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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나라가 털어놓은 연기 고민 "저에게까지 순서 와서 감사"

[노컷 인터뷰] '고백부부' 마진주 역 배우 장나라 ②

2017-11-27 01:15

지난 18일 종영한 KBS2 예능드라마 '고백부부'에서 마진주 역을 맡은 배우 장나라 (사진=라원문화 제공)
지난 18일 종영한 KBS2 예능드라마 '고백부부'에서 마진주 역을 맡은 배우 장나라 (사진=라원문화 제공)
데뷔 초 '뉴 논스톱'에서 얼굴을 알린 장나라는 '명랑소녀 성공기'에서 대박을 냈다. 이후 '내 사랑 팥쥐', '웨딩', '동안미녀', '학교 2013', '운명처럼 널 사랑해', '미스터 백', '너를 기억해', '한번 더 해피엔딩'과 이번 '고백부부'까지 그의 출연작은 시청자에게 회자되는 것들이 많았다. 드라마 보는 안목만 뛰어난 것은 아니었다. 어색하거나 작위적인 연기로 비판받은 적도 없다시피 했다.

하지만 장나라는 자기 자신에 냉정한 평가를 내리는 사람이었다. 연기력 호평과 화제성 모두를 잡은 '고백부부'를 성공적으로 마치고도 다른 이들의 도움을 먼저 언급했고, 배우로서 가졌던 최소한의 자신감이 무너지는 일이 있었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지난 22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의 한 카페에서 장나라의 '고백부부' 종영 기념 라운드 인터뷰가 열렸다. 연기에 대해 "날이 갈수록 더 불안해진다"면서도 이번 작품에선 "동그란 마음을 내놨는데 시청자들이 동그랗게 받아주신 것 같아 너무 감사했다"는 장나라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일문일답 이어서.

(노컷 인터뷰 ① 장나라의 '고백부부' 선택 이유 "대본+김미경 선생님")

▶ '고백부부'로 좋은 연기를 선보였다는 평이 많았다. 호평에는 이제 익숙하지 않나.

네? (웃음) 그럴리가요. 작가님이 따뜻한 이야기를 해서 꼭 따뜻함을 전달하겠다는 굉장히 아름다운 마음을 갖고 쓰신 작품이었다. 그 의도가 확실히 전달돼서 연기도 좋아보였던 것 같다.

▶ 연기할 때 대본에 충실한 편인가.

저는 대본에 충실한 편이다. 애드립도 작은 것밖에 안 한다. 만약 특별출연을 한다거나 극 전체 흐름에 영향 안 준다면 상관없는데, 분명히 큰 줄기가 드라마 안에 있는데 (애드립을 해서) 제가 그걸 자꾸 꺾거나 흐트러지지 않나. 그래서 특별출연 많이 해 보고 싶다. 답답할 때도 있다. 막 던지는 연기도 해 보고 싶은데 하고 싶어도 자제하게 된다, 큰 내용을 건드릴까봐.

▶ 평소에 네티즌 댓글 등 반응을 보는지 궁금하다.

리플을 잘 못 본다. 담이 크지 못해서. 감독님이 실시간에 올라오는 포털 댓글창을 보라고 가르쳐주셔서 봤는데 되게 뿌듯했다. 제일 뿌듯할 때가 (제가 연기로) 전달하고 싶은 걸 (시청자에게) 던졌는데 전달받았을 때다. 그때가 되게 기쁜 것 같다. 인간관계에서도 그걸 되게 중요하게 생각한다. 어떤 마음을 내놨을 때 그대로 마음을 받아줬으면 좋겠다 하면서. 이번 드라마에 대한 반응도 그렇다. 정말 동그란 마음을 내놨는데 동그랗게 받아주신 것 같아서 너무 감사했다.

▶ 연기를 한 지 꽤 오랜 시간이 흘렀는데도 연기할 때 여전히 불안한가.

날이 갈수록 더 불안해진다. 조금씩밖에 모르는데 점점 더 어렵다는 건 계속 알게 된다. 뭔가 알아 가면 알아갈수록 나도 모르게 본능적으로 편안한 표현을 하려고 한다. '그러면 식상해질 게 빤한데 앞으로 어떻게 하지' 싶고. 대본 리딩할 때 해마다 더 힘들어진다. 그때 처음으로 제 연기 보여주는 건데 첫 대사를 뱉기까지 너무 힘들다. 잠도 잘 못 자고. 보름 전부터 난리가 나는 것 같다. 먹는 것도 잘 못 먹고. 첫 마디만 꺼내면 괜찮은데 그렇게 하기까지 너무 힘들다. 같이 하는 사람들에게도 확신을 줘야 되잖아요. 제가 이렇게 연기할 예정이라고.

(사진='고백부부' 캡처)
(사진='고백부부' 캡처)
▶ 완벽주의 성향이 있는 것 같다.

