 기적을 일궈낼 수 있을 지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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