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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인, 수상소감 지적한 김성준 앵커에 "공연장 찾길"

2018-01-02 16:03

배우 유아인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배우 유아인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김성준 전 SBS '8뉴스' 앵커가 연말 시상식 수상소감에 대한 아쉬움을 밝히며 유아인, 정려원을 언급한 가운데, 당사자인 배우 유아인이 "연기를 보고 싶으시면 공연장 찾으시길 추천한다"고 말했다.

김 전 앵커는 1일 오후, 자신의 SNS에 "이번 연기대상 시상식에서도 2년 전 유아인의 느끼하면서도 소름돋는 수상소감은 없었네. 정려원한테 기대를 걸었는데 생각보다 아니었다. 왜 수많은 훌륭한 연기자들이 연말 시상식 무대에만 올라서면 연기를 못하는 걸까?"라는 글을 올렸다.

김 전 앵커가 거론한 유아인은 지난 2015년 SBS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에서 이방원 역을 맡아 그 해 연기대상에서 장편드라마 부문 최우수연기상을 탔다. 정려원은 지난해 '마녀의 법정' 마이듬 역을 맡아 여자 최우수상을 받았다.

유아인은 당시 "이 상패 하나에 참 많은 스토리가 있고 많은 생각들이 오가고 많은 야심이 뭉쳐 있고 힘 겨루기를 하기도 하고 하지만 우리의 일은 카메라가 돌아가는 순간, 가장 순수하게 가장 유연하게 연기하는 것이지 않나"라며 "고민하면서 끊임없이 다그치고 또 다그치고 또 다그치면서 좋은 배우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여성·아동 대상 성범죄 전담 부서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에서 검사 역을 맡은 정려원은 수상 결과에 놀란 듯 떨리는 목소리로 소감을 말했다. 그러나 진지하고 단호하게 '성범죄 처벌 강화'가 필요하다고 해 인상적인 수상소감으로 널리 회자됐다.

"'마녀의 법정'이라는 드라마가 성범죄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었는데, (성범죄는) 감기처럼 이 사회에 만연하게 퍼져 있지만 그 가해자들이 드러나지 않습니다. 저희는 이 드라마를 통해서 성범죄, 성폭력에 대한 법이 더 강화돼서 가해자들이 처벌을 제대로 받고, 피해자들이 목소리를 더 높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범죄 피해자 분들 중에서 성폭력 피해자 분들이 밖으로 나서지 않는다고 들었습니다.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기 때문인데요. 저희 드라마로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었으면 하는 그런 마음입니다."

지난 12월 31일 열린 2017 KBS 연기대상에서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한 정려원은 성범죄 처벌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수상소감을 전했다. (사진='연기대상' 캡처)
지난 12월 31일 열린 2017 KBS 연기대상에서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한 정려원은 성범죄 처벌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수상소감을 전했다. (사진='연기대상' 캡처)
정려원과 유아인을 언급하며 수상소감이 별로였다고 한 김 전 앵커의 글에 많은 네티즌들이 의문을 표하거나 문제제기를 했다. 이에 김 전 앵커는 "내용에 대해서는 저도 그렇게(잘했다고) 생각해요. 드라마가 그런 사회적인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보고요. 다만 자연스러운 연기로 유명한 정려원 씨가 하는 말 치고는 좀 어색했다는 취지"라고 해명했다.

이후에도 논란이 되자 김 전 앵커는 처음 썼던 글을 삭제했다. 하지만 유아인이 2일 김 전 앵커의 글을 사실상 반박하는 글을 쓰면서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유아인은 "시상식 무대는 자기 일을 하는 사람이 타인에게 진심을 전하는 소중한 무대다. 연극 무대가 아니"라며 "연극 무대에 올라간 배우의 잘하는 연기를 보고 싶으시면 시상식 말고 공연장 찾으시기를 추천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글 말미에 공연 예매 사이트 주소를 덧붙였다.

다음은 유아인 SNS 글 전문.

<인생이라는 무대, 삶이라는 연극, 사람이거나 배역이거나>

"왜 수많은 훌륭한 연기자들이 연말 시상식 무대에만 올라서면 연기를 못하는 걸까?"라고 김성준 님께서 쓰신 트윗을 보았습니다. 저는 배우 유아인입니다. 수상소감을 훌륭하게 연기하는 연기자가 아니어서 답변드릴 자격이 부족할지도 모르겠으나 SBS 시상식 방송의 수상자 역할을 해 본 사람으로서 몇 말씀 올립니다.

'시상식 방송'은 큐시트와 대본을 가지고 진행되죠. 하지만 수상소감은 연극이 아닙니다. 시청자와 창작자가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나는 소중한 순간입니다. 극이라면 즉흥극이겠죠. 우리는 도대체 그 일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참여해야 할까요.

제 생각을 말씀드립니다. 시상식 무대는 자기 일을 하는 사람이 타인에게 진심을 전하는 소중한 무대입니다. 연극 무대가 아니란 말입니다. 어쩌면 다들 재미없고 형식적인 연극을 하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지요. 답안지에 정답을 쓰듯이. 답안지를 채점하듯이. '김성준'님. 당신의 소명을 스스로 잘 성찰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SBS 보도국 부장, SBS 보도국 앵커, SBS 청와대 출입기자인 당신은 연기자인지 직업인인지. 앵무새인지 사람인지. 그 직업이 어떠한 직업인지. 이 시대는 어떠한 시대인지.

성공하는 기술이 아닌 성장을 통한 성공을 기대하겠습니다. 부디 복받으세요 새해에는. 그리고 하나 더. "유아인의 느끼하면서도 소름 돋는 수상소감". 하하하. 2년 전 SBS에서 제가 했던 수상소감을 보고 느끼하셨다면 그것이 어떤 느낌이었는지, 소름이 돋았다면 어째서 소름이 돋았는지 잘 생각해 보시기를 바랍니다. 당신의 느낌이고 당신의 소름입니다.

ps. 연극 무대에 올라간 배우의 잘하는 연기를 보고 싶으시면 시상식 말고 공연장 찾으시기를 추천합니다. sbs 뉴스 시청도 나쁘지는 않겠습니다.

http://mticket.interpark.com

CBS노컷뉴스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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