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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알'이 파헤친 '안아키' 사태의 진실

2017-11-17 15:28

(사진=SBS 제공)
(사진=SBS 제공)
18일(토) 밤 11시 5분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7개월 째 논란이 끊이지 않는 이른바 '안아키'('약 안 쓰고 아이 키우기'의 준말) 사태를 파헤친다.

지난 4월 말, 눈을 의심케 하는 사진 몇 장이 SNS를 발칵 뒤집어 놓았다. 사진 속 아이들은 얼굴에 피딱지가 앉을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고, 부모들의 아동학대 논란으로 번졌다.

이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들의 공통점은 '안아키' 카페 회원들이었다. 놀라운 사실은 이 카페 운영자가 31년 경력의 한의사인 김모 원장이라는 것이었다. 정식 의료면허를 가진 한의사가 운영하는 카페였기 때문에 더욱 논란이 된 셈이다.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아동학대로 신고 당했던 엄마들 중 한 명인 정은(가명) 씨를 만났다. 열이 41를 넘긴 아이를 '안아키' 식으로 자연해열했다는 후기가 논란이 돼 경찰 조사까지 받은 그는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아토피도 심했던 아이였는데 안아키식 '노(No) 로션' '노 스테로이드' 치료법으로 거의 완치가 됐다"며 과정을 기록한 사진들까지 보여줬다.

정은 씨는 '안아키' 카페뿐 아니라 아이와 함께 직접 김 원장을 찾아가 해독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안아키'의 도움으로 아이를 건강하게 키울 수 있게 됐다"며 지금의 사태를 진심으로 안타까워하고 있었다고 제작진은 전했다.

"정말 말도 안 되는 소문들이 너무 많아요. 아픈데 그냥 방치하는 것처럼. 약을 안 먹이는 게 뭔가를 안하는 게 아니라 그 안 먹이는 것 자체를 하는 거거든요" - '안아키' 회원 정은 씨 인터뷰 중에서

정은 씨와 마찬가지로 자연해열의 효과를 본 소원(가명) 엄마 역시 '안아키' 치료법에 빠져들었다.

생후 30개월 때부터 갑상선 기능저하 진단을 받은 소원이가 늘 약을 달고 살아야 하는 것이 마음에 걸렸던 차에 안아키는 한줄기 빛이었다. 카페를 통해 한의원을 알게 되고 진료를 받으러 다녔다. 이에 김 원장은 "아이가 아픈 것은 약물 부작용 때문"이라며 "갑상선 약도 끊고 이미 약물로 중독된 몸을 해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런데 갑상선 약을 끊고 해독을 한 이후로 소원이 몸 곳곳에 이상증세가 나타났다. 증세는 점점 심해졌지만, 김 원장은 어렸을 적에 맞은 백신 'BCG' 부작용이라고 했다. 결국 소원이는 폐 손상과 기관지 확장증 진단을 받았다.

"너무 미안한 거예요, 애한테. 다 나 때문에… 우리 아이가 약을 많이 먹고, 약한 아이였지만, 지금처럼 다 죽어가는 아이는 아니었거든요." - 소원이 엄마 인터뷰 중에서

'안아키' 식 치료로 아이들이 더 건강해졌다고 믿는 엄마와, 안아키로 인해 아이가 병을 더 얻었다고 믿는 엄마의 상반된 주장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 '안아키' 카페 상담사들 "죄책감에 시달려"

'안아키' 카페에는 특이한 제도가 있었다. 엄마들의 상담글에 답글을 달아주는 이른바 '맘닥터' 제도가 그것이다. 응시시험에서 일정 점수 이상을 받아야 자격을 얻을 수 있었지만, 시험지와 답안지가 암암리에 돌 만큼 관리는 엄격하지 못했다.

이렇듯 전문적인 의료지식을 갖추지 못한 엄마들의 진료 행위는 김 원장의 가이드라인 내에서 이루어졌다. 더욱이 '맘닥터'들이 상담에서 가장 많이 언급하는 것은 김 원장 한의원에서 시술하는 해독에 관한 내용이었다.

아이들의 증상은 다양했지만, '맘닥터'의 답글은 제한적이었다. 아픈 아이에 대한 고민으로 밤잠을 설치며 카페에 글을 썼을 엄마에게 답글을 달았던 이들, '맘닥터'라는 이름으로 수많은 상담 댓글을 썼던 이들은 '안아키' 사태 이후 남모를 죄책감에 시달렸다고 고백했다.

"어떻게 보면 책임감 없게, 아픈 아이들을 상대로 상담을 했고, 경증의 아이들을 위주로 한다고는 했는데, 만약 그 중에 조금 상태가 위독해진 아이가 있었다면 저의 무지로부터 비롯된 거니까…." - '맘닥터' 은정(가명) 씨 인터뷰 중에서

커다란 논란에도 불구하고 '안아키' 사태 이후 김 원장은 '안전하고 건강하게 아이 키우기'라는 카페를 새로 열었다. 피해자가 나왔음에도 여전히 자신의 치료법을 꿋꿋이 주장하고 있었던 것이다.

김 원장의 치료법은 몇 가지가 있다. 화상치료 요법은 화상을 입었을 때 응급처치를 40도 온수로 하고 3도 화상이어도 온찜질과 햇볕 쬐기로 완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한 장염과 설사에, 식용이 아닌 식품첨가물로만 허가 난 숯가루를 마치 만병통치약처럼 처방하고 있었다.

"양약은 전부 독"으로 규정짓고 증상에 관계없이 "독성을 제거해야 한다"며 아주 어린 아이부터 임산부까지 제한 없이 권유하는 해독생기법도 있었다.

제작진은 "이러한 의문들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해 논란의 당사자인 김 원장과 5시간에 걸친 인터뷰를 진행했다"며 "이번 주 방송에서 김 원장이 주장하는 치료법과 그 근거를 검증해보고, 엄마들이 '안아키'에 빠져든 근본적인 원인을 심층 분석한다"고 전했다.

CBS노컷뉴스 이진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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