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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노진규 누나 노선영 '안타까운 평창행 무산'

2018-01-24 06:57

'좌절된 평창의 꿈'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대표팀 노선영은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팀 추월 출전을 위해 구슬땀을 흘려왔지만 행정 상의 실수로 대회에 나서지 못할 위기에 놓였다. 사진은 소치올림픽 당시 모습.(자료사진=노컷뉴스DB)
'좌절된 평창의 꿈'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대표팀 노선영은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팀 추월 출전을 위해 구슬땀을 흘려왔지만 행정 상의 실수로 대회에 나서지 못할 위기에 놓였다. 사진은 소치올림픽 당시 모습.(자료사진=노컷뉴스DB)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대표팀 노선영(29 · 콜핑팀)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의 규정 미숙지와 국제빙상연맹(ISU)과 소통 문제가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빙상연맹은 23일 밤 여자 팀 추월 종목에 출전 예정이던 노선영이 규정 때문에 평창올림픽에 나서지 못하게 된 경과에 대한 자료를 내놨다. ISU가 뒤늦게 규정을 번복해 알려오면서 노선영이 자격 미달이 됐다는 것이다.

노선영은 지난해 10월 국내선발전에서 김보름(강원도청), 박지우(한국체대)와 함께 팀 추월 대표팀으로 뽑혔다. 그러나 ISU 월드컵 1~4차 대회에서 올림픽 개인 종목 출전 자격을 얻지 못해 평창 대회에 나설 수 없게 됐다.

알려진 대로 노선영은 쇼트트랙 국가대표였던 고(故) 노진규의 누나다. 노진규는 소치올림픽을 앞두고 왼 팔꿈치 골절상을 입어 출전이 무산됐다. 당시 노선영은 혼자 올림픽에 나서 "동생이 잘 하라고 응원해줬다"며 경기를 치렀다.

이후 노진규는 치료 중 발견된 골육종 암세포로 2016년 세상을 떠났다. 이런 가운데 노선영은 다시 동생 몫까지 뛰기 위해 평창올림픽을 준비해왔다.

지난 2016년 4월 세상을 떠난 고 노진규의 영정 사진.(자료사진)
지난 2016년 4월 세상을 떠난 고 노진규의 영정 사진.(자료사진)
연맹이 밝힌 상황은 다음과 같다. 지난해 10월 선발전에 앞서 연맹은 ISU에 평창올림픽 엔트리 자격 기준에 대해 문의했다. 개최국 팀 추월 관련 규정이 모호해 정확한 해석을 요청한 것. 이에 ISU 담당자는 "기준 기록만 통과하면 된다"고 답했고, 연맹은 이에 따라 선발전을 진행했다.

하지만 ISU가 1월 10일 규정에 대한 다른 해석을 보내왔다. 팀 추월 출전은 '개인 종목 엔트리 확보 선수만 가능하다'는 것. 이에 연맹은 답변 번복에 항의했으나 ISU 담당자는 "본인이 얘기한 내용을 잘못 이해한 것이며 규정을 따르는 게 맞다"고 답했다.

노선영은 ISU 월드컵 개인 종목에서는 올림픽 출전 자격을 얻지 못했다. 1500m에서만 예비 2순위로 이름을 올렸다. 김보름, 박지우는 올림픽 매스스타트 출전권을 얻어 팀 추월도 나설 수 있지만 노선영은 평창에서 뛰지 못하게 된 것이다.

물론 ISU 담당자의 실수가 있었지만 애초 연맹이 ISU가 고지한 규정을 제대로 인지했다면 상황이 달라질 여지는 있었다. 노선영이 월드컵에서 개인 종목에도 집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노선영은 이번 올림픽에서는 팀 추월에 중점을 두고 훈련해왔다.

노선영(왼쪽부터), 박지우, 김보름 등 팀 추월 대표팀 동료들과 훈련하는 모습.(자료사진=대한빙상경기연맹)
노선영(왼쪽부터), 박지우, 김보름 등 팀 추월 대표팀 동료들과 훈련하는 모습.(자료사진=대한빙상경기연맹)
ISU의 재답변 이후에도 노선영은 이 사실을 모른 채 대표팀 훈련을 해왔다. 1500m 예비 2순위인 만큼 앞선 다른 국가 선수들 중 포기하는 쿼터가 나오기를 기다린 것.

그러나 최종 명단이 발표된 19일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고, 노선영은 뒤늦게 출전 무산 사실을 알게 됐다. 연맹은 "감독이 노선영의 훈련 집중도를 고려해 19일 재배정 전까지 설명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일단 연맹은 팀 추월에 나설 다른 선수를 검토 중이다. 박승희(스포츠토토), 김현영(성남시청) 등이 후보로 꼽히지만 단거리 선수라 2400m를 달려야 하는 팀 추월에 제대로 적응할지 미지수다.

하늘에서 보고 있을 동생을 위해 또 한번의 역주를 꿈꿨던 누나. 행정 상의 실수로 노선영이 안타깝게 고국에서 열리는 올림픽에 나서지 못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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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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