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명코스 탐방]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남도의 명문 동부산CC

2017-09-29 12:46

-예술로 가득 채운 골프장의 변신...셀카는 필수
-아늑한 코스에 평온함이 깃든 진정한 힐링코스


동부산CC의클럽하우스전경.김상민기자
동부산CC의클럽하우스전경.김상민기자

[마니아리포트 주영로 객원 칼럼니스트] 첫 인상은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첫 느낌이 오래도록 이어졌을 때 더 깊은 감동을 받게 된다. 골프 코스도 비슷하다. 처음 봤을 때 전해주는 느낌의 깊이가 클수록 더 강한 느낌표가 새겨진다.

서울에서 약 4시간을 달리고 달려 도착한 동부산컨트리클럽의 인상은 매우 포근하고 안락했다. 새벽부터 차를 몰고 출발하면서 조금은 피곤한 기색도 있었지만, 골프장 안으로 들어가는 입구를 마주하자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그리고 상상했던 그 모습이 눈앞에서 펼쳐졌을 때 오기를 잘 했다는 생각에 잠겼다. 예술과 골프의 만남이라는 컨셉이 돋보이는 동부산컨트리클럽의 깊은 매력 속으로 들어가 봤다.

●뛰어난 조경과 코스관리는 수도권까지 입소문

동부산컨트리클럽에 대한 소문은 자자하다. 부산․경남지역을 벗어나 멀리 서울과 수도권까지 그 명성이 번져 있다. 그러니 동부산cc에서의 첫 라운드가 잔뜩 기대되지 않을 수 없었다.

들뜬 마음으로 서울을 떠났다.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중부내륙고속도로를 이용했다. 이동거리와 시간을 따져보면 당일치기로 라운드 하고 오기엔 쉽지 않은 곳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골퍼라면 새로운 코스에 대한 도전의 욕구를 참을 수 없기 마련 아닌가.

떠나기 전부터 살짝 걱정이 되기는 했다. 라운드 한 번 하려고 4~5시간을 이동한다는 것이 쉬운 선택은 아니었다. 그럼에도 고민 없이 떠나게 만든 건 순전히 동부산cc의 명성을 직접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

소문으로 들어온 동부산cc는 잘 가꿔진 조경과 아름다운 코스를 먼저 떠올리게 한다. 골프장으로 떠나기 전, 지인들에게 동부산cc에 대한 평가를 들었을 때도 비슷한 의견이 많았다. 풍경이 뛰어나고 잘 관리된 코스가 돋보이는 골프장이라는 칭찬 일색이었다.

휴게소를 2번이나 들른 다음에야 동부산cc의 입구에 도착했다. 골프장 앞에는 작은 절이 먼저 맞아 줬다. 왠지 평온함이 찾아왔다.
오르막길을 오르자 클럽하우스가 눈에 들어왔다. 외관은 평범했다. 최근에 지어진 골프장은 클럽하우스에 한껏 멋을 낸 곳들이 많은데, 20년이 다 된 동부산cc의 클럽하우스에선 세월의 흔적이 보였다. 그런데 이런 옛 모습이 나쁘지 않게 다가왔다.

사진=김상민기자
사진=김상민기자

#여기서 잠깐, 동부산컨트리클럽에 대해 알아보자. 골프장의 문을 연건 19년 전이다. 1998년 1월에 오픈했다. 전체 코스는 27홀이다. 레이크와 힐, 밸리 각각 9홀씩 구성됐다. 굳이 구력을 따지지 않더라도 코스의 이름만으로도 어떤 특색을 지니고 있는지 느낌이 왔다. 그리고 코스 전체는 산악 지역에 자리하고 있는 만큼 적절한 오르막과 내리막 경사로 이뤄졌다.

동부산컨트리클럽으로 가는 길은 다양하다. 서울 및 수도권에서는 경부고속도로와 영동고속도로 그리고 중부내륙고속도로 등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 길 안내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동부산컨트리클럽의 홈페이지에 잘 나와 있다.

