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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살 할머니' 나문희가 후배들에 전한 여우주연상 소감

'아이 캔 스피크'로 더 서울어워즈 여우주연상 받아

2017-10-28 12:48

제1회 '더 서울어워즈'에서 영화 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아이 캔 스피크'의 나문희 (사진='더 서울어워즈' 캡처)
제1회 '더 서울어워즈'에서 영화 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아이 캔 스피크'의 나문희 (사진='더 서울어워즈' 캡처)
"우리 감독님이 자꾸 '선생님, 이번엔 여우주연상' 이래서 '에이, 무슨 할머니가 여우주연상이냐'고 어림없는 소리하지 말라고 했는데…"

1961년에 데뷔해 올해로 데뷔 56년차를 맞은 배우 나문희는 시종일관 자신을 낮췄다. 감독과 배우, 스태프들에게 자꾸만 '폐를 끼쳤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수상의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27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경희대학교 평화의 전당에서 제1회 '더 서울어워즈'가 열렸다. 이날 영화 부문 여우주연상은 '아이 캔 스피크'(감독 김현석)의 나문희에게 돌아갔다.

나문희는 '아이 캔 스피크'에서 민원 건수만 8천 건으로 구청의 블랙리스트 1호로 꼽히는 할매 옥분 역을 맡아 웃음과 감동을 모두 선사하며 열연했다.

"우와, 정말 행복합니다"라고 말문을 연 나문희는 "저도 워낙 남 앞에 가서 말을 잘 못한다. 그런데 내가 말할 수 있다는 제목부터가 좋고 대본을 읽으니 너무 시원하더라"라고 말했다.

나문희는 "미국 청문회장 연설 장면이 있어서 못한다 했더니 가까운 데 가서 할 것처럼 얘기하더라. 가서 점점 말려들어가서 워싱턴까지 가서 했다. 정말 너무너무 힘이 들었는데 우리 위안부 선배님들이 너무 애쓴 생각을 하고, 내가 정말 나라를 위해서 영화를 위해서 한 번 해 보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나문희는 "'아이 캔 스피크'하면서 너무 할머니로서 폐를 많이 끼쳤다. 근데 제작사 측에서 아주 작은 역도 다 오디션을 통해서 해 줘서 좋은 환경이었고, 카메라감독님도 리얼한 연기를 하라고 한 치도 놓치지 않고 잘해줬다. 무엇보다 후배 배우들과 스태프들한테 많은 피해를 줬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래도 내가 아직도 카메라 앞에만 서면 욕심이 대단하다. 김현석 감독님이 그걸 귀엽게 봐 주고, 나의 파트너 이제훈 씨가 '아이 캔 스피크'를 해 줘서 너무너무 멋졌다"며 "'아이 캔 스피크'를 사랑해 주셔서 감사하고 제가 이 상을 받게 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MC 전현무가 가능하시면 영어 수상소감을 부탁한다고 하자 나문희는 극중 청문회장 연설 장면 중 일부 대사를 즉석에서 완벽 소화해 환호를 받았다. 또한 "제 후배들도… 77살 먹은 할머니가 상을 탔으니까 얼마나 희망이 길어요. 여러분들 정말 열심히 열심히 하셔서 여든 살까지도 상 받으세요"라고 격려했다.

제1회 '더 서울어워즈'에서 영화 부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택시운전사'의 송강호,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피고인'의 지성,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힘쎈여자 도봉순'의 박보영 (사진='더 서울어워즈' 캡처)
제1회 '더 서울어워즈'에서 영화 부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택시운전사'의 송강호,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을 수상한 '피고인'의 지성,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힘쎈여자 도봉순'의 박보영 (사진='더 서울어워즈' 캡처)
영화 부문 남우주연상은 '택시운전사'(감독 장훈)의 송강호가 받았다. 송강호는 "'택시운전사'라는 작품을 여러분들께서 같이 보고 같이 웃고 같이 울었던 광장의 영화로 만들어주시지 않았나 생각이 든다"며 "80년 금남로의 광장, 가깝게는 1년 전 전국 곳곳의 광장, 그 광장 얘기의 중심에 설 수 있어서 영광스럽고 감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배우로서 앞으로도 이런저런 작품들을 많이 하겠지만 광장의 기억과 가치에 대해 늘 잊지 않고 소중히 간직할 수 있는 그런 배우로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제1회 '더 서울어워즈' 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은 '피고인'의 지성, 여우주연상은 '힘쎈여자 도봉순'의 박보영이 수상했다.