허술한 완벽주의자다. 인간은 허술한데 완벽하고 싶은. (웃음) 책임감이 되게 많이 생길 수밖에 없는 것 같다. 넓게 생각했을 때는 저를 위해 돈을 지불하시는 분이 있으니 제가 그 돈값을 반드시 해야 되잖아요. 저는 아마추어가 아니라 프로니까. 기껏 저를 캐스팅했다가 제가 어설프게 하면 캐스팅한 분들도 되게 입장이 난감해지는 거고. 제가 못해서 이 드라마를 망치면 저랑 같이 하는 사람들 필모그래피에 영향을 미치는 것들이 너무… 되게 책임감과 부담감이 생긴 거 같다.

처음엔 저밖에 안 보였는데 고개 들어서 보니까 점점 더 많은 게 보이고 제가 뭔가를 하기 위해서 너무 많은 사람들이 움직이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중국 갔다 오면서, 늦게 깨달았다. 한 2006~2007년. (그땐) 저밖에 몰랐다. 제가 되게 개인적인 성향이라 '내가 할 것만 잘하면 나머지는 하면 되지. 내 몫은 내가 하면 돼'라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더라.

중국에서는 더 많은 제작진이 모여 있으니까 보이기 시작하더라. 나 때문에 모든 일이 일어난다는 걸. 하다못해 중국에서는 촬영을 몇 시간만 늦게 해도 집에 가는 날이 바뀌는 거다. 모든 것들이 보이게 되다 보니 엄청난 책임감을 가지게 됐다.

▶ "열심히 하면 된다", "열심히 해야겠다"는 답이 많았다.

그렇게 하다가 무너진 것이다. '열심히 해도 완전히 못할 때가 있어', '웬만하게도 못할 수 있어'라는 걸 2014년 이후에 알았다. (웃음) 갑자기 되게 슬퍼지네.

▶ 작품을 꾸준히 찍고는 있지만 다작하는 편은 아니다.

(1년에) 두 개도 하고 싶고, 방영하는 방식이 다르다면 세 개도 하고 싶은데 이제 제가 지쳤어요. 한, 2년 좀 넘게 지쳤구나. 저 혼자 많이 다운이 돼서. 작품이 잘 안 돼서 다운됐다기보다는 제가 그 안에서 어떻게 발버둥을 해도 만족스럽게 연기를 할 수 없는 때가 되니까.

제가 가진 최소한의 자신감이 뭐였냐면 미친 듯이 열심히만 하면 어느 선의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 그게 유일한 자신감이자 저를 움직이는 엄청난 힘이었다. 그런데 한두 해 연기를 하다가 나 혼자서 발버둥 쳐도 (원하는 만큼) 되는 게 아니라는 것, 꼭 어느 선까지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아는 순간 모든 게 없어지는 거다.

'돈꽃' 김희원 감독이 저한테 단호하게 말했다. 쉬라고. 단막극까지 세 작품을 같이 했는데 나를 보더니 다 쓴 거 같으니까 이제 좀 쉬라고 하더라. 더 이상 꺼낼 게 없어 긁어서 뭔가를 하는 것밖에 없었다. 그때부터 무조건 1년을 쉬어야겠다 싶었고, 1년 8개월을 쉬었다.

쉰 건 정말 좋은 일이었던 거 같다. (쉬라는 데는) 분명히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 (김 감독도) 꼭 저를 위한 시간을 보내라고 했다. 제가 하고 싶은 것만 하고 있었다. 보고 싶은 만화책 보고 뒹굴뒹굴 구르고 제가 가고 싶은 데만 가고 먹고 싶은 것만 먹고 1년을 알차게 놀았더니 좀 편안했다. (김 감독이) 존중할 만한 의견을 항상 내는 중요한 친구다. 제가 정말 좋은 친구를 뒀기 때문에 가능했던 거 같다.

▶ 쉬고 나니까 좀 나아졌나.

연기 시작하니 다시 초조해지기 시작했으나 세상 좋은 사람들이랑 일을 하게 됐다. 제가 연기한 마진주라는 캐릭터는 반은 저, 감독님, 작가님이 만들었고 나머지 반은 같이 연기한 저희 친구들이 만든 거라고 봐야 된다. 왜냐하면 저 혼자 버둥거려서 할 수 있는 한계점은 분명히 있었거든요. 이 친구들이 정말로 저를 친구로 봐주고 부인으로, 첫사랑으로 봐주는 시선이 있었기 때문에 얘가 진짜가 된 것이다. 저 혼자 얘를 진짜로 만들기에는 힘들었다. 애시당초 판타지물이고. 결정적으로 김미경 선생님이 정말 딸로 봐줬기 때문에 얘가 완성이 된 것 같다. 부담감은 오히려 적었던 것 같다. 다들 너무 진짜로 봐줘서.

