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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봄 개편부터 예능 시즌제 도입… '무한도전'은?

일일드라마는 5월부터 잠정 중단, 탐사보도 프로그램 '스트레이트' 신설

2018-01-17 21:57

최승호 MBC 사장은 새로 만들어지는 예능뿐 아니라 현재 방송 중인 예능 역시 휴지기가 필요하다고 여길 경우 시즌제를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무한도전'이 바로 시즌제에 들어갈 지에 대해서는 확답하지 않았다. (사진='무한도전' 인스타그램)
최승호 MBC 사장은 새로 만들어지는 예능뿐 아니라 현재 방송 중인 예능 역시 휴지기가 필요하다고 여길 경우 시즌제를 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무한도전'이 바로 시즌제에 들어갈 지에 대해서는 확답하지 않았다. (사진='무한도전' 인스타그램)
"예능 프로그램들도 파일럿을 과감하게 많이 만들 예정이다. 제가 취임할 당시에 PD들에게 실패할 자유를 주겠다고 했는데 설 특집부터 파일럿을 대거 만들 계획이다. 봄 개편부터는 예능에도 시즌제 도입할 예정이다."

최승호 MBC 사장이 후보 시절부터 공약으로 내세웠던 '예능 시즌제'가 올 상반기에 도입될 예정이다. 최 사장은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내 M라운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잃어버린 국민 신뢰를 되찾기 위해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것은 '좋은 프로그램'이라고 말한 최 사장은, 올해 제작비를 늘려 과감한 투자를 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평창 동계올림픽 중계권료가 119억, 러시아월드컵 중계권료가 487억, 두 가지만 합쳐도600어기 넘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도 저희는 프로그램을 제대로 살리는 것이 시청자들에게 보답하는 것이고, 그렇게 해서 신뢰를 되찾는 것이 결국 MBC가 되살아나는 것이라는 판단 하에, 대규모 적자가 예상됨에도 과감한 제작비 투자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MBC는 제작비를 135억(전체 제작비의 7%) 증액했다. 최 사장은 PD들에게 실패할 수 있는 자유를 주어 파일럿 프로그램을 공격적으로 만들어 내고, 외주제작사가 아닌 MBC가 자체 기획한 드라마를 준비 중이며, 5월 이후 일일드라마를 잠정 중단하겠다고 전했다.

◇ 새 예능은 기획 단계부터 '시즌제' 전제

최승호 MBC 사장이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내 M라운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사진=MBC 제공)
최승호 MBC 사장이 17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사옥 내 M라운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사진=MBC 제공)
가장 주목되는 것은 '예능 시즌제'다. 그간 KBS, SBS 등 타사에서는 이미 시도돼 왔다. KBS2 '살림하는 남자들', '언니들의 슬램덩크', SBS 백종원의 외식문화 시리즈(3대 천왕, 푸드트럭, 골목식당), '동상이몽', 'K팝스타' 등을 들 수 있다.

그에 반해 예능 시즌제가 덜 활발했던 MBC는 올 봄 개편 때부터 본격 시도한다. 최 사장은 "기존에 있는 프로그램들도 시즌오프할 수 있다. 결정된 건 아니지만 새 프로그램은 시즌제를 전재로 만들어진다"며 "기존 프로그램도 휴지기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는 과감하게 새 시즌을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2005년 시작해 방송한 지 어느덧 13년을 맞은 '무한도전'도 시즌제가 시행될까. '무한도전'은 지난해 7주 휴식기를 가진 것과 파업으로 인한 불방을 제외하고는 쉼 없이 달려 왔다.

김태호 PD는 지난 2016년 '한 달의 점검기간과 두 달의 준비기간'을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창작을 위한 최소한의 휴식 없이 매주 1시간 반 분량을 만들어 내는 것에 피로감을 호소한 셈이다.

하지만 최 사장은 이에 대해서는 확답하지 않았다. 다만 "김태호 PD가 '무한도전' 내에서 새로운 준비를 하는 걸로 알고 있다. 아직은 그 문제에 대해 말씀드리면 안 될 것 같다. 예능본부장이 '이건 비밀'이라고 이야기해야 한다고 했다. 그 정도로 이해해 달라"고만 말했다. 이어, "('무한도전'에서) 시즌제를 한다는 얘기를 제가 한 건 아니"라고 덧붙여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졌다.

예능 파일럿 활성화를 두고는 "많을 걸 시도해야 괜찮은 게 나온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MBC 예능이 노후화됐달까 하는 게 있다. 좋은 프로그램이 많지만 오래되면서, 신선한 프로그램 숫자가 조금 모자라다는 평도 듣는다. 예능PD들에게 실패할 자유를 주면, 하다 보면 성공하는 게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 일일드라마는 쉬고, 탐사보도 프로그램은 부활

현재 방송 중인 MBC 일일연속극 '전생에 웬수들'. MBC는 '전생에 웬수들'이 끝나는 5월 이후 일일드라마를 잠정 중단한다. (사진=MBC 제공)
현재 방송 중인 MBC 일일연속극 '전생에 웬수들'. MBC는 '전생에 웬수들'이 끝나는 5월 이후 일일드라마를 잠정 중단한다. (사진=MBC 제공)
최 사장은 후보 시절부터 드라마를 줄이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현재 방송 중인 '전생에 웬수들'이 끝나는 5월부터 일일드라마는 잠정 중단될 예정이다.

중단 이유를 묻자, 그는 "MBC드라마가 워낙 많다. 방송분량으로 보면 MBC가 다른 데보다도 훨씬 더 많을 것"이라며 "너무 많이 하다 보니 제작비 문제도 있고 인력도 상당히 모자라는 편"이라고 답했다.

