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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투어 유망주서 세계 1위까지’ 박성현이 보여준 희망 스토리, 한국골프의 힘

2017-11-07 08:20

[마니아리포트 이은경 기자]
박성현(24, KEB하나은행)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신인 최초로 세계랭킹 1위에 등극했다.
박성현은 6일 발표된 롤렉스 여자골프 세계랭킹에서 유소연(메디힐)을 제치고 지난주 2위에서 1위로 뛰어 올랐다. LPGA투어 신인이 세계랭킹 1위에 오른 건 지난 2006년 여자골프 세계랭킹이 만들어진 이후 최초다.

희망 보여준 성공 스토리

박성현의 1위 등극이 더욱 의미 있는 이유가 있다.

박성현은 어릴 때부터 ‘천재’로 불리며 엘리트 코스를 밟은 선수가 아니다. 2012년 10월 프로에 입회했고, 2013년 드림투어(KLPGA 2부투어) 1승, 점프투어(3부투어) 3승을 올리면서 성공적인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시원한 장타와 공격적인 플레이가 트레이드 마크인 박성현은 정규투어에서 자리를 잡기 전까지만 해도 완전히 다듬어지지 않았다. 2012년 성적을 보면 ‘모 아니면 도’ 스타일로, 상위권과 컷탈락을 오가는 기복 있는 플레이를 했다.

정규투어에 데뷔한 박성현은 2014시즌 우승을 거두진 못했지만, 상금랭킹 34위로 연착륙에 성공했다. 그리고 2015년 3승을 올렸다. 2016시즌은 ‘남달라’와 ‘대세’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녔던 화려한 해다. 이 해 7승을 올렸고, 상금과 평균타수에서 1위를 기록했다. 시즌을 치르면서 참가한 LPGA투어 대회에서 모은 상금만으로 이듬해 LPGA투어 진출권을 얻어냈다.

박성현이 올 초 미국 진출을 앞두고 “목표는 1승을 거두는 것, 그리고 신인왕 수상이다. 3년 안에 세계랭킹 1위에도 오르고 싶다”고 했다. 1승과 신인왕 수상은 현실적인 목표였지만 세계랭킹 1위는 당시만 해도 박성현에게 다소 먼 이야기로 보였다. 그러나 박성현은 미국 진출 첫해에 모든 목표를 이뤘다.


박성현의 LPGA투어 정회원 데뷔전이던 3월 HSBC 위민스 챔피언스에서 역사적인 1번 첫 티샷을 하는 박성현. 잔뜩 긴장한 표정이다.   사진=마니아리포트 DB
박성현의 LPGA투어 정회원 데뷔전이던 3월 HSBC 위민스 챔피언스에서 역사적인 1번 첫 티샷을 하는 박성현. 잔뜩 긴장한 표정이다. 사진=마니아리포트 DB


한국 여자골프는 왜 강해요?

많은 이들이 “한국 여자골프가 도대체 왜 강한가”라고 묻는다. 리우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박인비는 “외국 선수들과 기자들이 너무 많이 물어보는 질문이다. 하루에 다섯 번 정도 들은 적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또한 많은 이들이 한국 여자골프가 강한 이유에 대해 두터운 선수층과 치열한 경쟁, 부모들의 헌신적인 뒷바라지 등을 꼽는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바로 박성현의 성공 스토리가 바로 그 질문의 단적이 사례가 될 것 같다.

자신만의 장점과 무기를 갖춘 재목이라면, 어릴 때부터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2~3부투어부터 차근차근 밟아서 세계랭킹 1위까지 갈 수 있다는 것.
그리고 과거 한국 선수 중 세계랭킹 1위를 밟았던 신지애, 유소연 등만 해도 KLPGA에서의 성공이 미국 무대의 성공으로 직결되지 않는다는 조심스러운 도전 정신을 갖고 LPGA투어로 갔다. 그러나 박성현은 ‘한국 무대에서 압도적인 선수는 루키 시즌에도 미국 무대를 정복할 수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루키 최초로 세계랭킹 1위에 오른 박성현은 현재 LPGA투어 시즌 2승(메이저 1승 포함), 상금랭킹 1위, 올해의 선수 2위, 평균타수 2위에 올라 있다. 박성현은 1978년 낸시 로페즈 이후 처음으로 신인상과 올해의 선수상을 휩쓰는 대기록에 도전한다.

/kyo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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