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역전 우승 도전' 노승열, "아버지와의 마지막 대회, 좋은 추억 쌓고파"

2017-09-23 19:00

버디를추가한뒤갤러리들에게인사하는노승열.인천=손진현객원기자
버디를추가한뒤갤러리들에게인사하는노승열.인천=손진현객원기자
[인천=마니아리포트 김현지 기자] 공동 2위로 뛰어오른 노승열(26)이 아버지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제네시스 챔피언십(총상금 15억원/우승상금 3억원) 최종라운드에서 8타 차 역전 우승에 도전한다.

노승열은 23일 인천 연수구 송도에 위치한 잭 니클라우스 골프클럽(파72, 7366야드)에서 치러진 제네시스 챔피언십 3라운드에서 버디 9개와 보기 1개를 묶어 8언더파 맹타를 휘둘렀다.

지난 1라운드에서 김승혁(31)이 달성한 8언더파 코스레코드 타이 기록을 세운 노승열은 합계 9언더파로 공동 2위에 올랐다.

2년 만에 한국 무대에 나선 노승열은 이번 대회 출전 각오부터 비장했다.

노승열은 지난 2008년 아시안투어 미디어차이나 클래식 우승, 2010년 유러피언투어 메이뱅크 말레이시안 오픈에서 우승하며 골프계에 혜성처럼 등장했다. 2014년에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진출한 지 2년 만에 PGA투어 취리히 클래식에서 첫 승을 기록하며 한국골프를 이끌어 갈 영건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승열은 여전히 KPGA투어에서 무관이다. 사실 우승의 기회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2010년 제 53회 한국오픈에서 3일 내내 선두를 달렸지만 최종 라운드에서 7타를 잃고 양용은(45)에게 10타 차이를 뒤집히며 첫 승 기회를 놓쳤다.

2008년 프로 전향 이후 KPGA투어에서 준우승 4회 포함 톱10에 14번 이름을 올린 노승열은 유독 자국 투어의 우승과 연이 닿지 않았다. 더욱이 오는 11월 입대를 앞두고 있는 노승열은 입대 전 마지막 대회가 될 제네시스 챔피언십에 출전해 "KPGA투어 첫 우승과 이 대회 초대 우승자 자리가 탐난다"며 공공연하게 우승 욕심을 드러냈다.

하지만 우승에 대한 욕심과 주위의 기대가 너무 컸던 탓인지 노승열은 1, 2라운드에서 기대에 못미친 성적을 기록하며 부진했다. 1라운드에서는 1오버파 공동 61위에 자리했고, 2라운드에서는 2타를 줄여 합계 1언더파 공동 34위에 자리했다.

하지만 3라운드 무빙데이에서 노승열은 뒷심을 발휘했다. 무엇보다 아이언 샷이 빛났다. 3라운드에서 노승열의 그린 적중률은 무려 88.89%로 지난 2라운드에 비해 30%이상 높아졌다.

그린 적중률 수치 뿐만 아니라 샷을 구사하는 족족 핀 근처에 볼이 붙어 버디 찬스를 만들었고, 이에 퍼트까지 잘 따라줘 8타를 줄인 노승열은 공동 2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경기적인 측면에 있어 노승열이 8언더파를 줄일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코스 적응'이다. 2년 만에 한국무대에 발을 들인 만큼 PGA투어 코스에 익숙해져있는 노승열은 코스에 바로 적응하지 못했다. 다른 종의 잔디 뿐만 아니라 대체적으로 페어웨이가 딱딱해 런이 많이 나는 PGA투어에 비해 이번 대회장의 페어웨이는 그렇지 않았다.

노승열과코스공략에대해상의하는아버지.인천=손진현객원기자
노승열과코스공략에대해상의하는아버지.인천=손진현객원기자

노승열은 "비도 많이 오지 않았는데, 페어웨이가 너무 소프트했다. 이 때문에 세컨드 샷을 할 때 뒤땅도 많이 쳤고, 볼에 진흙과 모래가 많이 붙었다. 이 때문에 컨트롤 샷에서 실수가 종종 나왔었다"고 했다.

하지만 사실 가장 큰 원동력은 3일 내내 옆에서 백을 메고 함께 해 준 아버지다.

노승열은 "아버지가 7년 만에 백을 메셨다"고 하며 "이번 대회가 어떻게 보면 내 골프 인생에 있어 아버지가 내 백을 메는 마지막 대회"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올 11월에 군대에 입대하고 나면 공백이 생긴다. 군 전역 이후에는 그만큼 시간이 흘러 아버지가 백을 메주시는 건 무리라고 판단해 이번 대회를 마지막이라고 여기고 아버지에게 백을 부탁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내일은 정말 마지막인 만큼, 아버지와 좀 더 좋은 추억을 남기고 싶다"며 웃었다.

노승열의 아버지는 노승열의 일거수 일투족을 함께 하는 소문난 골프 대디였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갑상선암이 발병했고, 노승열이 PGA 투어에서 첫 승을 기록하던 2014년에는 갑상선암이 재발해 멀리서 아들의 우승을 지켜봐야만 했다.

아버지의 노고에 화답하듯 노승열은 3라운드에서 순위를 2위로 대폭 상승시키며 우승 경쟁에 합류했다.

사실 우승까지 가는 길이 그리 쉽지는 않다. 이번 대회 선두는 1라운드에서 8언더파 코스레코드를 작성하며 단독 선두에 올라 3라운드까지 선두 자리를 수성한 김승혁(31)이다. 김승혁은 3라운드까지 합계 17언더파로 노승열이 속한 공동 2위 그룹과 무려 8타 차로 달아났다.

하지만 노승열의 뒤집기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지난 2010년 노승열이 자신의 첫 우승을 노렸던 코오롱 한국오픈 최종라운드에서 10타 차의 우세에도 불구하고 역전을 당해 우승컵을 빼앗겼던 것 처럼, 이번 대회 역시 최종라운드 장갑을 벗을 때 까지는 아무도 우승자를 예측 할 수 없다.

노승열은 "이번 대회 코스의 경우 페어웨이가 넓어 티 샷에서 패널티가 거의 없는 만큼 쉽게 따라가지는 못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하지만 노승열은 “초반에 타수를 잘 줄여나간다면 선두를 충분히 압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하며 “나 같은 경우 비거리가 다른 선수들에 비해 많이 나기 때문에 보다 짧은 클럽으로 세컨 샷을 공략할 수 있다”고 했다.

또한 “내 샷이 탄도가 높고, 스핀을 많이 걸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보다 유리하다. 보다 공격적인 플레이로 우승 경쟁에 나서겠다”며 우승경쟁에 불을 붙였다./928889@maniaer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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