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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배우 A 측이 반박한 조덕제 주장의 '허와 실'

2017-11-21 13:57

배우 조덕제 성추행 논란 여배우 측 이학주 변호사가 21일 서울 강남구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배우 조덕제 성추행 논란 여배우 측 이학주 변호사가 21일 서울 강남구 한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황진환 기자)
조덕제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인 여배우 A 측이 기자회견을 통해 조덕제가 제기한 주장을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애초에 여배우 A 측은 대법원 판결이 남아 있어 신중한 태도를 취해왔다.

그러나 조덕제가 유죄 판결을 받고도 언론에 자신이 피해자인양 허위 사실을 유포해 피해자의 인격권을 심각하게 훼손시키고 있다는 판단 아래 사실관계를 바로잡고자 이 같은 자리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다음은 여배우 A의 법률대리인인 이학주 변호사의 브리핑을 일문일답으로 구성한 것이다.

▶ 조덕제는 감독과 여배우 A의 압박에 못 이겨 사과 및 하차했다.

사건 발생 이틀 후인 2015년 4월 18일, 조덕제가 여배우 A에게 보낸 문자는 다음과 같다.

(사진=이학주 변호사 제공)
(사진=이학주 변호사 제공)

항소심 재판부 판결에 따르면 실제 두 사람은 '문제를 해결해 보라'는 장훈 감독의 권유에 따라 만난 적도 있었다. 여배우 A는 조덕제에게 자신의 브래지어를 찢고 가슴을 만진 이유, 팬티 안으로 세 번이나 손을 넣은 이유 등을 따져 물었다.


이에 조덕제는 "내가 사과할 거는 충분히 사과하고 잘못된 거에 대해서는 그 대가를 치러야겠지. 등산바지에 벨트가 있었고, 그래서 바지를 벗겨야 되고 어떻게 하다보니까 벨트가 있어서 그걸 풀려고 했는데 잘 안 풀어지더라고"라는 답을 했고, 무릎을 꿇고 사과했다.

이학주 변호사는 "남배우는 피해자의 물음에 적극적으로 반문하거나 부인하지 않고, 잘못을 사과하며 연기였음을 강조하기만 했다. 남배우의 주장과 달리 피해자가 입고 있던 등산복 바지는 고무줄로 되어 있었고 피해자는 벨트를 매고 있지 않았음에도 피해자 바지를 내리려고 했지만 벨트로 인해 바지를 내릴 수 없었다고 납득하기 어려운 해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와 같은 대응 방식으로 볼 때, 이 변호사는 "남배우의 위와 같은 언행이 단순히 영화관계자들의 권유에 따라 영화 촬영을 차질 없이 진행하기 위해 피해자의 기분을 맞추기 위한 행동이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 여배우 A는 촬영 현장에서 문제제기를 하지 않다가 돌연 고소를 했다.

여배우 A는 처음 조덕제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영화 하차 의사를 표명해 고소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런데 지방 촬영 당시 갑자기 조덕제가 등장하면서 고소를 결심하게 됐다.

이학주 변호사는 "배우가 교체된 지방 촬영 회식 자리에 조덕제가 갑자기 나타나 항의하면서 영화 스태프들과 싸움을 벌여 남배우를 고소하게 된 것"이라며 "적반하장식으로 항의한 남배우를 고소한 것이지 어떤 목적을 가지고 고소한 게 아니라는 것을 분명하게 밝힌다"고 이야기했다.

▶ 조덕제는 감독의 지시에 따랐을 뿐이다.

제작 PD와 장훈 감독의 증언에 따르면 논란이 된 13번 씬은 '에로씬'이 아니라 '폭행씬'이며 해당 영화는 15세 관람가 등급으로 제작한 영화였다.

영화의 시나리오나 콘티, 감독의 연출 의도, 실제 연출 및 연기지시사항 모두 '가정폭력에 노출돼 무기력해진 여성 피해자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지 '겁탈'을 부각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학주 변호사는 "장훈 감독은 남배우에게 상체위주의 바스트샷으로 촬영이 들어갈 것이고, 얼굴 위주로 연기하라고 지시했다. 감독은 피해자의 가슴 부위를 만지거나, 바지 속으로 손을 넣으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항소심 재판부 또한 조덕제가 감독의 연기 지시를 벗어나 성추행을 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 "시나리오나 콘티, 감독의 연기 지시에도 피해자의 가슴 부위를 만지고 바지 속으로 손을 넣으라는 것이 없다. 감독도 이 사건 씬은 얼굴 위주라고 이야기했다. 따라서 남배우가 한 행동은 감독의 연기 지시에 충실히 따르거나 정당한 연기를 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그 이유를 명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재판부는 민감한 촬영 부분에 대해 상대 배우가 동의를 하거나 예견 가능한 범위 내에서 연기가 이뤄져야 된다고 봤다. 감독이 설사 가슴과 하체를 만지는 연기 지시를 했다 해도 판결이 변하기 어려운 이유는 여기에 있다.

이학주 변호사는 "재판부는 만약 감독이 그런 지시를 했다고 해도 예상치 못한 장면이 있다면 합을 맞추는 상대 배우에게는 알려줘야 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다. 예견 가능성을 벗어난 범위의 연기는 추행이나 폭행이 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연기와 추행의 기준점을 마련한 셈이다. 동의를 구하지 않은 상황에서 예견할 수 없는 연기를 하거나 당한 배우들에게 기준점을 제시하는 판례"라고 설명했다.

▶ 진실을 위해서는 영화계 전문인들의 진상 조사가 필요한 사건이다.

여배우 A 측의 입장은 확고하다. 이미 항소심 재판에서 메이킹 필름에 대한 영상 분석이 명료하게 이뤄졌을 뿐만 아니라 영화계 증인 신문까지도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학주 변호사는 "에로씬과 폭행씬 모두를 촬영한 경험이 있는 배우가 나와서 감독과 배우들끼리 합을 맞춰보는 것에 대해 이야기했고, 콘티가 변경되면 모두 모여서 바뀐 콘티에 대해서도 합을 맞춰본다고 증언을 했다"고 밝혔다.

조덕제 측도 이미 충분히 방어할 기회가 있었고 이 모든 것을 반영해 내려진 판결이 '유죄'였다는 이야기다.

이 변호사는 "재판 과정에서 해당 직업군의 특수한 모든 증언이나 자료들이 반영이 된다. 항소심에서 본인이 신청한 증인이었던 메이킹 영상 촬영기사도 2시간 가량 증언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 피고인에 대한 절차적 방어권은 다 보장이 됐다"면서 "법정에서 무죄를 주장하고 논증해야지 법원의 판결이 전문성이 반영되지 못한 왜곡된 판결이라는 주장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했다.

앞서 이 사건 항소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조덕제는 자신이 남배우임을 밝히며 여배우 A와 대치되는 주장을 펼치며 억울하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여기에 영화계 전문인들이 참여한 진상조사를 요구하기도 했다.

CBS노컷뉴스 유원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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