▶ 이번 작품을 통해 결혼 생활에 대한 가치관이 바뀌었는지 궁금하다.

모든 관계에서 소통이 되게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나랑 표현방식이 다르다고 해서 그게 틀린 건 아니라는 걸 조금 더 생각하게 됐다. 결혼이라는 것 자체를 저한테 대입시켜서 생각하지는 않게 되는 것 같다. (웃음)

'고백부부'는 평범한 부부가 겪는 일상의 고충을 현실적으로 담아냈다는 평을 받았다. (사진='고백부부' 캡처)
'고백부부'는 평범한 부부가 겪는 일상의 고충을 현실적으로 담아냈다는 평을 받았다. (사진='고백부부' 캡처)
▶ 드라마 안에서 결혼 생활에 대한 부정적인 묘사도 있었다. 만약 결혼하면 나도 저렇게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없었는지.

일단 제가, 근 시일 내에 결혼할 리가 없다. 어디까지나 드라마는 드라마고 제 인생은 제 인생이라서 굳이 대입시켜서 하지 않았다. 저는 비혼주의자도 아니고 연애를 안 하고 싶어 안한 것도 아니고 그냥 못하고 있는 것이다. (웃음) 이유는 모르겠는데. "야, 결혼하면 이렇게 고생한다고" 이런 반응도 있었지만 안 해 본 입장에서는 (웃음) 저런 고생은 나도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나는 안 겪어 본 거니까.

▶ 근 시일 내에 결혼할 리가 없다고 단정 짓는 이유는.

앞으로도 연애는 꽤 오래 못할 것 같다. 저는 제가 괜찮은 거 같은데 안 생겨요. (일동 웃음) 연애도 못하고 있는데 시집을 간다는 건 드라마 같은 운명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는 한… 시간 많아요. (웃음) 근데 저한텐 안 생기더라. 이제 전 모든 걸 신께 맡기고 있다. 인연을 주시면 뭐 연애를 하든 시집을 가든 하고, 안 주시면 저 나름대로의 소명이 있겠거니 하고. (연애와 결혼은) 제 손을 떠난 일이다.

▶ '고백부부'에서처럼 스무 살로 돌아간다면 어떤 걸 해 보고 싶은지.

안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제일 크고, 가더라도 전 아무것도 안 건드리고 싶다. (과거 중 하나를 바꾼다고) 고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착각 같다. 동네나 한 번 구경하고 올 것 같다.

▶ 손호준은 과거로 돌아가면 고등학생 때로 가서 공부를 해 보고 싶다고 했다.

저는 공부한다고 될 머리는 아닌 것 같다. 그쪽으로는 발달이 안 됐다. (웃음)

▶ 2000년대 초반 20대였을 때는 본인이 가장 각광받던 시기인데, 왜 돌아가고 싶지 않은지 궁금하다.

요즘 엄청난 스타들처럼 제가 실력이나 기본기가 탄탄한 게 아닌 상태에서 갑자기 인기를 너무 크게 얻었던 거라서 그걸 감당하고 지속시킬 능력이 없었다. 그건 제 삶의 큰, '감사한 이벤트'였던 것 같다. 그건 지나가는 거고 저는 지금 제 삶을 잘 가고 있는 것 같아서 크게 돌아가고 싶은 건 없다. 세상 안 힘든 일이 어디 있고 안 부담스러운 일이 어디 있겠나. 근데 그때 제가 감당하기엔 많이 부담스럽긴 했다, 제 예상보다 너무 심하게 성공을 해서. 어쨌든 돌아가고 싶지 않다. (그때를) 두 번 살고 싶지 않다. 열심히 살았다.

장나라는 '고백부부'로 대상 후보에 오른 것보다 너무 예쁜 동생들을 얻은 것이 더 큰 복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한보름, 조혜정, 장나라 (사진=장나라 인스타그램)
장나라는 '고백부부'로 대상 후보에 오른 것보다 너무 예쁜 동생들을 얻은 것이 더 큰 복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한보름, 조혜정, 장나라 (사진=장나라 인스타그램)
▶ 어느덧 30대 중후반에 접어들었다. 드라마는 비교적 상황이 낫지만 영화는 특히 여성이 부각되는 작품을 찾기 힘든데, 시간이 흐르며 받는 대본의 캐릭터 폭이 좁아지고 있는지.

애초에 생김새 때문에 제약이 많은데, 바람은 있다. 우리나라는 극중 나이가 실 공연자 나이랑 딱 맞아야 된다는 고정관념이 센 거 같다. 다른 나라보다. 20대는 20대가 50대는 50대가 이런 식으로 너무 맞추려고 하지 않으면 훨씬 더 재밌는 연기가 나올 것 같은데. 저 자신도 그런 생각을 많이 한다. 전 세계적으로 여성 역할이 그런(줄어드는) 게 있는 것 같고, 그런 한계들이 좀 없어졌으면 좋겠다.

