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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드독' 우도환이 간직하고 싶어 일기장에 적어둔 말

[노컷 인터뷰] '매드독' 김민준 역 배우 우도환 ②

2017-12-31 22:00

지난달 30일 종영한 KBS2 수목드라마 '매드독'에서 김민준 역을 맡았던 배우 우도환 (사진=키이스트 제공)
지난달 30일 종영한 KBS2 수목드라마 '매드독'에서 김민준 역을 맡았던 배우 우도환 (사진=키이스트 제공)
1992년생인 우도환은 양세종('듀얼', '사랑의 온도'), 장기용('그녀는 거짓말을 너무 사랑해', '고백부부')와 함께 20대 남자 배우 가운데 차세대 유망주로 꼽힌다. '구해줘', '매드독'에 이어 '위대한 유혹자'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바쁜 행보가 그의 '지금'을 보여준다.

지난 20일, 서울 양천구 목동 CBS 사옥에서 배우 우도환을 만났다. 단국대 공연영화학부를 수석으로 입학해 내년에 4학년을 앞두고 있는 학생이기도 한 그는, 인터뷰 당일 이제 모든 시험을 마쳐 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학부 수석이라는 범상치 않은 출발점에 섰음에도 우도환은 "기적이죠. 제가 뭘 했나요"라며 빙그레 웃음으로 답했다. 쉽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재차 물어도 정말 운 때문이었다고 손사래를 쳤고.

일과 나를 분리하는 게 쉽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고민 상담하듯 해결책을 찾아주려고 했다. 인터뷰 도중에는 "저도 질문하는 위치에 있어 보고 싶다. 많은 분들에게 질문하면서 분명히 배울 게 있을 거기 때문에"라고 말해, 허투루 질문하면 안 되겠구나 하는 긴장감을 새삼 느꼈다.

(노컷 인터뷰 ① '매드독' 우도환이 '기대주'라는 수식어를 받아들이는 방법)

일문일답 이어서.

▶ 아버지가 연극을 하셨다는 인터뷰를 봤다. 평소에도 연기 관련 조언을 해 주시나.

아뇨, 없다. 어떤 조언을 해 주셨는지 물어보신 것 같은데 사실 응원의 글을 보내주시거나 만났을 때 응원의 말을 해 주신다. 잘 보고 있다, 재미있다 이렇게. 그게 아들한테 가장 큰 힘이 된다는 걸 아시는 것 같다.

▶ 현재 학생인데 학업과 연기를 병행하기 힘들지는 않은지.

'매드독' 때도 학교 다니고 있었다. (웃음) 내년에 4학년이 되어서 졸업 공연을 앞두고 있는데 배우로 참여할 수 있을 지는 잘 모르겠다. 스태프들도 다 저희(연기 전공)가 하기 때문에.

▶ 드라마가 끝났으니 이제 조금 쉬는 시간이 생겼을 것 같다. 쉴 땐 주로 무엇을 하나.

책을 읽는다. 재미있는 책을 읽는다. 책 읽는 걸 좋아하는 게 아니라 재밌는 책을 좋아한다. 계속 읽어보다가도 (내키지 않으면) 오늘은 안 볼래, 하고 넘긴다. 책 보기 싫은 날에는 만화책을 본다. 쉴 때는 재밌는 걸 하고 싶다. 공부라는 걸 하고 싶진 않다.

산책도 되게 좋아한다. 갑자기 혼자 뛰고 그런다. 달리고 싶어서. (웃음) 그냥 걷기도 하고. (얼굴을) 굳이 잘 안 가린다. 뛰는 데에 거추장스러워서. 알아봐주시면 그냥 '안녕하세요' 한다. (웃음) 누군가와 동행했을 때 피해를 보거나 부끄러워하실 수 있어서 그땐 좀 가리는데, 혼자 다닐 땐 뭐 편하게 다닌다.

우도환은 올해 OCN 주말드라마 '구해줘'와 KBS2 수목드라마 '매드독'에 연달아 출연했다. (사진=OCN, KBS 제공)
우도환은 올해 OCN 주말드라마 '구해줘'와 KBS2 수목드라마 '매드독'에 연달아 출연했다. (사진=OCN, KBS 제공)
▶ 연기를 하다 보면 책, 영화, 연극, 드라마 등을 보는 것 자체가 압박으로 여겨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그래서 나와 일을 잘 분리시켜야 되는 것 같다. 그렇지 않으면 많이 힘들어진다. 배우뿐 아니라 많은 직장인들도. (웃음) 그게 정말 필요하다. (분리가 이뤄져야만) 일을 정말 열심히 하면서 자기만의 시간도 가질 수 있다. 일과 내가 하나가 되는 순간 불행해지는 것 같다.

▶ 들어오는 작품이 많아지고, 쉴 새 없이 활동하게 되면 예전에 비해서는 '나와 일의 분리'가 어려워지는 건 아닐까.

그럼 하루에 조금이라도 분리를 하면 된다. 예를 들어 기자님이 드라마 보는 것도 일이라고 생각한다면 다른 데서 (쉴 틈을) 찾으면 된다. 어디까지가 일이고 어디까지가 나를 위해 하는 것인지를 찾으시면 좋을 것 같다.

▶ 지금까지 쓴 일기를 모은 일기장이 다섯 권이라는 인터뷰를 봤다. 그동안 많이 늘었나.

안 늘었다. (웃음) 맨날 쓰진 않는다. 강박을 가지는 순간 일이 되기 때문에. 생각날 때 기록하고 싶은 것들을 적는다. 그렇게 하는 건 습관이 됐다. 일이 아니라 '나'로 하는 거니까.

▶ 기록하고 싶은 '오늘'이 뭐였을지 궁금하다. 일기장에 적어 둘 만큼 가장 강렬했던 말은 뭘까.

