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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일속 北피겨 김주식·렴대옥, 비틀즈 음악속 열연

4대륙 대회서 관중들 열렬한 환영, 태극기 응원단도

2018-01-25 15:21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지난 24일 2018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 피겨선수권대회 페어 쇼트 프로그램이 열린 대만 타이베이 아레나. 참가한 11개 팀 중 가장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팀은 북한의 렴대옥(18)-김주식(25) 조였다.

렴대옥-김주식 조는 비틀즈의 '어 데이 인 더 라이프'(A Day in the Life)에 맞춰 세련된
연기를 선보였다. 65.25점으로 순위는 4위. 자신들의 ISU 공인 최고점을 0.73점 경신했다. 26일 프리스케이팅 연기에 따라 메달권 진입도 기대해 볼 만하다.

AFP통신은 24일 '타이베이에서 북한 페어 선수들이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가 확정된 후 두 선수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며 "두 선수가 연기할 때 관중들이 박수를 보내고 환호했다. 한 관중은 태극기를 흔들었다. 연기 후에는 링크 안으로 피카추 인형과 꽃을 던졌다"고 보도했다.

렴대옥은 4위가 확정되자 "오늘 경기에 만족한다. 올림픽도 중요하지만 일단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고 싶다"고 승부욕을 내비쳤다.


북한은 평창 동계 올림픽에 5개 종목, 선수 22명을 파견한다. 두 선수는 지난해 9월 네벨혼 트로피에서 6위를 차지해 올림픽 출전권을 자력으로 따냈다. 이후 출전권 사용 여부를 ISU가 정한 기한까지 통보하지 않아 자격을 상실했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와일드카드를 받아 출전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베일에 쌓인 렴대옥-김주식 조의 실력과 경기장 밖 모습은 최근 외신 보도로 알려졌다. 지난해 여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둘을 지도한 브루노 마르코트(캐나다) 코치는 지난 15일 BBC와 인터뷰에서 "매우 열정적이고 감정이 풍부하다. 선이 아름답고 기술도 좋다. 최상의 호흡을 자랑한다"고 평가했다.

몬트리올에서 이들을 지도하는 과정은 녹록지 않았다. 마르코트 코치는 24일 야후스포츠와 인터뷰에서 "몬트리올은 집값이 비싸다. 둘이 머물 곳을 찾기 힘들었다. 더구나 둘은 국제면허가 없고 영어가 서툴러서 훈련장 가까이에 숙소를 마련해야 했다"며 "이들이 소유한 핸드폰은 캐나다 유심카드가 작동하지 않았다. 결국 내가 아파트를 마련했고 캐나다 팀 관계자가 매일 차로 이들을 태우고 다녔다"고 했다.


두 선수는 국제대회 출전을 위해 세계 곳곳을 다니지만 여전히 자본주의 사회가 낯설기만 하다. 마르코트 코치는 "이들은 노숙인을 보자 '왜 저 사람들은 회사에 가지 않느냐'고 의아해 했다. 또 캐나다인들이 훈련이 아닌 취미로 스케이트를 타는 모습을 흥미로워했다"고 전했다.

폐쇠적인 사회에 살고 있지만 둘의 경기장 밖 모습은 여느 청춘과 다르지 않다. 마르코트 코치는 "둘은 훈련이 없을 때 주로 쇼핑을 했다. 숙소에 항상 쇼핑백이 보였다"고 했다. 지난해 여름 이들과 함께 훈련한 적 있는 한국 피겨스케이팅 페어의 김규은은 "두 사람 모두 친절하고 상냥했다. 그리고 조금 수줍음을 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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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문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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