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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0%대 추락…'YG판 프듀' 믹스나인, 무엇이 문제일까

2017-11-29 12:46

(사진='믹스나인' 사전 예고 영상 캡처)
(사진='믹스나인' 사전 예고 영상 캡처)
'YG판 프로듀스101'으로 불린 JTBC 서바이벌 프로그램 '믹스나인'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급기야 시청률은 0%대로 추락했다.

'믹스나인'은 YG엔터테인먼트 양현석 대표 프로듀서가 직접 전국의 기획사를 찾아가 새로운 스타를 발굴한다는 콘셉트의 서바이벌 프로그램이다.

연출은 엠넷 재직 시절 '쇼미더머니', '프로듀스101' 등의 성공을 이끈 바 있는 YG 소속 한동철 PD가 맡았다.

'믹스나인'은 스타 PD를 대거 영입한 YG가 제작한 예능이라는 점, 빅뱅, 2NE1 등 인기 아이돌을 제작한 양현석 프로듀서가 전면에 나선다는 점, 화제성 높은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데 일가견이 있는 한동철 PD의 신작이라는 점 등에서 방송 전부터 업계 안팎의 관심을 모았다.

첫 방송 시청률은 1.9%(이하 닐슨코리아 유료방송가구 기준)였다. 이후 시청률은 1%대에 머물렀는데 2회가 1.5%, 3회가 1.7%, 4회가 1.3%를 기록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 26일 방송된 5회는 0.9%의 시청률을 보였다. 0%대까지 추락한 굴욕적인 성적표, '믹스나인'은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는 분위기다.

◇ '프로듀스101' 답습 "식상해"

'프로듀스101' 세트장이 아니다. (사진='믹스나인' 방송화면 캡처)
'프로듀스101' 세트장이 아니다. (사진='믹스나인' 방송화면 캡처)
'믹스나인'은 '프로듀스101(이하 '프듀')'과 매우 유사하다. 프로젝트 그룹으로 활동할 멤버를 선발한다는 기본 뼈대는 물론이고, 미션 진행 과정을 담는 방식과 순위 발표식 등의 구성이 '판박이' 수준이다.

애초 '프듀' 시즌1을 이끈 한동철 PD의 신작이니 그럴 법도 하다.

한동철 PD는 방송 전 기자간담회에서 "'믹스나인'은 '프로듀스101' 시즌1 기획 단계에서 구상한 프로그램"이라며 "애초 시즌1은 여자 버전, 시즌2는 남자 버전, 시즌3는 남녀가 함께하는 버전으로 제작하려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직을 하게 되어 제작은 CJ E&M이 아닌 YG에서 하고 방송은 JTBC에서 하게 됐다"고 했다.

그렇다고 해도, '믹스나인'은 엄연히 다른 프로그램이다. 다시 말해 '프듀' 시즌3가 아니다.

지나친 '프듀' 답습에 시청자들은 기시감과 지루함을 느끼고 있다. 0%대까지 추락한 시청률이 이를 말해주는 지표다.

또한 쉴 틈 없이 이어지는 미션과 수시로 바뀌는 평가 등급, 그리고 연습생들 간의 과도한 경쟁을 부추기는 진행 방식은 시청자들에게 피로감을 주고 있다.

'프듀' 당시 제기된 바 있는 분량 편차 문제는 여전하다.

◇ 몰입도 떨어지는 남-녀 경쟁 구도

(사진=JTBC 제공)
(사진=JTBC 제공)
(사진=JTBC 제공)
(사진=JTBC 제공)
'프듀' 시즌1은 여자 그룹, 시즌2는 남자 그룹을 선발하는 프로그램이었다. 이에 '믹스나인'은 남녀 모두를 대상으로 한 서바이벌이라는 점을 차별점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저조한 시청률을 거두고 있다는 점에서 봤을 때 그 차별점이 강점이 되진 못한 듯 보인다.

남녀 모두를 대상으로 한 서바이벌이라는 점은 오히려 프로그램의 몰입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이기도 하다.

남자 참가자들의 경쟁 구도가 한창 이어지다가 갑작스럽게 여자 참자들의 이야기 나오는 교차 편집은 시청자들의 집중력을 분산시키고 있다.

◇ 지나친 YG色 "거부감 들어"

'믹스나인'은 YG 양현석 프로듀서가 전면에 나선 프로그램이자 YG 소속 PD가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그렇다고 해도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YG 색(色)'이 강하다는 점은 거부감을 들게 한다. YG 신인 아이돌을 뽑는 기획사 내부 서바이벌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획사 투어' 때부터 우려되었던 부분이다. 각 기획사 대표들의 '애제자'임에도 양현석의 취향을 '저격'하지 못하면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했다.

심사위원 자리는 YG 소속 가수들이 독점했다.

현재까지 2NE1 출신 CL, 빅뱅 태양과 승리, 자이언티, 위너 송민호, 블랙핑크 지수 등이 심사위원 자리에 앉았는데 이들은 모두 YG 소속이다.

이 중 블랙핑크 제니는 이제 겨우 햇수로 데뷔 2년차로, 정규 앨범 한 장 발매한 적이 없는 신인 가수. 그가 과연 심사위원 자격이 있을까. 시청자들의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지점이다.

심지어 '포지션 배틀' 미션곡마저 YG 소속 가수들의 노래로 도배가 되다시피 했다. 2NE1의 '아파', 에픽하이의 '본 헤이터(Born Hater)', 블랙핑크의 '붐바야'가 각각 보컬, 랩, 퍼포먼스 미션곡에 이름을 올렸다.

◇ 부메랑 되어 돌아온 양현석의 '독설'

(사진='믹스나인' 방송화면 캡처)
(사진='믹스나인' 방송화면 캡처)
이처럼 YG색이 강한 프로그램인데, 양현석 프로듀서를 향한 시청자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는 점에서 '믹스나인'은 더욱 불안해 보인다.

수위조절에 실패한 '독설'이 문제가 됐다. 양현석 프로듀서는 20대 후반인 참가자에게 "아이돌 하기엔 은퇴할 나이 같다", "이 나이 동안 뭘 한 거냐", "되는 일은 없는데 하는 일은 많다" 등의 발언을 해 시청자들의 지적을 받았다.

이를 편집하지 않고 그대로 내보낸 제작진 역시 비난을 피하긴 어려웠다.

이후 '믹스나인'을 향한 여론은 싸늘해졌고 시청률은 제자리걸음을 하다 하락세를 보이는 중이다.

이와 관련 양현석 프로듀서는 5화에서 관객들을 향해 "제가 요즘 욕을 많이 먹고 있다. 좋은 리플 좀 달아달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미 물은 엎질러졌다. 좋지 않은 반응을 의식한 듯 양현석 프로듀서 특유의 날카로운 심사평은 무뎌졌고, 동시에 '믹스나인'의 재미는 줄었다.

한편 '믹스나인'을 통해 선발된 최종 9인은 내년 4월 데뷔할 예정이다.

CBS노컷뉴스 김현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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