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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보면 더 재밌는 평창]'설원 위 곡예사들' 스노보드 하프파이프

2018-01-16 05:50

환상적인 묘기를 선보이는 숀 화이트. (사진=버튼 스노우보드 제공)
환상적인 묘기를 선보이는 숀 화이트. (사진=버튼 스노우보드 제공)
동계올림픽의 기본은 역시 스피드다. 빙상도, 설상도 기본적으로 빠른 선수가 이기는 시스템이다. 물론 종목에 따라 기록으로 승부를 가리거나, 또는 경쟁을 통해 더 빠른 선수가 승리하는 차이는 있지만, 결국 빠른 선수가 시상대 위에 오른다.

하지만 예외는 있다.

빙상에 피겨 스케이팅이 있다면 설상에는 스노보드 하프파이프가 대표적이다. 동계올림픽에서 가장 아름답고, 화려한 종목들이다.

화려한 패션의 스노보드 선수가 공중에서 몸을 회전시키는 장면을 보면 "와~"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그저 도는 것도 아니다. 일단 보드를 잡고, 때로는 앞으로, 때로는 뒤로, 때로는 대각선 방향으로 몸을 1~4바퀴 돌린다. 당연히 몸을 더 높이 띄우고, 더 많이, 또 더 정확히 회전시킬 수록 점수가 높다.

대신 고난이도 기술을 구사할 때 착지에 실패해 다칠 위험도 더 커진다. 스노보드 하프파이프가 익스트림 스포츠로 유명한 이유다. 실제로 현 세계 최고의 하프파이프 선수 숀 화이트(미국)는 지난해 10월 얼굴을 62바늘이나 꿰맸다.

이처럼 보는 것만으로도 아찔한 종목이다.

단순한 반원통형 경기장이 아니다. 출발점 높이는 약 80m, 경사도는 16~18도. 양 옆으로 7m에 가까운 둥근 벽을 타고 점프하면 바닥과 거리는 11m 정도가 된다. 건물 4~5층 높이로 치솟아 몸을 회전시키고, 또 회전 방향을 바꾸기도 한다. 점프 때 속도는 시속 40~50km에 이른다. 최소 5번 점프를 해야 하니 그야말로 설원 위 서커스나 다름 없다.

피겨 스케이팅과 마찬가지로 점수로 승부를 가린다. 6명의 심판이 높이와 회전, 테크닉, 난이도 등을 기준으로 채점한다. 만점은 100점으로 최고, 최저 점수를 뺀 4명의 평균이 최종 점수다. 기회는 세 차례 주어지며 최고점으로 순위를 결정한다.

여자부 우승 후보 클로에 킴의 경기 장면. (사진=FIS 홈페이지)
여자부 우승 후보 클로에 킴의 경기 장면. (사진=FIS 홈페이지)
하프파이프의 기술도 다양하다. 도는 방향, 스노보드를 잡는 그랩, 회전수에 따라 기술 이름이 정해진다.

예를 들어 프런트사이드 더블 콕 1440 같은 경우는 앞으로 두 바퀴(프런트사이드 더블)를 도는 동안 몸을 비틀어 측면(콕)으로 네 바퀴(1440도) 회전하는 기술. 1080 테일 그랩은 공중에서 3회전(1080도)하며 뒷손으로 보드 뒷쪽(테일 그랩)을 잡는 기술이다.

마이클 척 플립처럼 선수 이름을 딴 기술도 있으니, 기술 종류가 너무 많아 하나하나 나열하기 어려울 정도.

사실 스노보드 하프파이프를 즐기는데 있어 기술 이름을 외울 필요는 없다.

너무 순식간에 기술이 펼쳐져 실제로 몇 바퀴를 돌았는지 육안으로 확인하기가 어렵다. 누가 높이 뛰고, 더 많이 회전하고, 보드를 오래 잡고 있는지만 봐도 스노보드 하프파이프를 즐기는데 큰 문제가 없다. 그저 공중에서 펼쳐지는 화려한 스노보드 쇼에 흠뻑 취하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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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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