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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시혁 "방탄소년단 활약? 가슴에 태극기 박은 기분" (현장 일문일답①)

2017-12-10 16:28

방시혁 프로듀서(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방시혁 프로듀서(사진=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전 세계를 무대로 한 역동적 서사였다."

그룹 방탄소년단(RM, 진, 슈가, 제이홉, 지민, 뷔, 정국)의 최근 활약을 지켜 본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방시혁 대표 프로듀서의 말이다.

방시혁 프로듀서는 10일 오후 2시 30분, 서울 고척스카이돔 내 로얄다이아몬드클럽 라운지에서 열린 '방탄소년단 라이브 트릴로지 에피소드 3 윙스 투어 더 파이널' 기자 간담회에 참석해 취재진과 만나 방탄소년단의 과거, 현재,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날 방시혁 프로듀서는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의 수상은 글로벌 열기를 확인하게 한 계기였다. 아메리칸뮤직어워드 무대는 한국에서 만든 음악으로 팝의 본고장에서 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미국 청년들의 열광적인 반응은 현지 언론의 열성적인 스포트라이트를 이끌어냈다"고 운을 뗐다.

이어 "많은 분이 방탄소년단의 성공비결을 묻는다. 성공을 이야기하기엔 아직 이르고 간결하게 설명하기도 어렵다. 음악의 진정성과 대중음악이 전달할 수 있는 격려와 위로의 힘을 믿었기에 오늘의 결과를 냈다고 본다. 진솔한 이야기를 음악을 통해 들려줬고 전 세계 동세대와 공감하고 성장통을 겪으면서 단단하게 성장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언어적 장벽을 넘어 보편타당한 메시지와 좋은 콘텐츠의 힘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무한한 잠재력을 목격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앞으로 K팝이 고유한 장르, 늘 새롭게 진화하는 장르로 전 세계에서 인정받았으면 한다"고 소망했다.

■ 다음은 기자간담회 일문일답.

방시혁 "방탄소년단 활약? 가슴에 태극기 박은 기분" (현장 일문일답①)
▶ 방탄소년단의 활약을 현지에서 바라보며 느낀 바는.
가슴에 태극기를 자수로 박은 느낌이었다. 소명의식을 느끼고 해야겠다, 그렇지 않으면 역사의 죄인이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 방탄소년단은 처음부터 해외시장을 공략한 팀이 아니다.
해외시장을 의식적으로 공략한 바는 전혀 없다. 여러 요인이 방탄소년단의 현재를 만들었다.

결국, 처음 방탄소년단을 만들 때 중점을 둔 건 K팝 고유의 가치를 지키겠다는 것이었다. K팝이라고 불리는 음악은 90년대 중반에 만들어졌다. 비주얼적으로 아름답고 음악이 총체적 패키지로 기능하고 무대에서 퍼포먼스가 멋진 음악이 K팝인데, 이 부분은 꼭 지키겠다고 생각했다.

여기에 BTS만의 가치를 더하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힙합으로 대변되는 흑인 음악 베이스 음악을 하고자 했다. 멤버들이 좋아하는 음악을 하겠다는 생각이었고, 진정성을 지키겠다는 생각이었기 때문이다.

매우 우연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두 가지가 의외로 서구시장에서는 진입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한 것 같다. K팝은 생소하지만 힙합, 블랙뮤직은 그들에게 낯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본다.

▶ 방탄소년단의 주가가 올랐다고 느낀 순간은.
유기적이고 다양한 요소가 움직인 부분이 있었다. 지금도 놀라운 일이 계속 생기고 있다. 저보다 팬들이나 나중에 분석해주신 분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쩔어'라는 곡이 리액션 전문 유튜버들에게 반응을 일으킨 게 그간 쌓인 팬덤이 결집하고 '영업'을 본격적으로 나서게 된 계기가 된 것 같다. 이후 '불타 오르네', '피 땀 눈물' 등을 통해 범대중성을 확보했다고 생각한다. 그 뒤 '빌보드뮤직어워드', '아메리칸뮤직어워드' 등 미국 언론의 주목이 합쳐져 오늘의 방탄소년단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 중소기획사 출신 그룹의 성공이라는 점에서 더 주목받고 있다.
아직 노력해야할 점이 많다. 과거 음반 기획사들이 K팝을 해외에서 산업으로 기능하게 만들어준 것처럼, 저도 미국에서 소기의 성과를 내고 있는 부분을 산업모델로 잘 만들어서 서구 시장에 진출하고자 하는 기획사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다.

▶ 가장 많은 성장을 보인 멤버는 누구라고 생각하나.
연습생 시절부터 팀으로서 성장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가를 강조했다. 방탄소년단은 누군가를 중심으로 만들어지지는 않았다. 변화와 성장을 논할 때 특정 멤버를 거론하기 어렵다. 기본적인 콘셉트 자체가 성장인 팀이다. 7명 모두 놀라운 만큼 성장을 이뤄냈고, 저를 감동시켰다.

▶ 방탄소년단의 세계관, 어떤 부분에 중점을 두고 가고 있나.
세계관이 있느냐 없느냐, 무엇을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느냐를 얘기하는 것이 최선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방탄소년단의 음악을 듣고 콘텐츠를 즐기는 분들이 속이 시원해지는 측면이 있겠지만, 해석은 듣고 봐주시는 팬분들 마음에 있는 게 아닌가 싶다.

▶ 방탄소년단의 '소년'이라는 정체성을 어떻게 가져갈 예정인가.
멤버 중 슈가가 '어른이 되고 싶지 않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어른이 되더라도 꿈을 잃지 않고 계속 전진한다면, 어른이 아니라 소년'이라는 의미였다. 그 말이 방탄소년단을 가장 짧게 표현하는 말이 아닌가 싶다. '화양연화' 프로젝트를 기획할 때도 저에게 많은 영향을 준 말 중 하나다.

▶ 향후 방탄소년단의 해외 활동 플랜이 궁금하다.
미국 시장을 타겟으로 해 영어로 된 노래를 발표하는 것은 저희가 추구하는 바가 아니다. K팝 가수 모두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미국에 진출해 미국 가수가 되자는 것은 K팝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건 미국 시장에 아시안 가수가 데뷔하는 것이다.

저희를 사랑해주시는 팬들이 좋아하는 부분을 열심히 하면, 그 다음 길은 팬들이 열어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열심히 해야 하는 것은, 미국의 좋은 파트너를 만나고, 미국 시장 안에서 현재의 K팝 가수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를 열심히 알아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 향후 방탄소년단이 추구할 음악적 방향성은.
여전히 블랙뮤직을 베이스로 하고 있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 전 세계적으로 장르의 경계가 무너지고 있다. 그런 부분을 빠르게 수용하고, 방탄스럽게 녹아서 나오도록 노력하려고 한다.

CBS노컷뉴스 김현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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