●동부산에선 괜히 힘(?)자랑 말자

클럽하우스를 나와 왼쪽으로 이동하면 레이크코스 1번홀이 시작된다. 파4, 329m(화이트티 기준)으로 길지 않은 홀이지만, IP지점이 좁아 첫 홀로 시작되기엔 약간의 부담을 준다. 티샷이 조금만 빗나가면 두 번째 샷으로 그린을 공략하기도 쉽지 않다.

동부산컨트리클럽.사진=김상민기자
동부산컨트리클럽.사진=김상민기자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은 화이트 티와 레이디(레드) 티의 거리 차가 크지 않다는 점이다. 1번홀의 경우엔 거의 20~30m 정도에 불과했다. 스코어카드에 적혀 있는 코스레이팅은 화이트티 329m, 레이디티 288m이지만, 실제로는 20~30m 정도 차에 불과할 정도로 많지 않았다. 그만큼 여성골퍼들이 느끼는 거리부담이 상당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여성골퍼가 남성골퍼를 상대로 섣불리 내기를 제안했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거리에 자신이 있다면 상관없겠지만 말이다. 그래서일까. 동부산cc의 코스 특징을 잘 알고 있는 2명의 남녀 동반자는 선뜻 내기를 제안하지 않았다. 아마도 서로 피(?)만 볼게 ‘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듯 했다.

2번홀부터는 레이크코스의 진면목이 시작된다. 파3 홀로, 오른쪽에 레이크가 길게 늘어서 있다. 티샷에 대한 부담이 계속된다.

동부산cc의 홈페이지에 소개된 자료를 그대로 옮기면 레이크코스는 <대운산 깊은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동양 최대의 장중한 폭포가 물의 드라마를 연출하는 코스>라고 되어 있다. 아쉽게도 이번 골프여행에서는 그런 장관을 볼 수는 없었다. 올 들어 부산과 경남 지역은 지독한 가뭄에 시달렸다고 한다. 7~8월 수도권에는 엄청난 비폭탄이 떨어져 많은 수해를 입었던 것과 달리 경남 지역은 비가 내리지 않아 오히려 가뭄 피해가 컸다고 한다. 코스 관리를 위해선 적당한 비가 내려야 한다. 특히 강렬한 태양이 내리쬐는 여름에는 많은 양의 물이 필요함에도 이번 여름에는 그렇지 못해 잔디 관리에 힘이 많이 들었다는 게 골프장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로 골프장 내에 있는 워터해저드의 물은 거의 바닥을 보이는 수준이었다. 가뭄으로 인해 코스 관리를 위해 얼마나 안간힘을 쏟았는지 간접적으로 이해가 됐다.

동부산컨트리클럽.사진=김상민기자
동부산컨트리클럽.사진=김상민기자

●아늑함을 품은 레이크 코스

동부산cc에서 처음 라운드하는 골퍼라면 캐디의 조언을 귀를 쫑긋 세워야 할 듯하다. 겉으로 보이는 코스는 온순해 보인다. 페어웨이도 넓고 그린도 무난해 보인다. 그러나 실제 라운드가 시작되면 곳곳에 적들이 숨어 있다. 그러니 캐디의 설명을 잘 새겨 들어야 피해를 줄이면서 즐거운 라운드를 할 수 있다.

캐디의 말에 따르면 티잉그라운드 별 거리에 대한 편차는 레이크 코스뿐만 아니라 힐과 밸리 코스 역시 비슷하다고 했다. 실제로도 몇몇 홀의 경우 티 그라운드의 거리 차가 20m 정도도 되지 않을 정도로 가깝게 배치된 곳이 눈에 들어왔다.

비교적 무난한 1번과 2번홀을 지나고 나면 조금 난도가 높은 홀로 접어든다. 3번은 총 길이 441m의 파5 홀이다. 거리로만 계산하면 2온을 노려볼 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오르막 경사로 이뤄져 있어 거의 불가능하다. 2온이 가능한 골퍼가 있다면 장타대회에 참가해 볼 것을 권유한다.

