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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과함께'가 대륙에 간다면? 전문가들의 '흥행 예측도'

2018-01-08 06:00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신과함께-죄와 벌'(이하 '신과함께')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대만 박스오피스 1위를 넘어 중국 시장 진출까지 시동을 건 상황.

이미 대만 박스오피스에서 1위를 차지하며 중화권에 통한다는 것을 증명했기 때문에 광전총국의 심의를 넘어 실제 개봉까지 이어지면 흥행할 가능성이 높다.

사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천만 관객을 넘은 영화들이 적지 않았지만 그 중 중화권까지 진출해 실질적인 수익을 낸 영화들은 드물다. 한 편 당 약 200억 원의 제작비를 들인 '신과함께'가 성공적인 결과를 거둘 경우, 그 의미는 남다르다.

미국 할리우드 콘텐츠처럼 국내 콘텐츠가 아시아에서 가장 큰 시장인 중국에서 수익을 거두는 새로운 시작이기 때문이다. 내수 문제 때문에 예산을 크게 잡을 수 없었던 대형 상업영화들도 중국 진출을 염두에 두고 중국 자본에 투자 받아 영화를 제작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영화 산업 내에 새로운 수익 구조가 생겨나는 셈이다.

최근 '한한령'으로 주춤하지만 이미 드라마는 오래 전부터 중국 자본에 투자받고, 중국 판권을 염두에 두고 제작돼왔다. 이로 인해 자본 잠식 등의 부작용이 생겨나기도 했다.

할리우드도 무시할 수 없는 중국 자본이 과연 국내 영화계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칠지는 두고 볼 일이지만 블록버스터 영화 제작에 또 다른 길이 열린 것은 자명하다.

그렇다면 '신과함께'는 어떻게 중화권을 사로잡을 수 있었던 것일까. 전찬일 영화평론가는 그 이유를 '신과함께'가 지닌 세계관의 불교적 색채에 주목했다.

전 평론가는 "이 영화는 중화권을 넘어 짙은 불교적 색채를 갖고 있다. 불교 자체가 아시아권에서는 범종교적으로 작용한다. 동남아시아에서도 종교를 떠나 환생 등에는 굉장한 관심이 있다"면서 "굉장히 유리할 수밖에 없다. 이미 사후세계에 대한 관심이 있는 상황에서 그걸 풀어가는 영화이지 않나. 그런 세계관이 중국을 넘어 아시아 전체에 먹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시사 전부터 '신과함께'를 향한 아시아 배급사들의 기대가 남달랐다고. '신과함께'는 개봉도 전부터 해외 103개국에 판권을 판매했고, 그 중 대다수가 아시아 국가들이다.

국내 평론가들이나 기자들 사이에서는 저평가됐던 '신파' 또는 '감동' 코드도 영화의 흥행에 주되게 작용했다는 의견이다.

전 평론가는 "'신과함께'의 신파는 김용화 감독 말대로 '재미난 위로'를 준다. 이게 적중했다고 본다. 결국 그 의도와 목적이 200% 달성된 영화다. 애초에 전문가들이 아니라 평범한 관객들을 끌어당기게 설정해서 만든 영화인데 왜 수준이 낮냐고 하면 할 말이 없다. 잘 보면 국내에서 큰 성공을 거둔 영화에는 언제나 신파가 따라온다"고 이야기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신과함께'가 보여준 7가지 지옥도의 비주얼과 에피소드 또한 흥행에 힘을 실은 요소 중의 하나다.

전 평론가는 "저승세계를 이런 식으로 보여준 영화가 지금까지 국내에 없었다. 그러니 저승세계를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관객들에게 신선함을 획득했다. 지옥에 따라 7개 에피소드가 반복되는데 그것이 지루하지 않게끔 변주를 해내기도 했다"고 '신과함께' 흥행 요인을 분석했다.

중국 흥행에서의 한 가지 걸림돌이라면 '신파'에 담긴 정서가 지나치게 한국적이라는 사실이다.

전 평론가는 "세계관은 불교적 색채를 가지니 범아시아적인 정서인데, '신과함께'의 '신파'는 다분히 한국적 정서가 강해서 과연 어떻게 중국 관객들이 반응할지는 모르겠다"고 판단했다.

귀신 등은 출연이 어려운 광전총국의 심사기준에 대해서는 "김용화 감독이 그 동안 중국에서 쌓아 온 영향력이나 활동력을 봤을 때는 충분히 풀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아직까지는 지켜보는 수밖에 없는 단계"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했다.

현재 '신과함께' 제작사 덱스터 스튜디오 측은 중국에서 '미인어' 등의 투자배급사 알파 픽쳐스와 함께 손잡고 중국 개봉을 추진 중에 있다. '신과함께'에 투자한 이 투자배급사는 중국 내에서 '중국의 디즈니'라고 불리는 업체다. '신과함께' 투자배급사인 롯데엔터테인먼트가 속한 롯데그룹의 중국 시장 유통 노하우가 적재적소에 발휘됐다는 평가다.

유통업계에 정통한 한 기자는 "롯데는 오랫동안 중국에서 유통을 해온 기업이다. 현지 정서나 사정을 잘 아는 롯데의 노하우가 이번 '신과함께'에서 발휘됐다. 해외를 노린 제작사와 감독의 의도 또한 적중한 작품이 아닌가 싶다. 화려한 CG와 물량공세가 중화권을 사로잡았으리라 본다"고 대만을 넘어 중국까지 성공을 거둘 확률이 높다고 예측했다.

CBS노컷뉴스 유원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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