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플레이 중인 선수의 볼, 갤러리가 가져간다면?

2017-10-13 17:24

원구를도둑맞은라이언폭스.사진=AP뉴시스
원구를도둑맞은라이언폭스.사진=AP뉴시스
[마니아리포트 김현지 기자] 플레이 중인 선수의 공이 또 사라졌다. 이번엔 유러피언투어에서다.

라이언 폭스(30, 뉴질랜드)는 지난 12일 이탈리아 몬자 밀라노골프장(파71, 7156야드)에서 막을 올린 유러피언투어 롤렉스 시리즈 5차전 이탈리안 오픈(총상금 700만 달러) 1라운드에서 황당한 경험을 했다.
바로 플레이 중인 볼이 순식간에 사라진 것이다. 이날 10번 홀(파3)에서 출발한 폭스는 전반 홀에서 2타를 줄이며 상승세를 탔다. 후반 홀인 1번 홀(파5)에서 역시 버디를 추가하며 3언더파로 기분 좋은 플레이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 홀 까지 단 1개 홀을 남긴 8번 홀(파4)에서 사건이 일어났다. 폭스가 안정적인 티 샷을 구사한 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며 낙하지점으로 예상되는 곳에 도착했지만, 공은 어디서도 찾을 수가 없었다.

결국 폭스는 원구를 로스트 볼 처리 후 1벌타를 받고 티 박스로 돌아가 다시 티샷을 해야했다. 폭스는 8번 홀에서 더블 보기를 기록했다. 갤러리의 몰지각한 행동으로 인해 순식간에 2타를 잃은 것이다.


1라운드를 버디 4개 보기 1개, 더블 보기 1개를 묶어 1언더파로 대회를 마친 폭스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8번 홀에서 내 공을 주운 관중에게... 내가 홀을 마친 후 였다면 행복하게 볼을 줬을 텐데' 라는 글을 게시했다.

이어 몇 시간 후 '갤러리가 가져가는 것을 봤냐'고 묻는 질문에 "보지는 못했지만 100% 확신한다. 직접 보지 못했기 때문에 드롭 역시 할 수 없이 티 박스로 돌아가야 했다"고 답했다.

플레이 중에 볼이 사라진 것은 종종 있는 일이다. 스타 플레이어의 경우 빈도가 높다. 지난 시즌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 디오픈 최종라운드에서 희생양은 로리 매킬로이(28, 북아일랜드)였다.


로리매킬로이.사진=AP뉴시스
로리매킬로이.사진=AP뉴시스

당시 최종라운드에서 3타를 줄이며 공동 4위로 뛰어오른 매킬로이는 단독 3위로 대회를 마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역시도 갤러리의 몰지각한 행동에 무산됐다. 매킬로이는 최종라운드 15번 홀(파5)에서 보기를 기록했다. 이 스코어 역시 벌타가 포함된 스코어다.

15번 홀에서 매킬로이의 티 샷은 수풀 속으로 날아갔고, 갤러리와 매킬로이가 원 구를 찾으려 노력했으나 결국 찾지 못해 로스트볼 처리 후 1벌타를 받고 티 박스로 돌아가 다시 티 샷을 했다.

문제가 없어 보였던 이 장면은 뒤늦게 논란이 됐다. 영국 대중지 더 선이 보도한 영상에는 놀랄만한 장면이 담겨있었다. 매킬로이가 자신 쪽으로 다가오자 촬영을 시작한 매킬로이의 팬이 찍은 영상 속에는 매킬로이가 근처에서 원 구를 찾는 동안 근처에 있던 한 남성이 수풀 더미 속에서 공 하나를 찾아 그대로 자신의 주머니 속에 넣는 장면이었다.

또한 영상 속에는 "방금 골프 공을 찾았다"는 속삭임과 "공을 찾았다는 것을 얘기하지 않았다니, 소름돋는다"며 낄낄거리는 목소리까지 담겨있었다.

만약 매킬로이가 첫 번째 티 샷으로 인한 1타, 로스트 볼 선언으로 받은 벌타 1타를 합쳐 총 2타를 잃지 않고 단독 3위로 대회를 마감했다면 매킬로이의 상금은 약 7억 6000만원으로 공동 4위로 받은 상금 약 5억 3300만원보다 2억 2600만원 더 늘어났을 것이다.

사실 갤러리가 원구를 들고 달아난다 하더라도 원구가 있던 지점을 정확히 확인할 수 있다면 벌타 없이 드롭 후 경기를 재개할 수 있다.

지난 3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멕시코 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왼손 황제' 필 미컬슨(42, 미국)의 티샷을 갤러리가 주워 사라지는 일이 발생했다.

삼다수마스터스1라운드당시박인비.사진=마니아리포트DB
삼다수마스터스1라운드당시박인비.사진=마니아리포트DB

하지만 당시 미컬슨은 원구를 가져간 인물을 찾지 못해 원구는 확인 할 수 없었지만, 주위 갤러리들의 제보가 참작되어 낙하 예상 지점에서 벌타 없이 드롭 후 플레이를 이어갔다.

우리나라에서도 같은 사례가 있다. 주인공은 '골프 여제' 박인비(28, KB금융그룹)이다. 박인비는 지난 2016년 리우올림픽에 출전하기 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삼다수 마스터스에서 한국 무대 복귀전을 치렀다.

복귀전 1라운드 18번 홀(파4)에서 사건이 발생했다. 박인비의 티샷이 우측으로 밀렸고, 근처에 OB 말뚝이 있기 때문에 박인비는 잠정구를 치고 원구를 찾으러 갔다. 하지만 원구 낙하예상 지점에서 원구는 찾을 수 없었고, 갤러리를 통해 "한 여자가 공을 주워갔다"는 제보를 받았다.

다행히 박인비는 갤러리들이 특정한 인물을 찾아 자신의 원구를 확인 할 수 있었고, 목격자들의 증언을 토대로 원구의 위치에서 드롭 후 플레이를 재개했다.
당시 박인비는 "이 대회뿐만 아니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KEB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도 갤러리가 공을 가져갔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플레이 중인 선수의 볼을 되찾거나 혹은 주위 갤러리들에 의해 도난이 목격된다면 원구 예상 지점에서 벌타 없이 드롭 후 플레이를 재개할 수 있다.
하지만 도난 장면이 목격되지 않고, 원구 지점을 특정할 수 없다면 아쉽지만 로스트 볼 선언 후 벌타를 받고 경기를 재개해야한다./928889@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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