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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 테니스 황제 페더러와 설레는 첫 만남

2018-01-25 06:00

정현. (사진=대한테니스협회 제공)
정현. (사진=대한테니스협회 제공)
정현(22, 한체대)이 드디어 테니스 황제를 만난다.

정현은 23일 호주오픈 8강에서 테니스 샌드그렌(미국)을 3-0(6-4 7-6<7-5> 6-3)으로 완파했다. 이어 로저 페더러(스위스)가 토마시 베르디흐(체코)를 3-0(7-6<7-1> 6-3 6-4)으로 격파하면서 정현과 페더러의 4강 대진이 완성됐다.

페더러는 별명 그대로 테니스 황제다. 기량과 운영 능력을 모두 갖춘 테니스 역사상 가장 완벽한 선수라는 평가가 따라다닌다.

메이저 우승만 19회. 그 중 호주오픈 우승도 5번이다. 또 윔블던 8회, US오픈 5회, 프랑스오픈 1회를 차지했다. 통산 우승은 95회. 통산 1132승(이번 호주오픈 제외)을 거두는 동안 패배는 250번에 불과하다. 승률이 무려 81.9%다.

승승장구하던 페더러지만, 2012년 윔블던 우승 후 하락세를 탔다. 2013년 1승, 2014년 5승, 2015년 6승을 거뒀지만, 메이저 대회 우승이 없었다. 2016년에는 단 한 차례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지 못했다.

당연히 나이를 속일 수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황제는 그대로 물러나지 않았다. 2012년 11월 세계랭킹 2위로 내려온 뒤 2017년 1월에는 17위까지 떨어졌지만, 다시 부활했다. 2017년 호주오픈과 윔블던을 거머쥐는 등 7승을 챙겼고, 9월 다시 세계랭킹을 2위까지 끌어올렸다. 페더러에게 대관식은 아직 먼 이야기였다.

정현에게도 황제 페더러는 높기만 한 존재였다. 2012년 10월 ATP 투어 데뷔전을 치른 뒤 99경기에서 단 한 번도 만나지 못했다. 그리고 호주오픈에서 파죽지세로 4강까지 올라섰고, 황제와 처음으로 만나게 됐다.

객관적인 전력은 분명 열세다.

베팅업체들의 예상에서도 전력 차이가 드러난다. 베팅업체 래드브록스는 정현의 승리 배당률을 4/1로 책정했다. 1달러를 걸면 4달러를 받을 수 있다. 윌리엄힐 역시 정현의 승리 배당률을 9/2로 매겼다. 반면 페더러는 1/7이었다.

하지만 호주오픈에서 보여준 정현의 기량, 기세도 만만치 않다. 세계랭킹 53위 다닐 메드베데프(러시아), 세계랭킹 4위 알렉산더 즈베레프(독일), 세계랭킹 14위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 등 자신보다 랭킹이 높은 선수들을 연파했다.

즈베레프를 잡으면서 처음으로 세계랭킹 10위 이내 선수에게 승리를 거뒀고, 전 세계랭킹 1위이자 우상이었던 조코비치도 제압했다.

무엇보다 정현의 집중력이 돋보인다. 정현은 1회전 기권승을 제외하고 3승을 거두는 동안 타이브레이크에서 한 번도 지지 않았다. 테니스 샌드그렌(미국)과 8강까지 총 5번의 타이브레이크를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15살 어린 장점을 살려 끈질긴 승부를 펼친다면 정현이 웃을 가능성도 있다.

정현도 4강에 만족하지 않는다. 정현은 "여기까지 올라왔는데 최대한 가는 데까지 가는 것이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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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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