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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10년 전 프로필 돌리던 이규형, '해롱이'로 빵 뜨다

김현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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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18-01-23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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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형(사진=엘엔컴퍼니 제공)
배우 이규형(34)은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tvN 수목극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최대 수혜자로 꼽힌다. 연극, 뮤지컬계에선 굵직한 작품을 섭렵한 '베테랑'이었으나, TV브라운관과 인연이 없던 그는 극중 '해롱이'라는 귀여운 애칭으로 불린 마약사범 '유한양' 역을 맡아 차진 연기력으로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눈도장을 찍었다.

"확실히 사람들이 많이 알아봐주세요. 촬영 중간 중간 '2상 6방' 사람들끼리 동네에서 한잔 할 때가 있었는데, 저희 테이블까지 계산하고 사라지시는 분들도 많이 계셨고요. '죄수'들이라 불쌍해 보였나 봐요. 불쌍할 역할을 하면 이런 게 좋구나 싶기도 했고요. (미소). 신기하고 감사할 따름이에요."

큰 사랑을 받을 만 했다. 비록 주인공은 아니었으나, 한양은 '감빵생활'에서 반전의 반전을 거듭하며 소금 같은 역할을 한 캐릭터다. 이규형은 철없는 부잣집 아들인 줄만 알았는데 서울대 약대 출신 엘리트였던, 그리고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모두를 놀라게 했던 한양 역을 120% 소화해냈다.

"마약 관련 미드와 다큐를 찾아보며 캐릭터를 연구했어요. 수소문을 한 끝에 마약, 특히 '히로뽕'에 손 댄 사람들이 틱 장애와 비슷한 증상이 있다는 걸 알게 돼 캐릭터에 반영했죠. '해롱이'가 한쪽 눈을 깜빡이며 입 꼬리를 자주 움직인 이유에요. 사실 요즘 지인들을 만나면 '왜 자꾸 해롱이 표정을 짓냐'고들 해요. 10개월 간 '해롱이'로 살았더니 얼굴 근육이 변했나 봐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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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tvN 제공)
'2상 6방'에서 동고동락한 배우들과의 '케미' 또한 좋았다. '해롱이'가 '문래동 카이스트'(박호산 분), 그리고 '악마 유대위'(정해인 분) 등과 티격태격하며 물고 뜯는 모습은 빼놓을 수 없는 재미 포인트였다. '감빵생활'이 '밥만 먹는 장면만 나와도 재밌다'는 평을 들을 수 있었던 비결이기도 했다.

"워낙 베테랑 배우 분들이 많았고, 또 다들 애드리브를 잘 받아주셨어요. 덕분에 촬영 분위기가 정말 좋았죠. '난 고통을 느끼지 않지' 같은 대사도 사실 즉흥적으로 나온 대사였고요. '해롱이'와 제일 티격태격 했던 캐릭터는 아무래도 문래동 선생님이었죠. 잘 때려주신(?) 덕분에 맞는 신도 잘 나왔고요. 물론 아팠지만 시청자들을 위해서라면 그 정돈 충분히 감수할 수 있었어요. (미소). 아, '니킥'을 맞은 장면은 사실 CG였답니다."

그런가 하면, 극중 한양은 충격적인 결말을 맞이해 시청자들을 안타깝게 하기도 했다. 출소 당일, 검은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다시 마약에 손을 댄 것. 이를 두고 아쉬움을 표한 시청자들이 많았다. 결말에 대해 이규형은 "저 역시 놀랐다"면서도 "감독님의 결정을 수긍한다"고 했다.

"출소하자마자 다시 마약을 한다는 건 알고 있었어요. 감독께서 살짝 귀띔해주셨거든요. 그런데 이유나 과정에 대해선 얘기 안 해주셨어요. 나름 지원이(극중 한양의 연인, 김승찬 분)가 출소 날 안 나와서 그랬나 추측을 했는데, 웬걸...충격이었죠. 하지만 이내 바람직한 결말이라고 생각했어요. 범죄자를 미화 시키지 않는 것이 이 작품이 중요시 여긴 부분이니까요. 마약사범은 초범이 재범, 상습범 된다는 말도 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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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늦게 TV브라운관에 데뷔해 tvN '비밀의 숲'과 '도깨비'에 출연한 바 있지만, 드라마 시청자들에겐 낯선 배우였던 이규형. 문득 그가 '응답하라' 시리즈로 스타 제작자로 거듭난 신원호-이우정 콤비의 신작에 출연하게 된 계기가 궁금했다. 이와 관련한 물음에 이규형은 "운이 좋았다"며 미소 지었다.

"한창 일이 잘 안 잡혔어요. 생계유지를 걱정해야할 정도로요. 그러던 중 연극 '날 보러 와요'와 뮤지컬 '팬레터'를 연이어 하게 되었는데, 마침 운 좋게도 캐스팅을 위해 공연장을 찾아다니던 감독, 작가님이 제가 출연한 두 작품을 다 보신 거죠. '날 보러 와요'에서 1인 4역을 했는데 그 중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리는 용의자2를 연기한 모습을 보고 '해롱이' 캐릭터와 잘 맞겠다고 생각하셨대요."

준비된 자에게 운이 따르는 법이다. 대학로에서 소처럼 일하며 차근차근 필모그래피를 쌓아 온 이규형은 '감빵생활'을 만나 날개를 달았다. 벌써부터 차기작에 대한 관심이 쏠리는 상황. 이규형은 "감사하게도 여기저기서 찾아주고 계신다"며 "'나비효과'처럼 예전에 노력한 것들이 이제야 다 돌아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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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채널이 많아져서 작품 수가 늘었지만, 예전에는 공중파 뿐이라 (TV 출연) 진입 장벽이 높았어요. 그래서 제대한 뒤인 2007년부터 대학 동기들과 '프로필 투어'(신인 배우들이 프로필을 뽑아 영화사에 돌리러 다니는 일)를 했었죠. 프로필을 100군데 정도 돌렸나. 운 좋게도 영화 '김씨 표류기' 오디션을 봤고, 목소리 출연 기회를 얻었어요. 한강 밤섬에 표류된 정재영 선배와 통화한 119 대원이 저였죠.

당시 이해준 감독님이 저를 좋게 봐주셨는지, 5년 뒤 영화 ‘나의 독재자' 때 저를 캐스팅 해주셨어요. 비록 영화가 흥행하진 못했지만, 그 작품 덕에 '화랑'을 하고 뒤이어 '도깨비'를 할 수 있게 되었죠. '나비효과'처럼 작품이 이어진 거죠. 사실 '프로필 투어'가 노력 대비 얻는 게 많이 없는 편인데, 요즘 후배들이 진로상담을 하러 오면 '안 하는 것보다 하는 게 나으니까 해'라고 해줘요. 제가 겪은 경험을 토대로요."

'감빵생활' 캐스팅 전화를 받고 너무 기뻐 눈물을 흘릴 뻔 했다던 이규형. 기회를 놓치지 않고 매력을 제대로 발휘, 자신의 주가를 높인 그는 인터뷰 말미 "'감빵생활' 때와는 또 다른 캐릭터로 찾아뵙는 게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많은 분들에게 이규형이라는 배우를 각인시킨 것 같아 기뻐요. 대학로에서 쉬지 않고 활동하는 배우로 유명했어요. 빨리 차기작을 정해 새로운 모습으로 찾아 뵙고 싶고, '저런 연기도 가능해?' 라는 반응을 얻고 싶어요."

▶ 기자와 1:1 채팅

CBS노컷뉴스 김현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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