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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괴물 오타니, LA 에인절스의 우승 확률을 바꿨다

LA 에인절스, '일본의 베이브 루스' 오타니 영입전에서 깜짝 승

2017-12-09 10:43

오타니 쇼헤이 (사진=플리커 캡처)
오타니 쇼헤이 (사진=플리커 캡처)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에 따르면 LA 에인절스의 2018시즌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우승 확률은 50대1이었다. 1만원을 베팅하면 적중시 50만원을 돌려받는다는 뜻이다. 배당률이 굉장히 높다. 이는 에인절스의 우승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일본의 베이브 루스'로 불리는 오타니 쇼헤이가 장고 끝에 LA 에인절스와 계약을 체결하기로 결정했다. 에이전시의 발표와 미국 현지 언론의 보도로 알려진 오타니의 계약 소식은 에인절스의 2018시즌 우승 확률을 바꿔놓았다. 배당률이 30대1로 낮아졌다.

메이저리그 경험이 전혀 없는 선수와의 계약치고는 영향력이 상당하다. 메이저리그가 바라보는 오타니 쇼헤이의 잠재력이 그만큼 크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오타니 쇼헤이는 일본프로야구 무대에서 투수와 타자를 함께 소화했다. 투타 겸업을 계속할 수 있는 메이저리그 구단을 찾았다. 오타니는 투타 겸업을 희망하는 자신을 어떻게 기용할 것인지 구체적인 답변을 요구했다. 그의 결정은 에인절스였다.

에인절스와의 계약은 예상밖이었다. 뉴욕 양키스, LA 다저스, 텍사스 레인저스, 시애틀 매리너스 등 수많은 구단이 달려들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오타니는 구단의 명성과 프렌차이즈의 규모와 가치 등을 따지지 않았다. 오타니의 에이전트는 "LA 에인절스와 강한 유대감을 느꼈다. 에인절스는 오타니가 메이저리그에서 자신의 꿈을 이루는데 최선의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돈을 좇지 않았다. 오타니 쇼헤이는 25세 미만 해외 유망주로 분류돼 메이저리그 노사 협약에 따라 정해진 금액 안에서 계약이 가능하다.

LA 에인절스는 미일 야구 협정에 따라 오타니 쇼헤이의 원 소속구단인 니혼햄 파이터스에 2천만달러의 포스팅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에인절스가 오타니에게 줄 수 있는 사이닝 보너스 금액은 231만 달러에 불과하다.

만약 오타니 쇼헤이가 2년 뒤 미국 진출을 추진했다면 2억 달러 수준의 천문학적인 계약을 맺을 수 있지만 그는 돈 대신 꿈을 선택했다. 하루라도 빨리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고 싶어했다. 오타니는 첫 3시즌동안 연봉을 '최저 임금' 수준으로 받아야 한다.

오른손으로 공을 던지는 오타니 쇼헤이는 LA 에인절스의 에이스 개럿 리차즈 등과 함께 선발 로테이션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등판 전날과 다음날을 제외한 날에는 지명타자로 방망이를 잡게 될 것이다.

시속 160km 내외의 강속구를 뿌리는 오타니 쇼헤이는 올해 니혼햄에서 140이닝을 소화해 10승4패 평균자책점 1.86, 탈삼진 174개를 기록했다. 오타니의 구위와 다양한 변화구, 특히 제구력은 당장 메이저리그에서 통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LA 에인절스의 간판 마이크 트라웃이 오타니 쇼헤이의 영입 소식을 접하고 깜짝 놀란 형상의 그림 문자를 올려 눈길을 끌었다 (사진=트위터 캡처)
LA 에인절스의 간판 마이크 트라웃이 오타니 쇼헤이의 영입 소식을 접하고 깜짝 놀란 형상의 그림 문자를 올려 눈길을 끌었다 (사진=트위터 캡처)


왼손타자로 나서는 타석에서는 타율 0.322, 22홈런, 출루율 0.416, 장타율 0.588을 기록했다. 주로 지명타자로 뛰었다.

ESPN에 따르면 LA 에인절스의 올해 좌타자의 합산 장타율은 0.378로 리그 최하위였다. 에인절스가 오타니 쇼헤이 영입에 한껏 고무된 이유 중 하나다. 파워를 갖춘 오타니 쇼헤이가 메이저리그에 빨리 적응한다면 에인절스의 약점 중 하나를 보강해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LA 에인절스에는 통산 두 차례 아메리칸리그 MVP에 등극한 현역 최고의 타자 마이크 트라웃이 있다. 통산 타율 0.306, OPS 0.976, 201홈런, 569타점, 165도루를 기록하고 있는 트라웃의 나이는 만 25세. 내년부터 1루를 더 자주 소화하기 위해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는 베테랑 알버트 푸홀스, 오른손 거포 저스틴 업튼이 타선에 버티고 있다. 여기에 오타니 쇼헤이가 가세해 좌우 밸런스 향상에 기여한다면 에인절스의 타선은 보다 더 효율적이고 강력해질 것이다.

오타니 쇼헤이의 영입 소식을 접한 트라웃은 자신의 트위터에 깜짝 놀랐다는 의미의 이모지(그림 문자)를 올렸다. 예상하지 못했고 그래서 더 기쁘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업튼은 "지금 너무 신난다"는 글을 올렸고 다른 에인절스 선수들도 SNS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CBS노컷뉴스 박세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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