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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센터 최고 대우’ 거절한 박상하, 어디로 가나

2017-05-11 14:23

V-리그 센터 포지션 최고 대우도 포기했다. 박상하는 ‘돈’이 아닌 ‘꿈’을 좇는다.

박상하는 지난 10일 한국배구연맹(KOVO)이 공개한 2017년 V-리그 자유계약선수(FA) 1차 계약 현황에서 미계약 선수로 분류됐다. 원소속구단 우리카드와 협상이 결렬돼 새로운 소속팀을 자유롭게 찾을 수 있게 됐다는 의미다.

박상하는 2008~2009시즌 V-리그 남자부 신인드래프트에서 신생팀 우선지명으로 우리캐피탈 유니폼을 입은 이래 줄곧 한 팀에서만 뛰었다. 라이트 공격수였던 박상하의 포지션은 센터로 바뀌었고, 소속팀도 우리캐피탈에서 드림식스로, 또 우리카드로 이름이 바뀌었다.

2012~2013시즌이 끝난 뒤에는 군 복무로 선수단을 떠나기도 했지만 박상하의 자리는 언제나 같았다. 하지만 FA자격을 얻은 박상하가 처음으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이유는 분명하다. 우승에 대한 갈망이다.

초반의 돌풍을 이어가지 못하고 5위로 2016~2017시즌을 마무리한 우리카드는 소속 선수 5명이 FA자격을 얻었다. 그중에서도 박상하는 반드시 잡아야 했다. 임의탈퇴가 됐던 김은섭이 우여곡절 끝에 복귀했지만 박진우가 입대하는 빈자리를 대신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박상하가 필요했다.

‘V-리그 센터 최고 대우’ 거절한 박상하, 어디로 가나
◇ ‘돈’ 아닌 ‘꿈’ 선택한 박상하의 자존심

우리카드는 이승록 단장과 김상우 감독이 대표팀에 소집돼 진천선수촌에 내려간 박상하를 찾아가 수차례 협상에 나섰다. 신영석(현대캐피탈)의 4억2000만원을 뛰어넘는 V-리그 남자부 센터 포지션의 최고 대우까지 제시했다. 하지만 박상하는 끝내 계약서에 사인하지 않았다.

박상하는 ‘돈’이 아닌 ‘우승’을 원했다. 우리카드 관계자는 “(박)상하가 우승이 해보고 싶다고 했다”고 협상 결렬의 이유를 밝혔다. 박상하는 친정팀에 잔류해 V-리그 센터 최고 대우를 받기보다 새로운 팀에서 우승을 위해 싸우겠다는 도전을 선택했다.

배구계는 박상하의 치열한 영입경쟁을 예상한다. 실제로 박상하를 데려갈 가능성은 우리카드를 제외한 모든 팀에 활짝 열렸다. 정규리그나 챔피언결정전에서 이미 우승을 경험한 삼성화재와 OK저축은행, 대한항공 외에도 ‘디펜딩챔피언’ 현대캐피탈까지 박상하의 영입을 노린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다만 현대캐피탈은 보호선수로 내줘야 하는 출혈이 큰 상황이라 적극적으로 나서기 어렵다. 한국전력은 서재덕의 잔류로 이미 상당한 금액을 지출했고, KB손해보험은 내부적인 문제로 FA 영입 경쟁이 쉽지 않다.

‘V-리그 센터 최고 대우’ 거절한 박상하, 어디로 가나
◇ 요동치는 FA시장, 변수는 진상헌

박상하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설 더 높은 가능성은 삼성화재와 OK저축은행, 그리고 대한항공이 쥐고 있다. 이들 역시 우리카드가 제시한 ‘V-리그 센터 포지션 최고 대우’를 제시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2017~2018시즌부터 남자부 샐러리캡이 24억원 증액되면서 이들에게 투자는 곧 성적이라는 의미다.

삼성화재와 OK저축은행은 센터 포지션의 보강이 가장 절실하다. 여기에 기존의 센터 포지션 선수도 계약하지 않으며 샐러리캡의 여유도 있어 박상하와 협상 가능성은 농후하다. 대한항공도 FA자격을 취득한 김형우, 진상헌과 계약하지 않았다. 센터 포지션의 보강이 필요한 상황이다.

사실상 V-리그 남자부 센터 포지션 최고 대우를 예약한 박상하지만 변수는 있다. 나란히 2차 FA 협상 테이블로 나서는 진상헌의 존재다. 진상헌은 FA자격 취득을 앞둔 올해 가장 빛나는 활약으로 가치를 끌어올렸다. 올 시즌 33경기에서 112세트를 소화해 183득점을 기록한 진상헌은 속공 1위(66.08%)에 올랐고, 블로킹도 세트당 0.5개를 기록했다.

박상하는 35경기에서 136세트를 소화해 218득점을 기록했다. 속공 7위(60.41%)에 블로킹은 세트당 0.6개다. 기록 면에서 박상하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는 진상헌이다. 다만 박상하와 2016~2017시즌의 연봉 차이가 상당히 크다. 이 때문에 진상헌은 대한항공과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고 자신의 가치 확인을 위해 FA 2차 협상 테이블에 나섰다.CBS노컷뉴스 오해원 기자 ohwwho@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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