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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드독' 우도환이 '기대주'라는 수식어를 받아들이는 방법

[노컷 인터뷰] '매드독' 김민준 역 배우 우도환 ①

2017-12-31 20:15

지난달 30일 종영한 KBS2 수목드라마 '매드독'에서 김민준 역을 맡은 배우 우도환 (사진=키이스트 제공)
지난달 30일 종영한 KBS2 수목드라마 '매드독'에서 김민준 역을 맡은 배우 우도환 (사진=키이스트 제공)
빛나는 사람들이 가득한 연예계. 해마다, 아니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목표를 세우고 자신의 자리를 만들기 위해 온 힘을 다한다. 언제, 어떻게 하면 기회가 돌아갈지는 모른다. 많은 부분에 우연이 작용한다. 가장 뛰어나거나 가장 절박한 사람이 가장 빨리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게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도환은 상당히 빠르게, 자신의 입지를 넓혀 나가고 있는 중이다. 2016년 말 개봉한 영화 '마스터'에서 아주 짧게 등장하지만, 특유의 개성 있는 마스크 덕에 어떤 관객들에게는 잔상을 남긴 배우가 되었다.

같은 해 방송된 KBS2 월화드라마 '우리집에 사는 남자'에선 주인공 고난길(김영광 분)의 어쩐지 수상해 보이는 고향친구로 나왔다. 김영광, 수애, 이수혁, 조보아, 김지훈 등 화려한 출연진이 나온 작품이다 보니, "이 드라마는 조연까지 잘생겼네?"라는 농담 반 진담 반의 우스개가 나왔다.

우도환의 2017년 행보는 더 '꽃길'이었다. 사이비 종교라는 소재를 다루며 풍자 코미디+장르물 두 마리 토끼를 잡은 '구해줘'의 반항아 석동철 역을 거쳐, KBS2 수목드라마 '매드독'에서 독일 입양아 출신 전직 사기꾼 김민준 역을 맡았다.

지난 20일, 서울 양천구 목동 CBS 사옥에서 요즘 가장 떠오르는 신예 배우 우도환을 만났다. 그는 지난달 말 '매드독'을 마치고, 연기 전공의 대학생으로 돌아가 있었다. 연기와 학업을 병행하는 일정 덕에 2017년 한 해는 무척 정신없이 보낸 것 같다고.

다음은 일문일답.

▶ 조금 늦긴 했는데, '매드독' 종영소감을 부탁한다.

되게 정신없었던 것 같다, 확실히. 올해 자체가 되게 빨리 지나갔던 해 같다. 그만큼 다시 많이 곱씹어보고 싶다. 1년 동안 너무 좋은 작품을 했던 것, 좋은 선배님을 만날 수 있었던 것에 대해 돌아보고 있다. '매드독'뿐 아니라 '구해줘'도 이제야 같이 마친 것 같다. (* 우도환은 '구해줘'가 끝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매드독' 촬영에 들어갔다) 궁금하신 게 있으면 뭐든지 물어보세요. 다 답하겠다. (웃음)

우도환이 맡은 김민준은 독일로 입양됐다가 17살에 누구도 원하지 않는 아이가 되어 버림 받은 상처를 지니고 있는 인물이다. 가출 청소년이자 거리의 사기꾼이었다는 과거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우아하고 자신만만한 면도 가지고 있다. (사진=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이매진아시아 제공)
우도환이 맡은 김민준은 독일로 입양됐다가 17살에 누구도 원하지 않는 아이가 되어 버림 받은 상처를 지니고 있는 인물이다. 가출 청소년이자 거리의 사기꾼이었다는 과거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우아하고 자신만만한 면도 가지고 있다. (사진=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이매진아시아 제공)
▶ '매드독'에서 '뇌섹남', '거리의 사기꾼', '영리하고 감각적이고 우아한 남자'인 김민준 역을 맡았다. 캐릭터를 준비하며 어떤 점에 가장 신경 썼나.

