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만루의 사나이' 이범호, 가장 중요할 때 최고로 빛났다

KBO리그 최다 만루홈런 기록 보유자 위용 뽐낸 이범호

2017-10-30 22:41

'역시 만루 홈런의 사나이!' KIA 타이거즈 이범호가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3회초 만루 홈런을 터트리고 베이스를 돌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KIA 제공)
'역시 만루 홈런의 사나이!' KIA 타이거즈 이범호가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3회초 만루 홈런을 터트리고 베이스를 돌며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사진=KIA 제공)
KIA 타이거즈 베타랑 선수 이범호가 가장 중요한 순간에 제 몫을 해냈다. 한국시리즈 내내 부진을 거듭했지만 시원한 한 방으로 모든 걱정을 씻어냈다. '만루 홈런의 사나이'라는 칭호가 괜히 생긴 것이 아니었다.

KIA는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투타의 조화를 앞세워 두산을 7-6으로 제압하고 시리즈 전적 4승 1패로 우승컵에 입을 맞췄다. 정규시즌 1위에 이어 한국시리즈 정상까지 차지한 KIA는 2009년에 이어 8년 만에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전신인 해태 시절까지 포함하면 통산 11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이다.

선발 투수 헥터 노에시는 두산 더스틴 니퍼트와 재대결에서 또다시 명예회복에 실패했다.

헥터는 1차전에서도 선발 대결을 펼쳤다. 그러나 6이닝 6피안타(2피홈런) 3볼넷 2탈삼진 5실점(4자책점)으로 팀의 3-5 패배를 지켜봐야 했다. 정규시즌 20승 투수의 위용이 흔들리는 순간이었다.

팀의 우승을 확정할 수 있는 순간에 다시 오른 마운드. 하지만 헥터는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6회까지는 완벽에 가까웠다. 두산 타선을 꽁꽁 묶었다. 그러나 7회부터 흔들렸다.

헥터는 양의지를 시작으로 4타자 연속 안타를 허용했다. 그리고 박건우에 몸에 맞는 볼을 내주고 내려갔다. 이어 심동섭과 김세현이 마운드에 올랐지만 승계 주자가 모두 홈을 밟아 헥터의 실점은 더욱 늘어났다. 결국 헥터는 6이닝 8피안타 4볼넷 5탈삼진 5실점으로 경기를 마쳤다.

'꽃범호의 환한 미소' KIA 타이거즈 이범호가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3회초 만루 홈런을 터트린 뒤 팀 동료 김선빈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사진=KIA 제공)
'꽃범호의 환한 미소' KIA 타이거즈 이범호가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 '2017 타이어뱅크 KBO리그'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3회초 만루 홈런을 터트린 뒤 팀 동료 김선빈의 환영을 받고 있다. (사진=KIA 제공)
KIA의 승리는 이범호의 홈런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첫 타석에서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던 이범호는 3회초 두 번째 타석을 맞이했다. 그의 앞에는 2사 만루 상황이 만들어져있었다. 만루 상황을 누구보다 즐기는 이범호에 좋은 밥상이 차려진 것이다.

이범호는 KBO리그 통산 최다 만루홈런 기록 보유자다. 총 16개의 만루 아치를 그렸다. 한국시리즈 홈런은 없었지만 이범호였기에 기대해볼 만할 상황이었다. 그리고 이범호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이범호는 승부를 길게 끌고 가지도 않았다. 니퍼트의 129km짜리 초구 슬라이더에 방망이가 반응했다. 배트 중심에 정확히 맞은 공은 높게 떠올랐고 그대로 좌측 담장을 넘어갔다. 타구를 쫓아가던 두산 좌익수 김재환은 넘어가는 공을 멍하니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한국시리즈 첫 홈런을 그랜드슬램으로 만든 이범호다.

4차전까지 12타수 1안타로 타율 0.083에 그쳤던 이범호는 그동안의 부진을 이 홈런 한 방으로 전부 털어냈다.

베테랑으로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부담감이 적잖았을 테지만 역시 가장 중요한 순간에 빛을 내는 법을 아는 남자였다.

잠실=CBS노컷뉴스 송대성 기자

<저작권자 © CBS 노컷뉴스(www.nocutnews.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쇼!이슈

마니아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