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길’ 잃은 해외파, K리그에 답이 있다

2017-12-05 10:46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클럽 도르트문트에서 치열한 생존경쟁을 하던 박주호는 끝내 계약 만료를 6개월여 앞두고 팀을 떠났다.(사진=보루시아 도르트문트 공식 트위터 갈무리)
독일 분데스리가 명문클럽 도르트문트에서 치열한 생존경쟁을 하던 박주호는 끝내 계약 만료를 6개월여 앞두고 팀을 떠났다.(사진=보루시아 도르트문트 공식 트위터 갈무리)
결국 시즌 중 방출이다. 박주호의 K리그 이적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독일 분데스리가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는 5일(한국시각)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소속 수비수 박주호와 결별 소식을 전했다.

독일 분데스리가 마인츠 소속으로 맹활약하던 박주호는 2015년 8월 뜨거웠던 영입전에서 스승인 토마스 투헬 감독을 따라 도르트문트로 이적했다. 계약기간은 2018년 여름까지 3년.

이적 초반만 해도 왼쪽 측면수비수와 중앙 미드필더를 두루 활용하는 장점을 앞세워 분위기가 좋았다. 하지만 도르트문트는 리그 우승은 물론, 유럽 클럽대항전도 노리는 강팀이었고, 당연히 치열한 경쟁은 피할 수 없었다. 더욱이 투헬 감독의 경질로 박주호의 입지는 더욱 줄어들었다.

박주호는 새로운 감독의 부임에도 올 시즌 단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새롭게 부임한 감독이 박주호의 존재도 알지 못한다는 해프닝도 불거졌을 정도로 존재감이 미미한 선수로 전락했다. 결국 박주호는 2년 반 동안 13경기 출전이라는 아픔을 남기고 도르트문트와 결별했다.

이청용은 선수 생명의 위기였던 큰 부상 이후 약 6년이 지난 지금도 부상 전의 경기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박종민기자
이청용은 선수 생명의 위기였던 큰 부상 이후 약 6년이 지난 지금도 부상 전의 경기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박종민기자
◇ 박주호도, 이청용도 기회는 더 있다

계약기간이 6개월밖에 남지 않은 만큼 도르트문트와 박주호는 서로가 만족할 합리적인 선택을 했다. 박주호는 지난 시즌에도 K리그 클래식의 높은 관심을 받았다. 특히 수도권 연고의 한 팀과는 입단 직전까지 갔지만 높은 몸값을 부담스러워한 최고위층의 반대로 K리그 데뷔가 무산되기도 했다.

비록 도르트문트에서는 출장 기회가 많지 않았지만 박주호는 여전히 매력적인 옵션이다. 멀티 포지션에 프로 데뷔를 했던 일본은 물론, 스위스와 독일 등 유럽무대에서도 분명히 통했던 자원이라는 점이 여러 팀을 군침 돌게 할 부분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크리스털 팰리스에서 활약하는 이청용도 비슷한 경우다. 볼턴 원더러스에서 촉망받는 윙어로 활약했지만 2011년 7월 새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정강이뼈가 복합골절돼 사실상 한 시즌을 재활에만 매진했다. 이후 이청용은 꾸준한 하락세에 그치고 있다.

이청용은 측면 공격수로 주로 활약했지만 부진 탈출을 위해 다양한 포지션 변화도 시도했다. 소속팀에서는 측면 공격수뿐 아니라 중앙으로 이동해 최전방 공격수나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서기도 했고, 최근 대표팀에서는 윙백까지 소화했다. 하지만 여전히 소속팀에서는 기회가 없다.

2018 러시아월드컵을 앞둔 신태용 감독과 한국 축구에 이들의 부진은 분명 골칫거리다. 나이로만 보면 한창 전성기를 구가해야 할 이들이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해 기량 발전이 아닌 퇴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대표팀 전력도 기대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김보경(왼쪽)과 김진수는 유럽리그에서 활약하다 K리그로 돌아와 재기한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김보경은 전북에서 1년 반 활약한 뒤 다시 일본 J리그로 진출했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김보경(왼쪽)과 김진수는 유럽리그에서 활약하다 K리그로 돌아와 재기한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김보경은 전북에서 1년 반 활약한 뒤 다시 일본 J리그로 진출했다.(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해외파의 복귀, 실패 아닌 재도전의 기회

박주호와 이청용이 대표적이나 이들 외에도 많은 선수가 해외리그에서 힘겨운 생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과연 이들의 다음 목적지는 어디가 될까. 여전히 유럽 등 해외 리그에서 러브콜을 받을 수 있다면 최상의 조건이겠지만 현실적으로는 K리그 복귀가 재도약의 발판이 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김보경(가시와 레이솔)과 김진수(전북 현대)다. 이들 모두 소속팀의 입지가 흔들려 K리그로 복귀했고, 결국 대표팀까지 복귀한 일종의 성공 사례다.

중앙과 측면을 모두 소화하는 미드필더 김보경은 일본 J리그에서 뛰다 잉글랜드 카디프 시티의 러브콜에 유럽무대로 진출했다. 이후 위건 애슬레틱을 거쳐 아시아 무대로 복귀했다. 유럽리그의 러브콜이 있었지만 김보경은 좋은 기억이 있는 J리그를 거쳐 2016년 전북과 2년 계약했다.

전북 소속으로 김보경은 멋지게 부활했다. 전북을 아시아 챔피언으로 이끌었고, 자신은 대표팀에 복귀했다. 그리고는 지난 6월 다시 일본 J리그의 러브콜에 해외리그 도전을 다시 시작했다.

왼쪽 측면 수비수 김진수도 마찬가지다. J리그에서 독일 분데스리가 호펜하임으로 이적해 주전까지 꿰찼던 김진수지만 감독 교체 이후 후보선수로 전락한 끝에 전북 이적을 선택했다.

아직 20대 중반의 김진수라는 점에서 전북 복귀는 확실한 재도전의 기회였다. 김진수는 호펜하임 시절 경기 출전이 적어 대표팀에서도 밀려났던 아픔과 달리 전북에서는 확실한 주전 자리를 꿰찬 덕에 대표팀에 복귀해서도 꾸준히 기회를 얻어 2018 러시아월드컵 출전을 눈앞에 뒀다.

박주호와 이청용은 아직 도전하기에 충분한 나이다. 그들이 보여줬던 기량은 분명 아시아 최고 수준이었다. 이번 겨울이 박주호와 이청용을 비롯한 ‘길’ 잃은 해외파에게는 분명 최고의 기회가 될 수 있다.

CBS노컷뉴스 오해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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