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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⅓이닝 6K' 日 도쿄돔을 장악한 특급 불펜 장필준

2017-11-17 22:48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의 선동열 감독 (사진 제공=KBO)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의 선동열 감독 (사진 제공=KBO)
2번의 좌절은 없었다. 한일전에서 불펜 난조로 무너졌던 '선동열호'가 대만을 상대로는 완벽한 계투 작전으로 짜릿한 1점차 승리를 지켰다.

선동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국가대표팀은 17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 프로야구 챔피언십(APBC) 2017 대만과의 2차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진 선발 임기영 그리고 마지막 2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박진형, 장필준의 활약에 힘입어 1-0으로 이겼다.

한국은 지난 16일 일본과의 경기에서 7-8로 졌다. 4-1 리드를 지키지 못해 연장 승부를 허용했고 연장전에서는 7-4로 앞서가다 4점을 주고 무너졌다. 구창모, 박진형, 장필준, 김윤동, 함덕주, 이민호 등 불펜투수 6명이 총 5이닝을 소화했다. 불펜 소모가 많았고 결과도 좋지 않았다.

이틀 연속 경기를 펼치는 한국으로서는 마운드 운영에 적잖은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두 가지 호재가 작용했다. 선취 득점 그리고 임기영이 7회까지 109개의 공을 뿌리며 2피안타 3볼넷 7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져 불펜의 부담을 줄여준 것이다.

선동열 감독은 마지막 2이닝동안 1점차 리드를 지키기 위해 일본전에서 두각을 나타낸 필승조 카드를 꺼내들었다. 박진형과 장필준이다.

박진형은 일본과의 경기에서 4-3으로 쫓긴 6회 1사에서 등판해 1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아웃카운트 5개를 잡는동안 출루를 허용하지 않았고 투구수는 20개에 불과했다. 장필준은 8회 등판해 세 타자를 연이어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직구 위주의 투구에 일본 타자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1점차 리드를 지키는 과정은 결코 무난하지 않았다.

8회 등판한 박진형을 상대로 대만의 선두타자 천핀제가 날카로운 타구를 날렸다. 공은 힘껏 점프한 유격수 김하성의 글러브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결정적인 호수비. 박진형은 기세를 몰아 대만의 1번타자 양다이강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하지만 이후 볼넷과 2루타를 허용해 2사 2,3루 역전 위기에 몰렸다. 그러자 선동열 감독은 장필준을 마운드에 올렸다. 장필준은 대회 준비 기간에 김윤동과 더불어 마무리 후보로 꼽혔던 투수. 김윤동이 일본전에서 무너졌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장필준의 투구 전략은 전날과 같았다. 시속 140km 중후반대의 포심패스트볼을 앞세워 대만 타자들과 정면으로 맞섰다. 장필준은 천쯔하오를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불을 껐다. 풀카운트에서 몸쪽 구석을 찌른 빠른 직구에 천쯔하오는 미동도 하지 못했다.

장필준은 9회 1사 후 안타를 맞았지만 마지막 아쿳카운트 2개를 연거푸 삼진으로 잡아내고 1점차 승리를 지켰다. 장필준은 이번 대회에서 총 2⅓이닝동안 실점없이 탈삼진 6개를 솎아내는 괴력을 발휘했다.

선동열 감독은 현지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지금 박진형과 장필준이 컨디션이 가장 좋았기 때문에 연투를 시켰다"고 말했다.

1988년생 장필준은 대표팀 최고참이다. 이번 대회에는 만 24세 이하, 1993년 1월1일 이후 출생한 선수들에게 출전 자격이 주어지고 동시에 프로 입단 3년차 이하 선수도 대회에 나설 수 있다.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유턴한 장필준은 올해로 프로 입단 3년차가 됐다.

맏형답게 듬직했다. 장필준은 일본전에서도, 대만전에서도 경기 막판 1점차 리드를 지키는 결정적인 역할을 해냈다. 한일전 활약은 팀이 역전패를 당하면서 다소 빛을 잃었지만 대만전 세이브는 찬란하게 빛나는 수훈이었다.

장필준은 한일전에서 19개, 대만전에서 23개의 공을 뿌렸다. 연투에도 구위는 떨어지지 않았다. 대표팀은 18일 하루 쉰다. 그날 열리는 일본-대만전 결과에 따라 19일로 예정된 대회 결승전 진출 여부가 결정된다. 대만보다 일본의 전력이 더 강하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만약 한일전이 다시 펼쳐진다면 장필준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 중요해질 전망이다.

CBS노컷뉴스 박세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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