다만 목표를 잡아놓더라도 생각은 바뀌었으면 좋겠다. 고집이나 아집 이런 게 생기기 시작하면 계속 누군가가 깨줬으면 좋겠다. 지난 것들에 대해 단정적으로 절대 후회 안한다, 잘못된 건 어쩔 수 없어 이렇게 얘기했는데 사실은 후회가 없는 게 아니라 차단하고 싶었던 것이다. 후회나 미련이나 아련함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이 타임 슬립 드라마를 하면서 강제로 (제) 뒤를 돌아볼 수밖에 없었다, 본의 아니게. 돌아보니 저도 사실은 아련함, 미련이 있는데 그냥 없다고 생각한 것이다. 37살인데도 어린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하나, 직업적인 자존심은 세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그건 꺾고 싶지가 않다.

▶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

더 많이, 더 많은 역할을 하는 게 목표다. 새로우면 더 좋고요. 표현의 방식이 다를 수 있다면 얼마든지 비슷한 것도 할 수 있고. 사실은 저 같은 사람에게까지 순서가 온 것만으로도 감사해요. 저는 엄청 핫한 스타도 아니고 피지컬이 되게 좋은 것도 아니고 (웃음) 연기력이 대한민국 손가락 안에 드는 것도 아닌데. 저보다 훨씬 좋은 배우이면서도 노는 경우도 있다. 기회가 와서 정말 감사하다.

▶ '고백부부'로 연기대상 대상 후보에 올랐는데 기대하고 있나.

그 이상을 얻었다. 더 바라지 않는다. 시청자 반응도 그렇고 이 정도 칭찬을 받을 줄은 몰랐다. 결정적으로 너무 예쁜 동생들을 얻었기 때문에. (기자 : 같이 여행을 간다고 들었다) (조)혜정이가 에스토니아 영화제에 가 있어서 오면 만날 것 같다. 오늘도 막 (이)이경이한테 배틀그라운드 배우기로 했는데 (웃음) 그거 배울 사람들 모집하고 있다. 놀이동산, 여행도 가려고 한다. 어떻게 이렇게 하나같이 다 예쁘고 착할 수 있는지 좀 놀랐다. 진짜 빛났다. 눈물이 뚝뚝 날 정도로 빛나더라. 내가 올해 진짜 무슨 복인가 싶었다.

(한)보름이가 자꾸 인터뷰 다니면서 자기 얘기를 안 한다. 자기를 어필하지 않는다. 남 칭찬만 하고. 저 상 받았으면 좋겠다고 하고. (본인이) 재주가 엄청 많은 앤데. 사실 그 친구는 대역 없이 할 수 있는 역할이 많다. 애견미용사 자격증도 있고 보드도 타고 재즈댄스 같은 춤도 잘 추는데 이런 걸 아무것도 얘기를 안 해요. 좀 써 주세요. 답답해 죽겠어요, 얘는. 진짜 귀여운 게 대본에 '아하하하'라고 써 있으면 정말 '아하하하' 연기해요. 어떻게 보면 바보 같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 정말 충실히 연기하는 것이다. (자기가 캐릭터를) 만들 수 있는데도 최대한 대본에 충실하고 어떻게든 전달하려고 애쓰더라. 자기가 어색해도 (그대로 표현하려는) 그 모습이 너무 예뻤다. 정말 준비된 배우다. (웃음) 오늘 낮에도 인터뷰에서 제 얘기해서 화가 난 거다. 자꾸 이러면 내가 네 프로필을 들고 다닐 거다, 제발 이러지 말라고 다짐 다짐 받고 왔는데. (웃음)

▶ 복 많이 받았던 올 한 해를 어떻게 마무리할 계획인지.

애들이랑 재밌게 시간 보내고, 저 크리스마스 너무 좋아하거든요. 크리스마스 너무너무 좋아해서 1년 내내 기다린다. 사실 하는 것도 별로 없는데 빨리 크리스마스가 왔으면 좋겠다. 그 시초를 생각해 봤다. 중학교 때 아무것도 없는데 친구들이랑 나름 크리스마스라고 몇 천 원씩 모아서 제일 이쁜 옷 입고 명동을 간 거다. 그때만 해도 피자가게가 많이 없었는데 피자가게에 들어가서 피자 먹으면서 밖에서 연예인 공연하는 걸 봤다. 팔짱 끼는 연인들도 보고. 그 느낌이 너무 좋았던 것 같다, 막연하게. 크리스마스는 제 생일보다 좋다. 하는 것 없어도 되게 축복받은 날인 것 같고.

CBS노컷뉴스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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