지성은 "'피고인'은 그렇게 밝고 유쾌한 드라마가 아니었기 때문에 어두운 드라마를 만들면서 어떻게 보면 좋은 드라마, 의미 있는 드라마를 만들고자 열심히 노력했다"며 "우리 아이들이 살아갈 때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가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수상소감을 전했다.

박보영은 "제가 '도봉순'을 하면서 연기적인 부분에서도 많이 배웠지만 사실 내가 굉장히 편협한 시선을 갖고 있는 사람이었구나 깨닫고 공부도 많이 했다"며 "얼마 전 너무 존경하는 김혜숙 선배님이 '보영아, 배우가 하는 일이 사람을 표현하는 일인데 그러려면 우리가 먼저 사람이 되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하셨다. 배우이기 전에 사람으로 꼭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제1회 '더 서울어워즈' 드라마 부문 대상 tvN '비밀의 숲', 영화 부문 대상 '박열' (사진=tvN, 메가박스㈜플러스엠 제공)
제1회 '더 서울어워즈' 드라마 부문 대상 tvN '비밀의 숲', 영화 부문 대상 '박열' (사진=tvN, 메가박스㈜플러스엠 제공)
제1회 '더 서울어워즈'의 대상은 tvN '비밀의 숲'에게, 영화 부문 대상은 '박열'(감독 이준익)에게 돌아갔다. '비밀의 숲' 이찬호 책임프로듀서는 안길호 감독, 이수연 작가와 같은 '괴물 같은 신인'과 조승우, 배두나, 유재명 등 '출연진의 명연기', 각 분야 스태프들의 하모니 덕분에 시청자들에게 사랑받은 것 같다며 "tvN 드라마는 앞으로도 신선하고 재미있는 드라마로 시청자 여러분들의 사랑에 부응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열'의 김성철 프로듀서는 "'박열'을 제작하게 도와주신 유족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그분들 노력이 아니었으면 제작을 못했을 것"이라며 "이제훈 씨, 최희서 씨 '박열'에 출연해 주신 모든 배우들과 큰 열정, 용기로서 열심히 참여해 주신 스태프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다음은 제1회 '더 서울어워즈' 수상자(작)

◈ 드라마 부문
▲ 남우신인상 : 김민석 (SBS '피고인')
▲ 여우신인상 : 윤소희 (MBC '군주-가면의 주인')
▲ 남우조연상 : 정상훈 (JTBC '품위있는 그녀')
▲ 여우조연상 : 이하늬 (MBC '역적-백성을 훔친 도적')
▲ 남우주연상 : 지성 (SBS '피고인')
▲ 여우주연상 : 박보영 (JTBC '힘쎈여자 도봉순')
▲ 대상: tvN '비밀의 숲'

◈ 영화 부문
▲ 남우신인상 : 류준열 ('더 킹')
▲ 여우신인상 : 최희서 ('박열')
▲ 남우조연상 : 김주혁 ('공조')
▲ 여우조연상 : 이정현 ('군함도')
▲ 특별배우상 : 김수안 ('군함도')
▲ 남우주연상 : 송강호 ('택시운전사')
▲ 여우주연상 : 나문희 ('아이 캔 스피크')
▲ 대상 : '박열'

▲ 인기상: 임윤아(영화 '공조), 임시완(영화 '불한당'),김세정(KBS2 '학교 2017'), 박형식(JTBC '힘쎈여자 도봉순)

CBS노컷뉴스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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