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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도쿄 대첩' 선수들은 예상하고 있었다

2017-12-18 13:00

염기훈의 네 번째 골 이후 산책 세리머니 중인 축구 대표팀.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염기훈의 네 번째 골 이후 산책 세리머니 중인 축구 대표팀.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78번째 한일전은 한국의 완승이었다. 일본의 안방에서 거둔 4-1 대승. 한국 축구 역사에 남을 도쿄 대첩이었다.

사실 한일전 전까지 신태용호를 향한 여론은 썩 좋지 않았다. 중국전은 2-2로 비기고, 북한전은 상대 자책골 덕분에 1-0으로 힘겹게 이긴 탓이다. 신태용 감독이 "2018년 러시아 월드컵으로 가는 과정"이라고 말했지만, 비난의 화살을 피할 수 없었다.

하지만 한일전 승리로 다시 신뢰를 회복했다.

"한일전은 과정보다 결과를 가져오겠다"던 신태용 감독의 말대로 결과를 가져왔다. 무엇보다 일본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이 "주전들이 왔어도 이길 수 없었다"고 말할 정도로 과정도 완벽했다.

단순한 투지 덕분은 아니었다. 선수들은 이미 한일전 승리를 예상하고 있었다. 중국, 북한전을 통해 그만큼 준비가 됐다는 의미다.

중국, 북한은 한국을 상대로 수비 위주 전술을 펼쳤다. 한국은 몰아치고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일본은 다르다. 한국과 정면으로 부딪혔다. 오히려 한국이 경기를 전개하기 편했다.

그림 같은 프리킥 골을 성공시킨 정우영(충칭 리판)은 "솔직히 말하면 한일전을 특수성을 뺀다면 북한, 중국전보다 우리가 더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중국, 북한은 내려서서 하는 팀이고, 블록을 많이 세운다. 상대하기 더 어렵다. 일본은 축구 스타일이 있다. 공간이 많아서 찬스가 날 거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북한전은 분명 과정이었다. 두 경기에서 안 된 점을 분석했고, 그 결과가 한일전에서 나왔다. 바로 크로스다. 중국, 북한전에서 부정확한 크로스로 애를 먹었지만, 한일전에서는 크로스에 이은 김신욱(전북)의 헤딩 골이 나왔다.

김신욱은 "크로스가 중국, 북한전에서 안 좋았던 것을 다 인지했다"면서 "감독님 및 코칭스태프와 미팅을 했다. 이번에는 이렇게 하자는 식으로 분석했고, 노력도 많이 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한일전을 이틀 앞두고 하루를 통째로 쉬었던 것이 큰 힘이 됐다.

대회 기간 중 휴식은 다소 이례적이었다. 하지만 "훈련 만큼 휴식도 중요하다"는 스페인 코치들의 의견을 신태용 감독이 받아들였다. 12일 북한전에 뛴 선수들은 13일 회복 훈련에도 빠졌으니 사실상 이틀을 쉰 셈이다. 울산 전지훈련부터 이어진 강행군 속에 체력을 회복할 수 있었다.

이재성(전북)은 "우리로서는 그게 최상의 방법이었다. 매일 아침에 체크하고, 감독님도 선수들 의견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런 휴식이 정말 좋았던 것 같다"면서 "쉬더라도 회복 훈련을 통해서 쉬는데 이번에는 선수들을 믿고 그런 결정을 해줬다. 선수들도 존중받을 때 더 잘 한다는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고 웃었다.

CBS노컷뉴스 김동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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