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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성소수자 인권 존중… 은하선, 부적절한 출연자라 하차"

성소수자 방송 반대 시위와는 무관하다고 재차 밝혀

2018-01-17 16:53

EBS가 '까칠남녀' 패널 은하선 작가의 하차에 대한 공식입장을 17일 밝혔다. (사진=은하선 작가 페이스북, '까칠남녀' 캡처)
EBS가 '까칠남녀' 패널 은하선 작가의 하차에 대한 공식입장을 17일 밝혔다. (사진=은하선 작가 페이스북, '까칠남녀' 캡처)
EBS가 젠더토크쇼 '까칠남녀'에서 은하선 작가를 하차시킨 것에 대해 "성소수자 탄압, 정치적 탄압이라는 주장은 맞지 않다"며 "EBS 출연자로서 적절하지 않다는 담당 CP의 최종 판단 하에 내린 결정"이라고 밝혔다.

EBS는 17일 공식입장을 내어 "EBS '까칠남녀' 출연자인 은하선 씨의 하차는 성소수자 방송에 대한 반대 시위와 무관하며, 더구나 성소수자 탄압이나 정치적 탄압이라는 주장은 맞지 않다"고 밝혔다.

EBS는 은 작가에게 제기된 민원 2건을 검토했고, 그 결과 공영방송 EBS에 출연자로서 적절하지 않다는 담당 CP(류재호 부장) 최종 판단 하에, 오는 2월 12일, 19일 방송에서 하차시키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EBS가 근거로 든 민원 2가지는 다음과 같다. 은 작가가 지난달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을 붙여 전화번호를 누르면 3천 원 후원금이 결제되는 퀴어문화축제 후원 번호를 '까칠남녀' 담당 PD 연락처라고 게시한 것, 2016년 1월 9일에 '사랑의 주님'이라는 제목으로 예수 십자가 모양의 딜도(자위행위 기구) 사진을 올린 것이다. 각각의 민원인은 전자를 '사기죄'에 해당한다고, 후자를 기독교와 가톨릭을 조롱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BS는 후원번호 안내에 대해 "법률 검토 결과 이는 사기죄에 해당하는 일이라는 답변을 받았다"며 "담당 CP는 공영방송EBS의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킨 심각한 사안이며, EBS 출연자로서 부적절한 행동으로 판단하고 출연 정지를 검토했으나 작년 12월에 방송 종영이 이미 결정되어 총 8편의 방송만 남은 상태라 하차 여부를 유보하고, 대신 제작진을 통해 구두 경고 조치를 했다"고 말했다.

딜도 사진 게시에 대해서는 "개인의 행위로서는 표현의 자유라는 측면에서 마땅히 존중받아야 한다. 하지만 공영방송 EBS의 출연자로서는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물론 해당 사진 게시가 방송 출연 이전의 일이고, 2017년 2월 섭외 당시에 제작진은 이를 인지하지 못했으나, 제보를 통해 알게 된 이상 아무런 조치 없이 넘어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EBS는 "성소수자라는 이유만으로 피해나 차별을 받아서는 안 되고, 성소수자의 인권이 존중되고 보호받아야 한다는 믿음에는 변함이 없다"면서도 "공영방송 EBS의 출연자로서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서 내린 결정이 성소수자 탄압이나 정치적 탄압으로 해석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난달 25일, 지난 1일 2부작으로 나간 성소수자 특집 방송이 담당 CP의 결정이었듯, 은 작가의 '하차' 역시 공영방송 출연자로서의 적절성 차원에서 담당 CP가 충분한 고민 끝에 내린 최종 결정"이라며 "향후 유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프로그램 출연자 선정 시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은 작가는 EBS의 공식입장 보도 후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려 "궁지에 몰리니 이제 저를 '사기꾼'으로 모는군요. 성소수자 혐오 집회가 없었더라면 반성소수자 단체가 저렇게 집단으로 까칠남녀 제작진을 공격하지 않았더라면 저는 그런 글을 올리지도 않았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기소도 되지 않은 사건을 두고 사기죄에 해당한다고 힘주어 말씀하시다니요?"라고 덧붙였다.

앞서 EBS는 '까칠남녀' 첫 방송부터 현재까지 한 회도 빠짐 없이 고정출연해 온 은 작가에게 녹화를 4일 앞두고 일방 하차 통보를 했다. 이후, '까칠남녀' 패널 3명(손아람·손희정·이현재)이 녹화를 보이콧했고 언론시민단체와 성소수자단체에서 비판 성명을 냈다. 시청자 게시판과 SNS에서도 은 작가 하차를 반대하는 글이 꾸준히 올라오는 중이다.

은 작가는 양성애자(바이섹슈얼)로 커밍아웃한 섹스 칼럼니스트로, 패널 가운데 여성과 소수자의 인권에 대해 가장 적극적으로 발언해 온 인물이다. 그는 EBS의 이번 결정을 "명백한 성소수자 탄압"이라고 비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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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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