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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급기밀' 김상경, "홍상수 감독, 제게 드라마 권했죠"

유원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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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18-01-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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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급 기밀'에서 방산 비리 내부고발자 박대익 중령 역을 연기한 배우 김상경. (사진=리틀빅픽처스 제공)
김상경과의 대화는 유쾌하다.

그는 자신의 허물이나 생각을 가감없이 드러내며 그가 지향하는 바를 분명히 이야기한다. 아쉬운 것이 있다면 아쉬운 대로, 좋은 것이 있다면 좋은 대로 표현한다.

묵직한 영화에 등장했다가 갑자기 주말극이나 일일극에 등장하는 그의 연기 경력은 '영화배우'로만 남지 않겠다는 의지 표명이다.

모든 작품에는 각자의 존재 가치가 존재하고, 수준이 더 낮고 높은 건 없다는 게 김상경의 생각이다. 그래서 김상경은 작품이 좋다면 조금 고생스럽더라도, 자신의 배역이 눈에 띄지 않더라도 달려간다.

다음은 김상경과의 이어지는 일문일답.

▶ 어머니에게는 아들이겠지만 한 가족의 가장이기도 하다. 본인에게 가족의 의미가 어떨지 궁금하다.

- 내가 대단히 훌륭한 인물을 연기했지만, 자연인 김상경은 아주 일반적인 사람이다. 아까 이야기한 것처럼 배우가 직업이지, 배우처럼 살고 싶지는 않다. 가족 이야기도 많이 하지 않는 이유가 나 개인에게 중요한 일이지, 모든 사람들이 알아야 하는 정보는 아니라서 그렇다. 언제나 '김상경 자녀'라는 게 따라다니니까 자식에게는 처음부터 미안함이 있다. 평범하게 키우려고 노력하고 있고, 나 때문에 신경쓰고 살아야 하는 게 정말 미안하다.

▶ 자녀가 아버지를 보며 배우를 꿈꿀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러면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나.

- 일단 나는 반대다. 남들이 다 아는 사람이 되면 평범하게 살려고 노력해도 굉장히 힘들다. 보는 사람이 평범하게 봐줘야 하는데 그게 안되니 계속 신경 쓸 수밖에 없는 거다. 요즘은 한국 드라마 때문에 동남아시아에 가도 내 얼굴을 알아보더라. 재주가 있어서 한다고 하면 모르겠지만 굳이 이쪽 일을 하게 만들고 싶지는 않다.

▶ 성격 상 예능프로그램이 정말 어울리는 배우 중 하나다. 제의는 많았을 것 같은데 특별히 예능프로그램을 하지 않는 이유가 있다면.

- 작품으로 보여지길 원해서 그런 것 같다. 예능을 많이 하면 관객들이 '나'라는 사람을 제대로 아니까 작품에 집중을 못할 가능성도 있다. 가끔씩 하는 예능은 편안한 이미지만 남고 작품으로도 나를 봐줄 수 있어 괜찮은 것 같다. 오늘의 나를 모르는데 어떻게 미래를 건방지게 예단하겠나. 나는 운명론자고, 운명이 흐르는대로 내버려 둬야 한다는 생각이다. 작품도 마찬가지다. 데뷔 20년 정도 되니까 나에 대한 어느 정도의 이미지가 쌓였는지 시사나 교양프로그램 진행 요청도 오고 그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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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1급 기밀'에서 방산 비리 내부고발자 박대익 중령 역을 연기한 배우 김상경. (사진=리틀빅픽처스 제공)
▶ 작품 흥행 여부에 따라 실망이나 좌절을 겪은 적도 많았을 것 같다.

- 당연히 많이 한다. 100+100의 노력을 하면 200이 나와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12일 동안 12㎏을 뺐고 말 그대로 목숨을 걸었는데 편집과정에서 이상하게 되고 원하는 스타일의 그림도 안 나오고, 흥행이 잘 되지 않은 적도 있었다. 나이를 먹을 수록 집착해서 되는 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노력과 세상이 돌아가는 건 별개라는 걸 깨달았다. 내가 영화의 주인공이지 세상의 주인공은 아니지 않나.

▶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자주 넘나드는 몇 없는 배우다.

- 내가 운이 좋은 거다. 드라마를 3년 하고 '생활의 발견'을 찍었는데, 당시에는 드라마 소재가 다 비슷했다. '생활의 발견'으로 그 갈증이 해소됐다. 촬영 당시 일일극을 막 끝내서 그랬는지 아주머니들이 내 극 중 이름을 부르고 그랬다. 홍상수 감독이 경력있는 배우와 찍은 건 내가 처음인데 너무 좋다면서 이제 영화만 찍으라고 그러는 거다. 그래서 내가 '아까 그 아주머니들은 이런 영화 안 본다. 그들에게는 일일극이 하루 노고를 풀어주는 장르'라고 하니까 '네 말이 맞다. 드라마도 찍어라'고 그랬었다.

▶ 보통 영화가 잘 되면 드라마로 가지 않고 계속 영화를 하는 경우가 많지 않나.

- '살인의 추억' 뜨고 시나리오가 엄청 들어왔는데 다 아류작이었다. 1년 반 동안 작품을 하지 않다가 택한 게 '베스트극장'이다. '청춘시대' 이태곤 PD가 내가 시나리오만 좋으면 상황 판단 하지 않고 출연한다는 걸 알아서 그런 거다. 그 때부터 드라마와 영화를 왔다갔다 하는 걸 다들 이상하게 봤다. 당시만 해도 드라마 하다 영화로 나가서 잘 되면 안 돌아오는 게 추세였는데 난 반대였거든. 영화 잘되면 드라마로 가고, 드라마 잘 되면 영화로 나가고. 그래서 영화배우로 대성 못한 거 아니냐고 묻는 사람도 있는데 난 하정우나 송강호가 아니지 않나. 우리 어머니가 드라마를 좋아하니까 '가족끼리 왜 이래'에 출연한 것이고, 그렇게 대중들이 편하게 생각하는 지점이 있다.

▶ 사실 자신에 대한 평가나 주위의 시선에 초연해지기가 어렵다. 그런 것에 대해 힘들어하는 동료들에게 해줄 말이 따로 있나.

-CCTV로 늘 관찰 당하는 느낌이 있을 수 있다. 요즘에는 인터넷에 SNS까지 유행하니 쉽게 사진이 찍히고 퍼진다. 그래서 더 바르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 배우로서 얻는 게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이다. 어릴 때는 그게 싫을 수도 있었는데, 자신을 굉장히 편하게 만드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배우는 서비스업이니까.

▶ 기자와 1:1 채팅

CBS노컷뉴스 유원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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