사투리를 빼는 게 가장 어려웠다. '매드독'은 확실히 비중이 더 많았다. '구해줘'에서는 2~3씬밖에 안 나오는 회차가 있었다면, '매드독'은 그보다 분량이 훨씬 더 많아서 더 책임감을 느꼈다. 잘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도 많이 됐고. ('구해줘' 극중 설정이었던) 사투리가 완벽히 빠지지 않은 상태에서 말로 상대방을 제압하고 사기를 치는 (웃음) 인물을 한다는 게, 빠른 시간 안에 하긴 쉽지 않았던 것 같다. 좀 더 집중해야 했다. 캐릭터 부분에서는 최대한 꾸밈 없이 할 수밖에 없었다. 그것만큼 담백한 게 없단 생각이 들었고. 대본에 써 있는 것과 내가 느낀 것, 감독님의 디렉팅이 더해져 회가 거듭될수록 (캐릭터가) 그렇게 구축됐다.

▶ '매드독' 김민준과 닮은 점이 있었는지.

민준이 같은 경우는 생각을 완벽하게 끝내려고 하는 느낌이 있었다. 너무 똑똑해서 (두뇌 회전이) 빠르다 보니. 뭔가를 할 때 완벽하게 하고 싶어 하는 성향이 좀 닮았던 것 같다.

▶ '매드독'은 등장인물이 여럿인 드라마였다. 많은 배우들과 연기하고 나서 어떤 점을 느꼈는지 궁금하다.

일단 '구해줘'부터 말하자면, (옥)택연이 형은 처음 봤을 때 신기했다. 짐승돌 2PM 이미지를 갖고 있어서. (웃음) (이)다윗 형, (하)회정이 형, (서)예지 누나까지 다섯 명이서 되게 재밌게 했다. 다들 또래 느낌이었다. 예지 누나는 연기에 대한 열정이 되게 진지한 사람이어서 멋있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너무 예쁘면서도 자기가 하는 일에 집중하고 엄청난 프라이드를 갖고 있었다. 저희끼리 모이면 웃고 놀기 바빴던 것 같다. 초반부터 친해졌다면 연기할 때 더 재밌는 상황이 나올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게 너무 아쉬웠다.

조재윤, 조성하, 윤유선 선배님들은 선배님들끼리 너무 친하셨다. '구해줘'에서 동철이는 정말 많은 인물을 만났다. 모든 인물을 만나 호흡했기 때문에 많이 배울 수 있었다. 씬은 많지 않아도 씬 밖에서는 많은 얘기를 할 수 있었다. 배우라는 직업을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살아가고 계신지 등등.

'매드독' 유지태 선배님은 스태프 분들을 정말 잘 챙기셨다. 한 팀의 팀장 역할을, 유지태 선배님 아니면 그렇게 못했을 것 같다. 조재윤 선배님, 장혁진 선배님과는 두 작품 연달아 해서 그런지 굳이 말하지 않아도 눈빛만 봐도 통하는 것 같다. '구해줘'도 '매드독'도 한 팀처럼, 드라마의 좋은 메시지를 시청자들에게 잘 전하자는 목표로 달려갔던 것 같다.

'매드독'에서 우도환은 극중 장하리 역의 류화영과 미묘한 기류를 연출했다. (사진='매드독' 캡처)
'매드독'에서 우도환은 극중 장하리 역의 류화영과 미묘한 기류를 연출했다. (사진='매드독' 캡처)
▶ 극중 장하리(류화영)와 묘한 기류가 있었다. 둘의 러브라인이 진전되길 바라는 시청자들도 있었는데.

하리랑은 친구처럼 지냈다. 그래서 저희끼리는 좀 더 편하게 연기할 수 있지 않았나. 닭살돋는 장면에서도 그냥 너무 친해서 별로 떨리는 것도 없었고, 정말 오로지 연기였다. (웃음) 그래서 실망하실 분도 있을 수 있지만, 그 정도로 되게 친했다. 카메라 감독님도 연기하는 사람들도 여러 가지 상황을 연출하려고 했던 것 같다. 친하기 때문에 전혀 부끄럽거나 거리끼는 게 없어서 (촬영을) 몇 번이나 다시 갈 수 있어서 좋았다.

▶ 서로 친하면 오히려 로맨스 장면 표현이 어려울 것 같다. 웃음이 많이 나온다든지 해서.

하리가 웃음이 되게 많다. 서로 웃음이 나와서 다시 갔던 적이 많다. (웃음) 저희가 스킨십이 별로 없고 대신 웃긴 상황을 연출해야 할 때가 많았다. 제가 밀침을 당하거나 같이 넘어지거나 하리한테 맞거나 하는 장면들이 워낙 재밌었다. 항상 저희 씬은 끝은 코믹으로 끝났던 것 같다.

