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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지했고, 안일했다…올림픽 개최국의 씁쓸한 민낯

2018-01-26 10:17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주장인 심석희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코치의 손지검으로 선수촌을 이탈했다. 결국 해당 코치가 영구제명되며 논란에 마침표가 찍혔다. 황진환기자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주장인 심석희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코치의 손지검으로 선수촌을 이탈했다. 결국 해당 코치가 영구제명되며 논란에 마침표가 찍혔다. 황진환기자
이 모든 것이 ‘성적지상주의’ 때문이다.

지금까지 한국은 빙상 종목은 강세를, 설상 종목은 약세를 보였다. 지금까지 한국이 동계올림픽에서 수확한 모든 메달이 모두 얼음판 위에서 가져왔다는 점에서 분명하게 입증한다. 하지만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의 개최국 한국의 선수 관리는 분명 기대 이하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은 금메달 8개, 은메달 4개, 동메달 8개로 역대 최고 성적인 종합순위 4위에 도전한다. 빙상에 치우쳤던 메달을 썰매와 설상 종목까지 확대해 설상 종목 강국으로 우뚝 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대회가 시작하기도 전에 ‘희망’은 ‘우려‘로 바뀌고 있다. 오로지 성적만을 위해 달려온 탓에 ‘과정’은 철저하게 무시된 탓이다.

유력한 메달 후보이자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의 주장이기도 한 심석희는 최근 폭행 파문에 시달렸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막바지 훈련에 매진하는 상황에서 코치로부터 손찌검을 당해 선수촌을 이탈하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했다.

선수촌을 이탈했던 심석희는 마음을 추스르고 복귀했지만 해당 코치는 결국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영구제명을 당했다.

심석희 사건으로 들끓은 민심이 채 식기도 전에 스피드 스케이팅 팀 추월에 출전예정이던 노선영의 올림픽 출전 무산 소식이 전해졌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의 규정을 대한빙상경기연맹이 제대로 알지 못해 발생한 촌극이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팀 추월에 출전을 앞뒀던 노선영(왼쪽)은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의 규정 변경에 적극 대처하지 못한 대한빙상경기연맹의 어설픈 행정 처리 탓에 올림픽 출전의 꿈을 잃고 말았다.(사진=대한빙상경기연맹 제공)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 스케이팅 팀 추월에 출전을 앞뒀던 노선영(왼쪽)은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의 규정 변경에 적극 대처하지 못한 대한빙상경기연맹의 어설픈 행정 처리 탓에 올림픽 출전의 꿈을 잃고 말았다.(사진=대한빙상경기연맹 제공)
팀 추월 출전 선수도 개인 종목 출전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ISU의 규정에도 한국에서는 이를 제대로 알지 못했다. 오히려 자신의 실수를 숨기는 소극적인 대처로 선수의 피해만 더욱 키우고 말았다.

노선영은 지난 2016년 골육종으로 투병하다 세상을 떠난 쇼트트랙 남자 국가대표 故 노진규의 친누나라는 점에서 이번 일은 더욱 큰 상처가 됐다. 노선영은 자신의 SNS를 통해 “진규는 금메달 만들기에 이용당했고 나는 금메달 만들기에서 제외당했다”는 내용의 글까지 남겼다.

3수 끝에 가져온 평창 동계올림픽의 개막을 2주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에는 대한스키협회의 대표선수 선발 과정의 문제가 드러났다. 9명으로 구성된 알파인 스키대표팀 가운데 절반도 되지 않는 4명 만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출전할 수 있게 된 것. 더욱이 참가 선수를 선발하는 과정이 매끄럽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4장의 자동 출전권을 확보한 스키협회는 국제대회에 출전해 선수 스스로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하기를 기대했지만 끝내 선수들의 랭킹은 올림픽 출전 기준에 미치지 못했다. 선수들은 스키협회가 정확한 출전 기준을 제시하지 않아 해외 전지훈련만 소화하다 올림픽 출전의 꿈을 잃게 됐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사상 첫 메달이 기대되는 썰매 종목도 마찬가지다. 봅슬레이 2인승의 경우 역사상 유례가 없는 올림픽 개최국의 월드컵 불참으로 사실상 경쟁을 통한 출전권 획득을 포기하고 자동 출전권만으로 경기에 나서게 되면서 올림픽 이후를 준비하기 보다 오직 눈앞의 메달에만 급급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시작되기도 전부터 한국 선수단은 여러 잡음으로 삐걱대고 있다. 금메달 8개 등 우리 선수단이 목표로 하는 ‘8·4·8’프로젝트가 성공한다고 해도 마냥 기뻐할 수만 있을까. 평창 동계올림픽은 한국 동계스포츠의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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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오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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