최 사장은 "일일드라마 하나 만들려고 하면 드라마 PD들 대여섯 명이 투입된다. 그것보다는 제대로 된 16부작 미니시리즈를 한 편이라도 더 만들어서 드라마PD들이 좀 더 많은 기회를 갖고 실력을 기르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그동안 외주제작으로만 거의 되어 오던 드라마에서 MBC 자체기획 강화하기로 했다. 하반기에는 대형 자체기획 드라마들이 나올 예정"이라며 "기획부터 시작해 캐스팅, 모든 면에서 자체제작을 해 역량을 키우는 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부연했다.

또한, 과거 '뉴스후'와 '후플러스'를 연상케 하는 기자들이 만드는 탐사보도 프로그램이 신설된다. 보도제작국에서 만들고 주진우 시사IN 기자와 배우 김의성, MBC 베테랑 기자 7명이 출연하는 '스트레이트'가 그 주인공이다.

최 사장은 "'스트레이트'가 (과거 '뉴스후') 개념을 좀 더 진화시킨 것"이라며 "한 회 보도하고 마는 게 아니라, 거의 연속극 식으로 끊임없이 끌고 가며 보도해서 뿌리 뽑아버리는 프로그램"이라고 밝혔다.

배우 김의성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스트레이트' 진행을 맡게 된 소감을 밝혔다. 김의성은 "제가 탁월한 식견을 가진 사람도 아니고, 취재나 탐사보도에 대해서는 더구나 아는 것이 전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배우로서의 본업에서 벗어나 정치 사회적으로 예민한 사안들에 대한 입장을 방송에서 드러내는 것은 두려운 일이었다"고 고백했다.

하지만 "제가 사랑했던, 만나면 좋은 친구 MBC의 변화에 저도 한 몫 거들고 싶었고, 인생에 한번쯤은 책임 있는 목소리를 내 보고 싶어서 어려운 결정을 했다"면서 프로그램 안에서 '시청자' 역을 맡아 "시청자의 눈으로 뉴스를 바라보고, 문제를 제기하고, 답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26일 '뉴스 정상화'를 선언한 데 이어, 오는 2월 초를 '라디오 정상화' 시점으로 잡았다. 그간 임시 체제로 진행되어 왔던 프로그램들이 정상 체제로 돌아가게 된다. 좋은 프로그램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되찾겠다는 포부 아래, 대규모 적자가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제작비를 135억(전체의 7%) 증액했다.

주진우 기자와 배우 김의성, MBC의 베테랑 기자 7명이 함께 하는 탐사보도 프로그램 '스트레이트'와 도올 선생이 진행하는 '도올 스톱'이라는 토론 프로그램이 새로 마련된다. 반면, 일일드라마는 잠정 중단된다. 예능은 기존·신규 프로그램을 가리지 않고 시즌제를 도입하고, 공격적으로 파일럿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 지난달 새 출발한 '뉴스데스크', 정상화까지 얼마나 왔나

지난달 26일 새 단장한 MBC 메인뉴스 '뉴스데스크' (사진='뉴스데스크' 예고 캡처)
지난달 26일 새 단장한 MBC 메인뉴스 '뉴스데스크' (사진='뉴스데스크' 예고 캡처)
가장 시급히 개선해야 할 부분으로 꼽혀, '새 출발'에 대해 대대적인 홍보를 했던 '뉴스데스크 정상화' 관련 질문도 나왔다. 정상화가 어느 정도까지 진행됐는지 묻자 최 사장은 "마음은 정상까지 왔어요, 지금"이라며 웃어 보였다.

그러면서 "문제는 뭐냐면, 2010년부터 지금까지 보도국에 있는 많은 기자들이 사실 제 역할을 못했다. 몇 년 동안은 거의 쫓겨나 있던 상황이고, 그러다가 돌아왔는데 나이가 많이 들었고 현장에 있던 감각도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 후배 기수들은 구 체제 아래서 보도국 변두리에서 그분들(과거 임원들) 지휘를 받으며 일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은 새로운 뉴스를 만들어 나가고 정착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거센 비판을 받았던 지인 활용 인터뷰를 언급하며 "원래 그런 건 언론에 왕왕 있어왔던 문제"라면서도 "김재철 체제 이전에 MBC 보도에서 그런 일들이 용인될 수 있었나 하면, 용인되기 힘들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 시간이 지나며 그런 것들이 많이 무뎌졌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저는 어차피 바닥에서 다시 시작하는 입장인데, 이런 모든 문제를 근본적으로 검토하면서 우리 스스로를 벼려(마음이나 의지를 가다듬고 단련해 강하게) 나가야 된다고 본다. 겸허한 자세로 해 나가야 되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배우는 자세로, 정말 새롭게 시작한다는 자세로 뉴스를 새로 시작해야 한다. 열심히 노력하다 보면 적어도 1년 이내에는 다시 국민들의 신뢰를 되찾을 수 있는 뉴스를 할 수 있겠다 하는 희망과 믿음을 우리 기자들에게 갖고 있다"고 전망했다.

현재 8시에 방송되는 '뉴스데스크'를 9시로 옮길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아직 결론을 갖고 있지 않다. 검토 중이라고 말하겠다. 9시로 가는 것도 선택지 안에 들어있긴 하지만, 아주 심도 있는 논의와 검토가 필요한 부분"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한편, MBC라디오도 내달 초부터 '정상화'된다. 임시 체제로 진행돼 왔던 프로그램들을 재정비한다는 계획이다. 빠르면 2월 2일, 늦어도 2월 5일에 시행된다는 것이 최 사장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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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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