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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향' 조정래 감독, "이용수 할머니에 발끈한 日…적반하장"

2017-11-08 14:50

지난 9월 샌프란시스코 소녀상 제막식에 참석한 이용수 할머니(왼쪽에서 두 번째)와 조정래 감독(오른쪽에서 두번째). (사진=조정래 감독 제공)
지난 9월 샌프란시스코 소녀상 제막식에 참석한 이용수 할머니(왼쪽에서 두 번째)와 조정래 감독(오른쪽에서 두번째). (사진=조정래 감독 제공)
"외교적으로 일본이 발끈하는 것 자체가 옹졸하기 짝이 없는 행태 아닌가요?"

지난 7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가진 만찬에 초대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용수 할머니를 트럼프 대통령에게 소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할머니를 가볍게 포옹했다.

그러자 일본 정부 측은 즉각 이에 불쾌감을 나타내며 한일 위안부 합의를 충실히 이행할 것을 촉구하겠다는 항의의 뜻을 밝혔다.

생존한 '위안부' 피해자들 중 이용수 할머니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게 된 계기는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용수 할머니는 고(故) 김군자 할머니와 함께 미국 의회 위안부 사죄 결의안(HR121) 공개 청문회에서 일본군의 참담한 만행을 밝히는 증언을 했다.

300만 명이 넘는 관객을 모았던 영화 '아이 캔 스피크'는 이런 이용수 할머니의 이야기를 모티브로 했고, 이용수 할머니는 이전에 개봉한 조정래 감독의 영화 '귀향: 끝나지 않은 이야기'에도 출연해 당시의 아픔을 증언했다.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를 다룬 영화 '귀향'시리즈의 조정래 감독.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일본군 '위안부' 이야기를 다룬 영화 '귀향'시리즈의 조정래 감독. (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귀향' 시리즈의 조정래 감독은 아직도 매주 '나눔의 집'을 다니는 봉사자이기도 하다. 지난 9월에는 이용수 할머니와 함께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소녀상 제막식에 다녀왔다.

조정래 감독은 이용수 할머니의 만찬 참석에 일본이 보인 반응에 대해 "아마 일본은 시시각각 한미 정상회담을 모니터링했던 것 같다. 본인들은 최선을 다했는데 배신당했다며 발끈하는 뉘앙스가 느껴지는데 사실 익숙한 그림"이라며 "언제나 일본 우익이나 정치인들은 일관되게 적반하장과도 같은 모습을 보여왔다. 그럴 때마다 할머니들께서 하시는 말씀이 생각난다. '아직 우리는 해방되지 않았다'는 말씀을 자주 하시는데 아직 '위안부'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으니 해방이 오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답답한 심경을 드러냈다.

조 감독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피해자들이 배제된 한일 위안부 합의가 무효화되거나 전면 재협상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할머니들께서는 해결되지 않는 문제를 위해 노구를 이끌고 열심히 전 세계를 다니고 계신다. 이런 부분 때문이라도 이번 일을 계기로 잘못된 한일 위안부 합의는 무효화되거나 전면 재협상이 있어야 한다"면서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이미 국제사회에서 인정하고 있는 전쟁범죄다. 전쟁범죄에는 시효가 없는 것인데 어떻게 그것이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일 수가 있느냐. 논의 과정에서 피해자가 배제된 것으로 이미 그 합의는 유지될 수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찬에 이용수 할머니를 초대하고 독도 새우 음식을 내놓은 것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에서 나는 새우를 당연히 만찬상에 올릴 수 있는 것 아니냐. 이번에 이용수 할머니를 초대해 만찬이나 이런 것들을 준비하는 것을 보면 문재인 대통려이 굉장히 철저히 하셨다는 생각이 든다"고 이야기했다.

CBS노컷뉴스 유원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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