▶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레스토랑에서 '1분만 보고 있겠다'고 하는 장면에서는 되게 진지하게 끝나서, 그 장면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 그동안 숱한 오디션을 거쳤는데 '매드독'은 형식식적인 오디션을 보지 않은 첫 작품이라고 들었다.

그동안에는 가서 자유연기나 지정연기를 했었다. 제가 어떻게 연기하는지 아예 자료가 없기 때문에 오디션은 당연히 필요했다. '매드독'은 '구해줘'에서 연기한 자료가 있기 때문에 그걸 보셨다고 들었다. 조재윤 선배님이 대본을 한 번 보시고 (황의경) 감독님과 만날 자리를 만들어 주셨다. 몇 번 뵙고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매드독'에 대한 얘기보다는 그냥 사는 얘기를 했다. 제가 어떤 사람인지를 많이 궁금해 하시는 것 같아서 있는 그대로를 보여드렸다. 좋게 봐 주셨다. 운이 좋았다.

▶ 오디션 자리에서 자기를 보여주는 건 어떤 걸까. 무슨 대화를 나누었는지 물어도 되나.

꼭 어떤 질문이 있고 대답이 있고 그랬던 건 아니다. 그러면 그 순간 서로 힘이 들어가기 때문에. 그냥 밥 먹었니 부터 시작했다. 제 생각은 그렇다. 다섯 마디만 해 보면 이 사람과 나는 어떤 사이가 되겠구나 하는 걸 안다. 저희 아버지와 (나이) 차이가 얼마 안 나셔서 아버지처럼 생각하고 믿고 따랐다.

배우 우도환 (사진=키이스트 제공)
배우 우도환 (사진=키이스트 제공)
▶ 올해 작품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얼굴을 알리면서 여러 변화가 있었을 것 같다. 가장 많이 체감하는 부분은.

일단 더 많은 기자님들을 뵐 수 있었던 것 같다. (웃음) 확실히 알아봐주는 분들이 많은 것 같고, 그만큼 많은 사랑을 주시고 관심 있게 봐 주신다는 게 되게 책임감으로 다가온다. 아직 개인적인 시간을 보내본 적이 없어서 어떤 사건이 있었다고 말씀드리긴 어렵다. 인터뷰 다니거나 촬영 중에 밥 먹으러 갈 때, 식당에 계신 분들이나 편의점에 계신 어머님 아버님들이 알아봐 주신 게 너무 신기했다.

'구해줘'는 좋아해 주시는 분들 연령층이 낮았던 것 같다. 채널도 그렇고 어떻게 보면 마니아층이 있는 장르이니까. '매드독'은 공영방송이라 많은 시청자들이 더 쉽게 접할 수 있지 않았나 싶었다. 항상 편하게 다가와 주셔서 너무 감사했다. 어렵게 여기지 않으시고 '김민준 씨' 이러면 되게 좋다. 독일어로 인사를 건네는 분도 있고. '처음부터 끝까지 잘 봤다'고 해 주시는 분들이 최고다. 그만큼 힘이 되는 분은 없는 것 같다.

아, ('구해줘'에서 사이비 종교 교주 역을 맡았던) 조성하 선배님은 '될 지어다!', '믿습니다!' 이 말을 제일 많이 들으셨다고 하더라. (웃음) 그걸 다 받아주셨다고 한다. 대중과 소통하고, 팬들 사랑에 감사하면서 보답할 줄 아시는 정말 멋진 분이다. 배워야 될 것 같다.

▶ 양세종, 장기용 씨와 함께 '기대주', '괴물신인'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데 어떤가.

너무너무 감사한 수식어고 너무너무 부끄러운 수식어다. 큰 사랑을 받고 있는 느낌이지만, 더 많은 분들이 봐 주시니까 연기를 더 책임감 있게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많은 생각이 들게 하는 수식어다. '더 잘해라~' 하면서 지켜보고 있다고 본다. (그런 수식어를 들으면) '네, 알겠습니다' 하고 책임감 있게 하면 되는 것 같다.

(노컷 인터뷰 ② 우도환이 올해 일기장에 적어 둔, 간직하고 싶은 말)

CBS노컷뉴스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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