김성수 감독님께서 해 주셨던 말이다. "'구해줘'는 너에게 있어서 초심이다"라는 말. 앞으로 더 많은 작품을 할 테지만 항상 네가 '구해줘'에서 보여줬던 그 열정과, 겸손한 자세를 잊지 않고 배우의 길을 걸었으면 좋겠다는 뜻이었다. 초심이 흔들릴 때마다 생각하라고 하셨다. 제게는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일기장에 적어 놓을 말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다. 김성수 감독님은 제게 진짜 아버지 같은 분이다.

우도환은 지난해 말 개봉한 영화 '마스터'에서 스냅백 역을 맡아 제53회 백상예술대상 영화 부문 신인상 후보에 올랐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우도환은 지난해 말 개봉한 영화 '마스터'에서 스냅백 역을 맡아 제53회 백상예술대상 영화 부문 신인상 후보에 올랐다.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 올 한 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면서 더 많은 이야기를 들었을 것 같다. 또 다른 기억에 남는 말이 있는지.

저에게 되게 과분한 말을 많이 듣고 있다, 감사하게도. 선악이 공존하고, 그 두 가지가 많이 뚜렷하고 선명하다는 얘길 들었다. 그래서 ('구해줘'의) 동철이도 다크하고 무겁다가도 (동시에) 가벼운 느낌으로 갈 수 있지 않았을까. 눈매와 목소리가 좋다는 말을 들었는데, 그런 좋은 말씀은 잘 듣고 새기고 있다. 배우는 자기 자신을 잘 알아야 하기 때문에.

▶ 조재윤에게 손 편지를 썼다는 얘기를 들었다. 다들 메신저를 하는 요즘 시대에 흔하진 않은 풍경이다.

명절 때였다. 선배님께 감사인사를 드리고 싶었다. 메신저는 너무 매일 하고, (메신저로는) 항상 뵈니까 약간 이벤트 아닌 이벤트랄까. 도환이만의 소소한 편지! 길지도 않다. 감사한 말들을 적었다. 부끄럽다, 별 게 아닌데. (웃음) 그걸 보시고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겠다. (인터뷰 끝나고) 이따가도 뵙기도 했는데. (웃음) 그 순간은 진심이었다고 하지 않나. (손 편지는) 쉽게 지울 수 없는 게, 지운다 해도 지운 흔적이 남기 때문에 특별하다.

▶ 좋아하는 것에 대해 이야기해 보자. 최근 인터뷰에서 계란 프라이 예찬을 한 게 회자됐다. 요리법까지 공개하고. 또 좋아하는 음식이 있다면.

콩밥! 검은콩밥! 흰밥을 안 먹는다. 콩 잡곡밥이라고 할까. 언제나 처음은 건강관리 차원에서 먹는데, 그러다 정말 좋아지더라. 밥은 반 공기밖에 안 먹는다. 습관이 정말 무섭다는 걸 느낀다. 스무 살 때부터 그랬으니까. 저는 수저를 안 쓴다. 원래도 안 좋아하지만 국물은 수저가 없어서 못 먹는다. (웃음)

▶ 평소에도 굉장히 식단을 조이나 보다.

저도 빵, 떡, 과자 이런 것들도 좋아한다. (인터뷰 내용만 보면) 너무 건강 챙기는 사람으로만 알게 되실 것 같다. (웃음) 먹을 땐 먹는데 작품 들어가면 확실히 조절을 시작한다. 몸매 유지를 해야 되니까. 그럴 땐 당류를 안 먹으면 된다. 근데 쉬는 기간이 되면 먹고 싶은 걸 다 먹고 운동을 한다.

배우 우도환 (사진=키이스트 제공)
배우 우도환 (사진=키이스트 제공)
▶ 만화 '원피스'를 좋아한다고. '전권 수집'이라는 꿈도 이뤘다고 하던데.

저는 좋아하는 걸 보고 싶을 때 보고만 있어도 행복해지는 것 같다. '원피스'는 캐릭터 각자만의 느낌과 동료애, 일단 밝아서 좋다. 꿈을 찾아가는 것도 좋고. 루피를 보면서 저런 때 웃어도 되는구나 하는 걸 배운다.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조로다. 세계 최강의 검객이 되고 싶어 자기 자신을 타이르고 수련하는 모습이 좋다.

미니언즈도 되게 좋아한다. 그 친구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자기들끼리 너무 재미있게 놀기 때문에. 처음 (미니언즈가) 나왔을 때는 되게 부러웠다. 저런 상황에서도 웃을 수 있구나 해서.

▶ 올 초 인터뷰에서는 학원물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혔다. 그 답은 지금도 유효한지.

'구해줘'에서 잠깐 하긴 했는데 너무 짧았다. 본격 학원물이 아니기도 했고. (김)우빈이 형이 나온 '상속자들'이나 '학교 2013'을 열심히 봤다. 학생 때 기억이 가장 많기 때문에 그때의 감정에 더 많이 공감할 수 있었다.

▶ 내년에도 올해만큼, 아니 그보다 더 소처럼 일하고 싶다고 했는데 그럼 언제 쉬나.

조금만 쉬면 되는 거 같다. 조금 쉰다는 건 정리를 한다는 것이다. (작품을 마치고) 잘 정돈하는 시간 정도만 필요한 것 같다. 그 시간만 있다면, 아직까진 '오래 쉬고 싶다' 이런 건 없다.

▶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은지 궁금하다.

인간적인 배우. 좀 친근하고, 사람냄새 나는. 제가 하는 작품을 사랑해 주시는 분들을 당연하게 생각하지 않고, 같은 세상을 같이 사는 사람이 되고 싶다.

CBS노컷뉴스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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