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男농구, 레바논전 패배로 드러난 경쟁력과 과제는?

2017 국제농구연맹 아시아컵 첫 경기에서 개최국 레바논에 분패

2017-08-09 05:55

男농구, 레바논전 패배로 드러난 경쟁력과 과제는?
2017 국제농구연맹(FIBA) 아시아컵 개최국 레바논과의 경기는 예상대로 어려웠다. 홈 어드밴티지를 등에 업은 레바논은 강했다. 남자농구 대표팀은 첫 경기 패배에서 희망과 풀어야 할 과제를 동시에 떠앉았다.

허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농구 대표팀은 9일(한국시간)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열린 대회 첫날 C조 예선 첫 경기에서 개최국 레바논과의 경기에서 66-72로 분패했다.

레바논의 농구 열기는 대단했다. 이미 12년 전에 '아시아의 마이클 조던'으로 불렸던 만 38세의 베테랑 포워드 파디 엘 카티브가 국가대표로 복귀해 레바논 대표팀에 대한 관심이 더 고조된 것으로 보인다.

또 레바논은 과거 아시아 메이저 대회를 유치했다가 불안한 치안 상황 때문에 개최가 무산된 아픔이 있다. 그래서 관중의 응원은 더 열정적으로 느껴졌다.

이처럼 뜨거운 응원을 등에 업은 레바논 선수들의 에너지는 한국 선수들을 능가했다. 어느 정도 세대교체가 이뤄진 대표팀 선수들도 활발하게 코트를 누볐지만 개최국 레바논을 뛰어넘기는 무리였다.

한국은 2쿼터 초반까지 대등한 경기를 펼치다가 이후 주도권을 레바논에게 내줬다. 점수차가 3쿼터 막판 13점으로 벌어지기도 했다.

대표팀은 4쿼터 들어 반격을 펼쳤다. 임동섭의 3점슛을 시작으로 김선형과 김종규의 연속 득점에 힘입어 순식간에 11점을 몰아넣었다. 스코어를 52-54로 좁혔다. 이후 이정현의 3점슛 실패와 실책이 연거푸 나오면서 흐름이 다시 레바논에게 넘어간 것이 뼈아팠다.

레바논의 외곽 에이스 와엘 아라지를 막지 못해 추격의 동력을 잃었다. 아라지는 22점을 올리며 활약했다. 2000년대 중반 중국과 한국이 양분하던 아시아 남자농구의 경쟁 구도를 깨뜨리며 중동 국가의 약진을 이끈 엘 카티브는 많은 나이에도 16점 5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올리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한국에서는 16점 5리바운드 야투성공률 50%를 기록한 빅맨 오세근의 분전이 돋보였다. 김선형도 14점 4어시스트 4리바운드 2스틸로 활약했다. 특히 김선형의 후반 활약은 대표팀 추격의 원동력이 됐다.

한국이 2000년대 중반 들어 중동세에 밀린 이유 중 하나는 골밑 경쟁력에서 크게 밀렸기 때문이다. 이날 경기에서 리바운드는 39개를 잡은 레바논이 37개를 기록한 한국보다 2개 더 많았다. 공격리바운드는 레바논이 14개, 한국이 8개를 잡았다.

특히 공격리바운드를 많이 내줬기에 리바운드 싸움에서 밀린 것은 사실이나 예전과는 달리 압도당한 수준은 아니었다.

데이터가 입증한다. 공격리바운드 이후 득점은 비슷했다. 레바논이 13점을, 한국이 11점을 넣었다. 한국은 공격리바운드를 허용한 다음의 수비가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공격리바운드 후 득점은 대표팀의 막판 추격 원동력이 됐다.

문제는 실책이었다. 한국이 14개를 범했고 레바논은 10개를 기록했다. 실책이 위험한 이유는 갑자기 공격에서 수비로 전환해야 하기 때문에 수비 진영이 정돈되기 전에 상대 공격에 맞서야 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실점 확률이 높아진다.

레바논은 한국의 실책을 철저히 이용했다. 상대 실책 이후 득점이 무려 17점이었고 대부분이 속공 득점이었다. 레바논은 속공 득점에서 한국을 16-4로 압도했다. 한국도 레바논의 실책으로 얻은 공격 기회에서 16점을 올리며 분전했지만 속공과 연결시키지는 못했다.

특히 한국이 빠르게 공격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나온 실책은 확률높은 공격 기회를 무산시키고 동시에 상대에게 확률높은 공격 기회를 내준다는 점에서 굉장히 뼈아팠다.

김선형과 이정현 등 외곽에 공격적인 선수들이 주로 볼핸들링을 하다 보니 실책이 뒤따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첫 패배를 당한 가운데 아시아 8강 무대에 오르기 위해서는 볼 간수를 보다 신경쓸 필요가 있다.

지난 시즌 프로농구 MVP 오세근은 명불허전이었다. 1대1을 통해 공격을 풀어줄 수 있는 능력을 과시했다. 8점을 올린 김종규도 스피드와 운동능력의 장점을 발휘해 팀에 기여했다. 김선형의 돌파 역시 날카로웠다.

다만 3점슛의 정확도는 더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 한국은 25개를 던져 6개 성공에 그쳤다. 성공률은 24%. 후반 들어 스위치 디펜스를 통해 외곽의 빈 공간을 틀어막은 레바논의 전술에 고전했다. 하지만 오픈 기회를 놓친 장면도 적잖았다. 임동섭이 7개를 시도해 4개를 넣었지만 KBL의 간판 슈터 이정현은 5개를 던져 1개도 넣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대표팀은 한국시간으로 오는 11일 오전 12시30분 카자흐스탄과 C조 2차전을 치른다. 뉴질랜드와의 조별예선 최종전은 13일 오전 12시30분에 개최된다. 뉴질랜드는 우승후보로 손꼽히는 강호. 반드시 카자흐스탄을 잡아야 8강 진출의 길이 열린다. 조 1위는 8강에 직행하고 2,3위를 차지하면 8강 진출 결정전에 오를 자격을 얻는다. CBS노컷뉴스 박세운 기자 shen@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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