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말도 안 되게 힘들어"...참가자들 울상 짓게 한 바람이 더CJ컵 우승 변수

2017-10-21 15:42

3라운드3번홀티박스에선저스틴토머스와마크레시먼.사진=JNAGOLF제공
3라운드3번홀티박스에선저스틴토머스와마크레시먼.사진=JNAGOLF제공
[서귀포=마니아리포트 이은경 기자] “말도 안 되게 고된 하루를 보낸 것 같다. 보시는 분들은 하늘도 파랗고, 날씨 좋다고 생각하시겠지만 치는 사람은 생각 이상으로 힘들었다.”
김민휘가 공식 인터뷰에서 3라운드 소감을 묻자 한숨을 쉬며 쏟아낸 첫 마디였다.

21일 제주 서귀포시의 클럽 나인브릿지(파72, 7196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더CJ컵@나인브릿지(총상금 925만 달러) 3라운드.
쾌청한 하늘과 쏟아지는 가을 햇볕에 갤러리들은 아름다운 코스에서 가을날을 만끽했다. 그러나 선수들은 “바람이 너무 어렵다”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지난 19일 1라운드에서 저스틴 토머스(미국)가 단번에 9타를 줄이며 ‘이글 쇼’를 펼칠 때만 해도 이번 대회에서 매우 낮은 우승 스코어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다.
그러나 2라운드 이후 선수들의 점수는 완전히 달라졌다. 토머스는 둘째 날 2오버파로 고전했고, 선수들은 플레이 때마다 고개를 갸웃거렸다.


토머스는 3라운드를 마친 후 “바람이 단순히 센 것이 아니라 방향을 예측하기가 어렵다”고 했다. 클럽 나인브릿지는 제주도 안의 골프장 중에서도 한라산과 가까운 고지대에 있기 때문에 바람의 방향과 질이 순식간에 바뀐다.

토머스는 “그린에 공을 올려 놓고 라이를 읽었는데, 퍼트를 할 때면 바람 때문에 예측이 빗나간다. 칩샷을 할 때는 핀 위치를 보고 공을 띄웠는데 순간적으로 바람의 방향이 바뀌어서 원하는 방향으로 공이 가지 않는다”고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제이슨 데이(호주)는 “이런 바람은 태어나서 처음 봤다”고 했다.

김민휘가3라운드3번홀에서티샷하고있다.사진=JNAGOLF제공
김민휘가3라운드3번홀에서티샷하고있다.사진=JNAGOLF제공

김민휘 역시 “공을 컨트롤하는 게 상상 이상으로 힘들었다”고 했다. 특히 웬만한 참가자들이 지난주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CIMB클래식을 거쳐 제주에 왔는데, 말레이시아는 바람이 세지 않고 높은 습도와 기온 속에서 경기를 해야 했다. 그러다가 제주의 찬 공기와 예측불허의 바람을 겪자 더 어렵다는 느낌이 들 법하다.

김민휘는 “지난주에는 2, 3번 아이언을 빼고 쳤는데 이곳은 바람이 많이 불어서 2번 아이언을 자주 사용하고 있다. 5번 우드는 탄도가 높아질 수 있어서 뺐다. 선수들은 바람이 강할 때 탄도를 낮추려고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22일 최종 4라운드에서 우승 트로피의 향방을 가리는 주인공 역시 바람이 될 것으로 보인다. 토머스는 “내일은 바람이 더 분다는 예보가 있다. 그렇게 된다면 공격적으로 치는 선수는 거의 없을 것이다. 파를 지키고 살아 남으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3라운드에서는 저스틴 토머스와 스캇 브라운(미국)이 나란히 9언더파로 공동 선두에 올랐다. 아니르반 라히리(인도), 마크 레시먼(호주)이 선두 그룹에 2타 뒤진 7언더파 공동 3위다. 김민휘는 캐머런 스미스(호주), 루카스 글로버(미국)와 함께 6언더파 공동 5위에 자리했다. 안병훈(CJ대한통운)이 5언더파 공동 8위다. /kyong@maniareport.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report@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쇼!이슈

마니아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