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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옥' 김혜수가 예고한 여성 누아르의 가능성

2017-10-10 16:28

'미옥' 김혜수가 예고한 여성 누아르의 가능성
배우 김혜수가 여성 누아르 개척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남성 배우들이 주로 활약해 온 장르이지만 김혜수가 가진 묵직한 존재감이 어떻게 발휘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미옥'에서 김혜수가 맡은 역할은 범죄 조직을 기업으로 키워낸 2인자 나현정. 사실 김혜수에게 여성 누아르 액션 영화가 처음은 아니다. 2년 전 개봉한 영화 '차이나타운'에서 그는 차이나타운을 지배하는 '엄마' 역을 맡아 김고은과 여성 누아르의 가능성을 새롭게 보여줬다.

그러나 '차이나타운'보다 더 본격적인 액션 연기가 필요했기에 '미옥' 출연 결심은 쉽지 않았다.

김혜수는 10일 서울 강남구 CGV 압구정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원래 여성 액션 영화가 많이 기획되지는 않는다. 그래도 조금씩 들어오기는 했는데 내가 보기와 다르게 다치는 것을 무서워하는 겁쟁이다. 재미는 있지만 하기 어려운 이야기라고 생각했다"고 '미옥' 시나리오를 처음 봤을 때를 이야기했다.

이렇게 어려운 선택이었지만 액션 연기를 하면 할수록 재미가 붙고, 그만큼 아쉬움이 커져갔다. 김혜수는 이번 영화를 위해 머리를 전부 탈색하는 등 파격적인 외적 변신을 감행하기도 했다.

김혜수는 "부상도 걱정이었고, 어색해보이면 안된다고 생각을 했다. 충분히 준비를 못했는데 할 때마다 몸이 너무 아프더라. 그래도 하다 보니 몸이 풀렸다. 어느 순간 액션을 배운대로 하는 게 아니라 내가 춤을 추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면서 "액션 영화는 이게 처음이자 마지막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생각이 달라졌다. 기회가 된다면 좀 더 제대로 준비해서 잘하고 싶다. 나뿐만이 아니라 다른 배우들에게도 이런 기회가 또 왔으면 한다"고 영화에 참여한 의미를 밝혔다.

액션 뿐만 아니라 현정, 조직의 해결사 상훈(이선균 분), 출세를 앞두고 덜미를 잡힌 최검사(이희준 분) 등이 막다른 벼랑 끝에 몰려 드러내는 관계 속 욕망들도 볼거리다.

김혜수는 "전체적으로 누아르의 느낌이 있지만 등장 인물 간의 욕망과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어 흥미로운 영화"라고 기대감을 높였다.

메가폰을 잡은 이안규 감독이 처음부터 김혜수 캐스팅을 염두에 두고 시나리오를 쓴
것은 아니다. 그러나 완성하고 나니 김혜수 밖에는 떠오르지 않았다고.

이안규 감독은 "누아르 장르가 남자 장르로 표방되는 게 있는데 거기에 여자를 던져놓으면 재밌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멋진 남자 캐릭터는 많이 있어서 멋진 여자 캐릭터를 그리고 싶었다. 아무 생각 없이 시나리오를 썼는데 쓰고 나니 김혜수밖에 어울리는 사람이 없더라"고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누아르 장르를 넘어 액션, 스릴러 등 특정 장르 영화에서는 여성 영화인들이 참여할 작품이 현저히 적은 현실이다. 김혜수는 이에 대해 여성 배우로서 가지고 있는 생각을 가감없이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여성 중심 영화가 적은 것이)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전세계적으로 여성이 단독으로 극을 장악하는 콘텐츠가 굉장히 적다. 이런 문제를 시스템 탓으로 돌리기 보다는 여러 가지를 시도해보고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미옥'은 오는 9일 개봉한다.

CBS노컷뉴스 유원정 기자 ywj2014@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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