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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 관객들이 가장 많이 느낀 감정은 '감사'

2018-01-23 11:46

(사진=김형호 영화시장 분석가 제공)
(사진=김형호 영화시장 분석가 제공)
23일 네이버 영화정보 기준 관람객 평점 9.32, 네티즌 평점 9.28.

올 겨울 관객에게 가장 사랑받은 영화는 '신과 함께: 죄와 벌'이지만 가장 인정받은 영화는 '1987'임을 부정할 수 없다.

고(故) 박종철 열사 고문치사사건부터 6월 항쟁까지의 이야기를 다룬 이 영화는 눈물을 유발하는 서사를 극대화시키지 않고 최대한 역사적 사실에 충실하게 만들어졌다. 메가폰을 잡은 장준환 감독은 진정성 있는 접근을 위해 캐릭터의 강렬한 사용이나 특정 사건을 부각시키는 방식을 피했다.

그러나 관객들이 영화에 참여한 사람들의 사정을 고려해 좋은 평점을 매기지는 않는 법이다. 다소 상업영화의 재미가 떨어질 수밖에 없었던 '1987'은 어떻게 650만 명이 넘는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었을까.

김형호 영화시장 분석가는 '1987'의 네이버 영화정보 네티즌 10점 평에서 언급된 단어들을 지난해 12월 27일부터 올해 1월 10일까지 통계프로그램 R과 KoNLP 패키지로 텍스트 마이닝해 분석했다.

영화 감상에 가까운 단어는 '감상단어', 영화 외적으로 언급된 단어는 '연상단어'로 임의 분류했다.

총 57,848개의 단어 중 가장 빈도수가 높게 언급된 감상단어는 '감사'(783회)였다. 그 뒤를 '감동'(520회), '눈물'(428회), '먹먹'(376회) 등이 따랐다. 이밖에 100회 이상 언급된 감상단어는 순서대로 '여운'(180회), '기억'(179회), '필요'(111회) 등이 있었다.

'감사'가 '감동'·'울음'·'먹먹'보다 더 많은 것에 김형호 분석가는 "흥행작들은 정서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점에서 '1987'은 이례적이다. 1987년 희생자들과 함께 영화를 만든 제작·투자·배급사에 대한 수고를 관객들이 함께 표한 단어 같다"고 이야기했다.

(사진=김형호 영화시장 분석가 제공)
(사진=김형호 영화시장 분석가 제공)
연상단어에서 가장 많은 빈도수를 기록한 것은 '역사'(562회)였다. '대한민국'(465회)과 '우리'(463회) 그리고 '민주주의'(454회) 역시 '1987'을 관람한 후 영화 외적으로 많이 언급한 단어들이었다.

이밖에 '국민'(375회), '사람'(359회), '우리나라'(231회), '희생'(214회), '모두'(178회), '인생'(138회), '진실'(133회), '사실'(130회), '자유'(114회), '세상'(113회), '전두환'(106히) 등이 100회 이상 빈도수로 언급됐다.

김 분석가는 이 같은 연상단어 빈도수 결과에 대해 "최상위권에 '우리'라는 단어가 있다는 게 인상적이다. '1987'이 우리의 역사, 우리의 대한민국, 우리의 민주주의를 연상시키는 역할을 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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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유원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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