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강민호는 삼성의 우승을 말하지 않았다

2017-12-01 13:00

'이젠 삼성의 강민호' 11월30일 공식 입단식을 치른 삼성 포수 강민호가 새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로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대구=삼성)
'이젠 삼성의 강민호' 11월30일 공식 입단식을 치른 삼성 포수 강민호가 새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로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대구=삼성)
11월의 마지막 날 공식 입단식을 갖고 삼성맨으로서 본격적인 새 출발을 알린 포수 강민호(32). 이날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입단식에서 강민호는 롯데를 떠나 삼성에 새로 둥지를 튼 소감과 각오를 밝혔다.

강민호에 대한 삼성의 기대는 크다. 이날 강민호가 밝힌 것처럼 홍준학 삼성 단장이 "(롯데를 떠나달라는 게) 죄송하다"면서도 "삼성에 꼭 와달라"고 간절하게 원했던 선수다. 두 번째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강민호에게 4년 80억 원의 거액을 안긴 삼성이다.

그런 만큼 강민호도 이날 다부진 목표를 밝혔다. 4년 계약 기간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다면? 보통 이런 질문에 선수들은 우승이나 가을야구 등을 언급하기 마련이다. 각 팀이 가장 바라는 목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강민호는 이날 우승이나 포스트시즌이라는 단어를 단 한번도 꺼내지 않았다. 대신 '제국의 재건'으로 요약될 만한 포부를 밝혔다.

취재진의 질문에 강민호는 "삼성에는 젊은 친구들이 많이 있다"면서 "내가 원하는 게 있다면 공격보다 젊은 투수들의 리드가 첫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삼성이 강민호를 영입한 배경으로 설명했던 부분이다. 올해 팀 평균자책점(ERA) 최하위(5.88)에 머문 삼성의 마운드에 풍부한 경험을 입혀 재건해 달라는 주문이다.

'이 아이가 취학할 때면 삼성은 강팀이 될까?' 삼성 강민호가 11월30일 공식 입단식 뒤 사인회에서 팬들에게 사인을 해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대구=삼성)
'이 아이가 취학할 때면 삼성은 강팀이 될까?' 삼성 강민호가 11월30일 공식 입단식 뒤 사인회에서 팬들에게 사인을 해준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대구=삼성)
이어 강민호는 "개인적으로 마무리 장필준의 세이브왕을 만들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올해 삼성의 뒷문을 책임진 장필준은 56경기 4승8패 21세이브 3홀드 ERA 4.68을 기록해 구원 5위에 올랐다. 특히 지난달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 2017' 대표로도 출전해 인상적인 투구를 펼쳤다.

물론 장필준이 구원왕에 오른다는 것은 삼성의 성적이 그만큼 좋아야 가능하다. 그런 점을 강민호가 에둘러 표현했을 수 있다.

하지만 삼성은 강민호를 영입했어도 엄밀히 따져 내년 가을야구가 불투명하다. 한때 2010년대 최강팀으로 군림했지만 이제는 전력이 약해져 있다. 박석민(NC), 최형우(KIA), 차우찬(LG) 등 핵심들이 빠진 데다 이승엽마저 은퇴한 상황이다. 최근 2년 동안 신생팀 kt에 겨우 앞선 9위였던 삼성이다.

때문에 삼성의 최근 기조도 리빌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손아섭, 민병헌(이상 롯데), 김현수 등 대형 FA 외야수 대신 강민호를 영입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강민호의 가세로 장필준을 비롯해 심창민, 최충연 등 젊은 투수들의 성장을 통해 수년 뒤를 내다보는 삼성이다. 강민호가 입단 회견에서 우승, 가을야구 등을 쉽게 언급하지 않은 이유다.

다만 강민호는 "두 번이나 FA 계약을 했다"는 말에 "롯데 팬들 덕에 사랑을 받았다"면서도 "좀 더 열심히 하고 몸 관리를 해서 (FA를) 3번 하겠다"고 기염을 토했다. 만약 강민호가 삼성에서 부여받은 임무를 완수한다면, 그리고 또 3번째 FA도 삼성에 남는다면 그때 회견에서는 아마도 우승이나 가을야구를 자신있게 언급할 수 있을 것이다.

대구=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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