난도가 높은 홀들이 시작되지만, 진정한 동부산컨트리클럽의 매력을 만끽 할 수도 있다. 4번홀을 지나 5번홀에 들어서면 아늑함이 느껴진다. 개장한지 20년째가 된 동부산컨트리클럽은 울창한 숲이 코스와 잘 어우러져 있다. 게다가 나무 한그루 한그루는 마치 코스에 맞게 잘 다듬어 놓은 듯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한다. 솔직히 최근 문을 연 소위 명문(?)이라는 골프장에 가면 코스관리는 좋지만 아늑함이 떨어지는 곳이 많다. 단언컨대 황량한 들판을 연상시키는 코스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동부산컨트리클럽 만의 ‘느낌’이다.

조금씩 산 정상 쪽으로 향할수록 끝내주는 전망도 펼쳐진다. 레이크코스에서는 7번홀에 정점이다. 홀은 쉽지 않다. 왼쪽에 워터해저드와 작은 숲이 있다. 캐디가 설명한다. “왼쪽은 위험하니 오른쪽을 공략하세요.”

그런데 골퍼들은 꼭 캐디 말을 안 듣는다. 쓸데없는 자존심(?)인지 왼쪽은 안 된다고 설명했는데도 꼭 그쪽을 향해 공을 날리고 만다. 사실 그렇게 말을 잘 들으면서 공을 칠 수는 실력이라면 아마추어 수준을 뛰어 넘은 골퍼가 분명하다. 아니나 다를까. 우리팀에서도 자멸한 골퍼가 있었다.
전반 9홀을 끝내고 나면 스타트하우스에 모인다. 이것저것 먹을 것도 많다. 개인적으로는 더운 여름날에는 달콤하고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추천한다.

●아름다운 풍경 속에 발톱을 숨긴 밸리코스

밸리코스의 코스 난도 역시 레이크와 크게 다르지 않다. 페어웨이의 폭은 조금 더 넓어 티샷에서 유리함이 있지만, 대신 그린이 까다롭다. 몇몇 홀은 ‘억’ 소리가 날 정도로 구겨 놓은 곳도 있다. 내기를 하다가 ‘OK’를 두고 서먹해질 수 있는 위험한 상황도 연출될 수 있으니 주의하길 바란다.

밸리코스에선 조금 더 자연친화적인 면이 강조됐다. 나중에 골프장 관계자에게 들은 얘기지만, 코스 안의 나무에도 매우 많은 정성을 쏟았다고 한다. 그리고 많은 골프장들이 동부산컨트리클럽의 아름다운 조경을 탐내면서 벤치마킹으로 삼는 곳이 많다는 후문이었다. 실제로 수도권에 있는 E와 B 등의 골프장이 동부산컨트리클럽을 찾아 코스 조경 등을 훔쳐보고 가기도 했다. 설명을 들은 뒤 E와 B 골프장의 풍경을 살펴보니 동부산cc와 많이 비슷하다는 느낌이 밀려왔다.

밸리코스에 심어진 나무와 잘 가꿔진 조경을 실제로 보면 감탄사가 나온다. 제대로 힐링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밀려온다.

동부산컨트리클럽의클럽하우스.사진=김상민기자
동부산컨트리클럽의클럽하우스.사진=김상민기자

그러다보니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었다. 요즘엔 라운드하면서 셀카를 찍는 골퍼들이 많은데, 우리도 빠지지 않았다. 밸리코스에선 그럴 만한 포토존도 많았다. 특히 8번홀의 페어웨이를 따라 길게 늘어선 검은색 바위는 이색적인 느낌을 주고, 9번홀 티잉그라운드 왼쪽에 있는 대나무 숲은 사진을 찍지 않고 지나치기 아쉽다. 게다가 이제 곧 가을이다. 높고 파란 하늘까지 배경에 담을 수 있어 잘만하면 핸드폰 배경화면으로 설정해도 좋을 만큼의 ‘인생사진’을 건질 수도 있다.
언제나 그랬듯이 18홀이 되면 아쉬움이 찾아온다. 이상하게 공도 그때부터 조금 더 잘 맞는 기분이다. 그래서 늘 고민한다.

