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금의환향 방탄소년단+6만 아미…'불타오른' 고척돔

"BTS! BTS!". 세계적인 그룹으로 성장한 방탄소년단(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이 팬클럽 '아미'와 함께 고척돔을 뜨겁게 불태웠다. 방탄소년단은 1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방탄소년단 라이브 트릴로지 에피소드 3 윙스 투어 : 더 파이널'을 개최했다.

지난 2월 서울에서 시작해 북남미, 동남아, 호주, 일본 등 19개 도시에서 이어진 '윙스 투어'의 대미를 장식하는 공연. 방탄소년단은 8일부터 이날까지 3일간 총 6만 관객을 동원하며 초절정의 인기를 과시했다.

방탄소년단이 최정상 인기 아이돌만 오를 수 있다는 국내 최대 규모 공연장 고척돔에서 단독 콘서트를 연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14년 소규모 공연장인 예스24라이브홀(구 악스홀)에서 출발해 2015년 핸드볼경기장을 거쳐 지난해 체조경기장에 입성한 방탄소년단은 지난 2월 '윙스 투어'의 출발선을 고척돔에서 끊으며 높아진 인기를 과시했다.

그 이후 10개월여가 흐른 현재, 방탄소년단은 전 세계적인 영향력을 지닌 팀으로 우뚝섰다. 이들은 지난 5월 빌보드뮤직어워드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 상을 받은 이후 글로벌한 행보에 가속도를 붙였다. 지난달에는 '아메리칸뮤직어워드'에서 K팝그룹 최초로 '퍼포머'로 초청받아 공연을 펼쳤으며, 이후 미국 CBS, NBC, ABC 등 유수 방송사의 메인 토크쇼에 연이어 출연했다.

또 이들이 지난 9월 발매한 앨범 '러브유어셀프 승 허'는 빌보드 메인앨범차트 '빌보드200'에 7위로 진입했으며, 지난달 공개한 '마이크 드롭'의 리믹스 버전은 빌보드 메인싱글차트 '핫100'에 28위로 진입했다. K팝 최초, 최고 기록을 연일 갈아치우고 있는 매서운 소년들이다.

그래서 인지, 이날 무대 중간 중간 멤버들이 내뱉은 한마디 한마디에서는 강한 자신감이 묻어났다. 방탄소년단은 고척돔을 가득 메운 '아미'에게 거듭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정상에서 느끼는 짜릿한 기분을 만끽했다.

"방탄소년단의 엄청난 성과에 대해 브리핑을 해보겠습니다. 앨범 판매량은 142만장을 돌파했고, 전 세계 많은 차트에서 어마어마한 성과를 거뒀습니다. 아직, 끝이 아닙니다. 'DNA'로 '아메리칸뮤직어워드'에서 엄청난 퍼포먼스를 보여줬죠. 우리가 누구? 방탄소년단입니다~" (제이홉)

"올해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이 아주 많이 일어났죠." (RM), "이게 다 여기 계시는 '아미' 여러분 덕분 아니겠습니까!" (지민), "'아미'와 방탄, 방탄과 '아미'. 올 한해 정말 열심히 달렸죠." (슈가), "소리 질러~! 여러 분이 지른 함성만큼, 올해 저희가 정말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진)

방탄소년단은 그간 받은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지난 4년 동안의 활동을 총망라한 다채로운 무대를 선보였다. 이들은 완전체, 유닛, 솔로를 오가며 무대 곳곳을 누볐다. 힙합을 베이스로 한 팀답게 공연 초반부에는 '마이크 드롭', '위아 불렛 프루프 파트 1,2', '힙합 성애자', '싸이퍼 메들리' 등 랩 실력을 뽐내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후에는 멤버 개개인의 역량을 드러내는 데 집중했다. 정국은 '비긴'을 선곡해 춤과 노래 실력을 동시에 뽐냈고, 지민은 '라이'를 부르며 유려한 춤선을 강조한 퍼포먼스를 선보여 이목을 집중시켰다.

또한 슈가는 '퍼스트 러브'를 선곡해 폭발력 있는 랩을, RM은 '리플렉션'으로 특유의 묵직한 랩을 선보였다. 뷔와 진은 각각 '스티그마'와 '어웨이크'를 선곡해 감미로운 목소리를 들려줬고, 제이홉은 '마마'를 선곡, 재기발랄하면서도 따뜻한 무대를 펼쳤다.

방탄소년단의 진가는 완전체 무대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이들은 '세이브 미', '아이 니드 유', 'DNA', '고민보다 Go', 'N.O', '노 모어 드림', '상남자', '데인져', '불타오르네', '런', '피 땀 눈물' 등을 역동적인 에너지가 느껴지는 '칼군무'와 함께 선보여 감탄을 자아냈다.

"우리가 다다른 곳은 무관심과 외면, 냉소의 사막이었다. 우리는 쓰러지고 부서지고 주저앉았지만, 포기하진 않았다…(중략). 가장 아름다운 날들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바다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사막을 건너야 한다. 또 다른 사막을 찾아 우리는 다시 걷는다. 함께 전진한다."

콘서트를 위해 만들어진 영상을 통해 흘러나온 리더 RM의 말이다. 방탄소년단이 걸어온 길, 앞으로 걸어갈 길을 의미하는 말이기도 했다. 대형 기획사 출신이 아니었던 방탄소년단은 데뷔 초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흙수저' 아이돌로 불리던 이들은 포기하지 않고 자신들만의 음악과 퍼포먼스를 갈고 닦았고, 데뷔 4년 만에 보란 듯이 전 세계에서 주목받는 팀으로 성장했다.

방탄소년단은 콘서트 말미 그간 걸어온 길을 돌아보며 끝내 눈시울을 붉혔다. 앵콜곡으로 '길'과 '본 싱어'를 부른 직후였다. 팬들은 '본 싱어'가 울려 퍼질 때, '우리 함께라면 사막도 바다가 돼'라는 슬로건을 들어 멤버들을 감동케 했다.

"'길'은 첫 콘서트를, '본 싱어'는 우리의 시작을 의미하는 'BTS 비긴스'를 대표하는 곡이라 의미가 깊다. 매순간이 하나하나 생생하게 기억에 남는다. 악스홀에서 시작해 체조경기장를 넘어 고척돔까지 왔다. 기분이 묘하다. 좋은 날이고 좋은 이야기만 해야 하는데. 꾹꾹 참았는데...(눈물)." (슈가)

"앞으로 분명히 아픔도 있을 거다. 시련도 있을 거다. 그러나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우리를 믿고 좋아해주고 있다는 걸 잘 알기에 아프지만 아프지 않고, 슬프지만 슬프지 않고, 두렵지만 두렵지 않을 것이라고 믿는다." (RM)

"부담감은 가지되 계속 해오던 대로, 들뜨지 않고 겸손하게 임하겠다". 콘서트 개최 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방탄소년단이 밝힌 각오다. "'빌보드200' 1위, '빌보드 핫10' 톱10에 오르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낸 이들이 향후 팬클럽 '아미'와 함께 또 얼마나 멋진 바다에 다다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