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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슨의 19.7m짜리 3점슛 본 이대성 "경기 어렵겠구나…"

불운을 행운으로 바꾼 현대모비스 이대성 9연승 견인

2017-12-31 17:48

현대모비스 이대성이 KGC인삼공사 큐제이 피터슨이 슛을 던질 때 사력을 다해 막고 있다 (사진 제공=KBL)
현대모비스 이대성이 KGC인삼공사 큐제이 피터슨이 슛을 던질 때 사력을 다해 막고 있다 (사진 제공=KBL)
"한 시즌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한 장면 아닌가요?"

프로농구 팬들은 지난 2016-2017시즌 부산 kt의 김영환이 연출한 하일라이트를 기억할 것이다. '더블 펌프 더블클러치 스카이훅 3점슛'이라고도 불리는 김영환의 극적인 역전 버저비터에 kt가 창원 LG를 눌렀던 경기다. KBL 공식 명장면으로 상까지 받은 진기명기였다.

2017년의 마지막 날인 31일 오후 울산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울산 현대모비스와 안양 KGC인삼공사에서 또 하나의 진기명기가 연출됐다.

주연은 KGC인삼공사의 외국인가드 큐제이 피터슨.

피터슨은 팀이 23-30으로 뒤진 2쿼터 종료 5분23초를 남기고 수비 코트 3점슛 라인 부근에서 슛을 던져 초장거리 3점슛을 림에 꽂았다.

이런 장면은 쿼터 종료 시간에 쫓겨 던졌을 때 나오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그때는 KGC인삼공사가 수비를 성공한 뒤 막 공격에 나섰을 때다.

피터슨은 슛을 던진 게 아니었다. 공격 코트로 빠르게 넘어간 데이비드 사이먼에게 길게 패스를 연결한다는 것이 그대로 림을 통과한 것이다.

KBL은 피터슨의 슛 비거리가 19.7m로 공식 측정됐다고 밝혔다.

이 장면을 골대 바로 앞에서 지켜본 선수가 있다. 바로 현대모비스의 이대성이다.

이대성은 "그 장면을 보고 '아, 경기가 어렵겠구나. 운이 KGC인삼공사 쪽으로 가는 것 아닌가' 라고 생각했다"며 웃었다.

레이션 테리는 "한 시즌에 한번 나올까 말까 한 장면 아닌가"라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KGC인삼공사에게 큰 행운이 따른 것은 사실이지만 피터슨은 이후 웃지 못했다. 승리는 현대모비스의 몫이었다. 현대모비스는 4쿼터 마지막 1분동안 6점을 몰아넣는 등 35점을 퍼부은 레이션 테리의 활약으로 88-85 승리를 거둬 리그 최다인 9연승을 질주했다.

이대성의 활약도 빛났다. 14점 6리바운드 5어시스트를 기록한 이대성은 특히 수비에서 큐제이 피터슨을 상대로 인상적인 수비를 펼쳐 팀 승리에 기여했다.

이대성은 "감독님께서 요구하신 작전 중 몇개를 놓쳤지만 그래도 피터슨이 다른 경기보다는 부진했던 것 같다. 수비를 하면서도 기분이 좋았던 장면이 있었다. 자신있게 했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은 "피터슨이 이대성을 뚫고 슛을 넣은 장면이 거의 없었다. 오늘 수비가 좋았다"며 "이대성이 수비와 공격에서 잘해주면서 숨통이 트인 느낌"이라고 호평했다.

이날 경기는 미국프로농구(NBA) 하부리그인 G-리그 도전을 마치고 돌아온 이대성의 5번째 출전 경기. 이 기간 팀 승률은 100%. 이대성은 복귀 후 처음으로 30분 이상(30분43초) 뛰면서 팀 승리에 공헌했다.

이대성은 "우연찮게 돌아오고 연승이 계속되고 있어 기분이 좋다. 서로 팀에 대한 믿음이 생기고 더 단단해지고 강해지는 느낌이 든다"고 소감을 말했다.

울산=CBS노컷뉴스 박세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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