“9홀 추가할까요?”
“그러지 말고 다음에 다시 꼭 만나요. 동부산에서요.”

아쉬움은 남았지만 동부산cc에서의 라운드는 첫 인상만큼 짜릿했다. 왠지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다.

●셀카가 필수인 클럽하우스

클럽하우스는 골프장의 또 다른 얼굴이다. 그래서 많은 골프장들이 코스만큼 클럽하우스에 공을 들이는 곳이 많다. 수도권의 D 골프장과 W, J, T 등의 골프장은 코스보다 화려하게 치장한 클럽하우스로 입소문이 자자한 곳이기도 하다. 그런 골프장에 비하면 동부산컨트리클럽의 클럽하우스는 평범하다. 20년의 세월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그러나 잠시 눈을 돌리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예술이 담겨 있다.

동부산컨트리클럽의클럽하우스.사진=김상민기자
동부산컨트리클럽의클럽하우스.사진=김상민기자

클럽하우스로 들어서면 맨 먼저 대나무 작품이 눈에 들어온다(계절에 따라 인터리어가 조금씩 바뀌는 만큼 언제까지 이 작품을 볼 수 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대충 넘어갈 수 있지만, 자세히 보면 대나무 위에 올려 있는 꽃이 예사롭지 않음을 눈치 챌 수 있다. 종이로 만든 꽃송이가 화려하면서 자꾸 눈길이 간다.

이런 예술품이 클럽하우스 곳곳에 숨어 있다. 레스토랑으로 들어가면 입구 오른쪽 벽면에도 근사한 작품이 걸려 있다. 코스로 내려가는 계단 옆에도 그리고 계단 아래 벽면에도 화려한 예술품들이 자리하고 있어 자꾸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냥 지나칠 수도 있지만 잠시 머물러 작품을 감상해보면 또 다른 느낌이 찾아온다.

●골프유닷넷 부킹이용하면 그린피도 할인

동부산컨트리클럽에서는 골퍼들이 조금 더 유익하고 즐겁고 편안한 라운드를 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배려도 빼놓지 않고 있다. 가장 먼저 월별, 계절별 다양한 이벤트로 그린피 부담을 줄여준다. 우리가 찾은 8월에는 ‘쿨써머’ 이벤트 중이었다. 주중에는 요일별, 시간대별 이용객에게 그린피를 할인해주고 있었으며, 그 밖에도 계절에 따라 꽃의 이름을 딴 이벤트가 이어졌다.

동부산컨트리클럽식당메뉴.사진=김상민기자
동부산컨트리클럽식당메뉴.사진=김상민기자
요즘 같은 시대에 골퍼들은 경제적 부담을 따지지 않을 수 없다. 그러다 보니 단돈 1만원이라도 저렴한 비용으로 골프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찾는다. 이런 고민을 하지 않고 골퍼들에게는 유용하지 않을 수 있지만, 동부산컨트리클럽을 조금 더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이 있다. 인터넷 온라인 예약서비스를 제공하는 골프유닷넷(www.golfu.net)을 이용하면 9월에도 할인된 가격으로 동부산컨트리클럽에서 라운드를 할 수 있다. 9월 29일까지 월요일엔 최저 10만원부터 13만원, 화요일~금요일까지는 11만원~14만원(카트대여료 별도)으로 라운드를 할 수 있다. 참고할 점은 빨리 부킹해야 좋은 시간대를 확보할 수 있다는 진리다. 가을이 깊어갈수록 해는 짧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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