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롱볼 떨구는 역할만 했는데" 김신욱을 살려낸 신태용

2017-12-17 06:00

동아시안컵 득점왕 김신욱.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동아시안컵 득점왕 김신욱.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내가 살고, 우리 팀이 살려면 단조로운 축구를 하면 안 됩니다."

김신욱(전북)은 울리 슈틸리케 감독 시절 9경기를 뛰었다. 골은 단 1골. 자신의 기량을 보여줄 시간이 없었다. 슈틸리케 감독에게 김신욱은 언제나 플랜B였다. 후반 그라운드를 밟은 뒤 단순하게 공중볼을 머리로 떨구는 역할만 했다. 울산, 그리고 전북을 거치며 K리그 클래식 최고 공격수로 자리매김했지만, 대표팀에서는 활약이 없었다.

그런 김신욱이 신태용 감독의 지휘 아래 완벽하게 살아났다.

김신욱은 16일 일본 도쿄 아지노모토 스타디움에서 열린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일본과 3차전에서 2골을 몰아치며 4-1 대승을 이끌었다. 9일 중국전 골을 포함해 총 3골로 득점왕 자리까지 꿰찼다.

김신욱은 "리그에서나, 아시아 챔피언스리그에서 했던 것처럼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었던 것은 감독님이 단조로운 플레이나, 지금까지 부여받았던 역할이 아닌 다양한 플레이를 주문했기 때문"이라면서 "크로스도, 발 밑으로 오는 공도 마찬가지였다. 유기적인 플레이를 해 상대가 막기 힘들었던 것 같다. 감독님이 나를 살려줬다"고 말했다.

김신욱에게 태극마크란 아쉬움이었다. K리그 클래식, 그리고 아시아 무대를 호령하고도 대표팀에만 오면 작아졌다. 다수의 감독들이 김신욱의 역할을 공중전, 그것도 후반으로 한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선발이라는 기회가 주어지자 김신욱은 날개를 폈다. 여기에 신태용 감독이 김신욱 활용법을 찾아냈다.

김신욱은 "나는 특징이 뛰어난 선수"라면서 "내가 살고, 우리 팀이 살려면 단조로운 축구를 하면 안 된다. 전 감독 때는 항상 롱볼을 떨구는 역할만 받았다. 그러면 나는 잘 할 수가 없다. 신태용 감독님이 많이 도와줬다. 그래서 살아났다"고 강조했다.

김신욱은 다시 경쟁선상에 섰다. 손흥민(토트넘 핫스퍼)의 파트너 자리를 두고, 국내파 이근호(강원), 유럽파 석현준(트루아), 황희찬(잘츠부르크) 등과 경쟁해야 한다.

김신욱은 "대표팀에 적응하기 힘들었던 이유가 역할이었다. 대부분 그 역할만 하면서 보냈다. 후반 단조로운 플레이였다"면서 "울산, 전북에서처럼 나를 사용하는 법을 감독님이 알았다. 선수들도 많이 도와줬고, 적응도 했기에 앞으로 더 좋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도쿄(일본)=CBS노컷뉴스 김동욱 기자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www.nocut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쇼!이슈

마니아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