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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뽀드윅'부터 '이화신'까지, 조정석이 만든 즐거운 하루

[현장] 데뷔 13년 만에 열린 팬미팅 '더 룸'

2017-05-08 06:00

'뽀드윅'부터 '이화신'까지, 조정석이 만든 즐거운 하루
배우 조정석이 '대중적'으로 각인된 것은 아마도 2012년이 아니었을까 싶다. 영화 '건축학개론'에서 승민(이제훈 분)에게 노골적인 손놀림으로 능청스럽게 키스 강습을 하는 납뜩이와, 오로지 국가밖에 모르고 살다가 공주님과 사랑에 빠지는 강직한 군인 은시경이라는 180도 다른 캐릭터를 그는 그야말로 '기가 막히게' 소화하며 주목받았다.

하지만 조정석은 '그리스', '찰리브라운', '바람의 나라', '헤드윅', '올슉업', '이블 데드', '내 마음의 풍금', '스프링 어웨이크닝', '트루 웨스트' 등 수많은 작품에서 열연하며 공연계에서 먼저 눈에 뜨인 뮤지컬 배우이기도 하다.

데뷔 13년 만에 처음으로 열린 그의 팬미팅 '더 룸'(The Room)에서 특히 뮤지컬 넘버를 자주 접할 수 있었던 것은, 아직은 대중에게 낯설었던 공연계 샛별일 때부터 자신을 믿고 아껴 준 팬들을 위한 보답이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는 '뽀드윅'부터 '이화신'까지 그간 거쳐 간 캐릭터 하나하나를 떠올리게 하는 알찬 구성으로 팬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7일 오후 5시, 서울 용산구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조정석의 생애 첫 팬미팅 '더 룸'이 열렸다. 조정석의 절친한 친구인 배우 정상훈의 사회로 마지막날 팬미팅의 막이 올랐다.

'뽀드윅'부터 '이화신'까지, 조정석이 만든 즐거운 하루
붉은 스트라이프 티와 청바지를 입은 조정석이 등장하자 팬들은 뜨거운 환호와 함성으로 화답했다. 6일부터 이틀 간 진행된 '더 룸'은 조정석이 기획부터 연출까지 적극 참여해 의미가 더 남다르다. 다채로운 즐거움을 선사하기 위해 첫 날과 마지막 날의 컨셉을 다르게 한 것도 관람 포인트 중 하나였다.

조정석은 "오늘은 아마 더 야무지게, 재미있는 시간이 될 것 같다"며 "좀 더 강도높은 즐거움을 전달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해 드라마 '질투의 화신'에서 일 잘하고 스마트하지만 마초 기질이 다분한 기자 이화신 역은 물론, 영화 '시간 이탈자'의 지환과 '형'의 두식 역으로 '소처럼' 일했던 그는 올해도 열심히 일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마약왕'이라는 영화가 얼마 전에 크랭크인했다. 곧 있으면 촬영에 합류할 것 같다"면서 "처음으로 말씀드리는 건데 올 연말에 할 드라마를 하나 보고 있다. 진짜 확정나면 제일 먼저 알려드릴게요. 아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 팬들과 사진 찍고 노래 만들어 주고

'뽀드윅'부터 '이화신'까지, 조정석이 만든 즐거운 하루
팬미팅은 크게 3가지 코너로 이루어져 있었다. 우선 OX 퀴즈에 답하는 'OX의 정석', 팬들과 투샷 사진을 찍는 '투샷의 정석', 팬들이 제시한 세 가지 단어를 가지고 즉흥곡을 만드는 '퀵송의 정석'이 그것이다.

우선 OX의 정석에서 그는 △스스로 패션감각이 좋다고 생각한다 △최근 한 달 사이에 후회한 일은 다이어트 도중 밤에 치킨을 먹은 것이다 △고치고 싶은데 못 고치는 습관은 술 마시면 자는 버릇이다 △'뽀'(뽀얀 피부를 가져서 붙은 별명)라는 애칭을 지키기 위해 과거에는 에스테틱을 다니며 피부관리를 했으나 요즘은 하지 않는다 △스스로를 섹시하다고 생각한다 △술먹고 잊지 못할 주사를 부린 적이 있다 △스스로 타고난 배우라고 생각한다 △시청률에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 △매일 달라지는 피부 상태를 보고 나이듦을 느끼고 있다 △올해 크게 동요한 일이 없다고 말했다.

조정석은 "배우는 자신감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그렇게 (O 팻말을) 들었다"며 "무너진 적이 있지만 시행착오를 겪었기 때문에… (여기까지 온 것 같다) 준비가 안 되면 두렵지만 준비가 철저히 되면 하나도 안 두려워 한다"면서 스스로 '타고난 배우'라고 생각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도중에 나온 팬들의 짓궂은 즉석 질문도 피하지 않고 답했다. 지금까지 찍은 키스신 상대 중 누가 가장 좋았느냐는 질문에 그는 "누가 더 좋았다고 얘기하기가 좀 그렇다"며 말을 아끼다가 "아무래도 많이들 언급해주셨던 표나리, 공효진 씨와 '질투의 화신' 키스신 찍을 때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두 번째 코너 '투샷의 정석'에서는 무대 위에 있는 조정석과 관객석에 앉아 있는 팬을 한 화면에 잡아 '투샷'을 만드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어떤 팬과는 뽀뽀하는 모습을 연출했고, 대구에서 올라온 부부 팬과는 무대 위에서 함께 셀카를 찍기도 했다.

'퀵송의 정석'은 평소 정상훈과 조정석이 즉흥곡을 만들며 노는 데서 아이디어를 따 왔다. 팬미팅 시작 전 팬들은 노래의 재료가 될 세 가지 단어를 포스트잇에 써냈고, 이 중 몇 개를 골라서 노래를 만들어 주는 식이었다. 조정석이 기타 반주를 맡고 정상훈이 가사를 붙여 노래를 했는데 재치있는 가사로 좌중을 폭소케 했다.

◇ 괜히 '뮤배'가 아니죠… 시원한 노래, 화려한 춤으로 시선 강탈

'뽀드윅'부터 '이화신'까지, 조정석이 만든 즐거운 하루
조정석은 이날 팬미팅에서 뮤지컬 배우로서의 기량을 맘껏 뽐내기도 했다. tvN '오 나의 귀신님'에서 불러 음원까지 나온 '기브 미 어 초콜릿'을 기타를 치면서 부르는가 하면, '질투의 화신' OST인 브라더수의 '내게 올래요'를 열창했다.

'투샷의 정석' 이벤트 도중에는 정상훈과 티격태격하다가 뮤지컬 '이블 데드'에 나오는 '조낸 퐝당해' 무대를 꾸몄으며, 뮤지컬 '그리스'의 넘버를 불렀다. 클래식 기타리스트를 꿈꿨을 정도로 기타와 가깝게 지냈던 그는 연주곡 한 곡을 완벽히 소화해 감탄을 자아냈다.

고등학교 때 춤에 잔뜩 매료돼 공부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고백했던 그는, 이날 녹슬지 않은 수준급의 춤 실력을 뽐냈다. 중절모와 반짝이는 재킷을 입고 흰 장갑을 낀 그는 빌리 진, 데인저러스, 스무드 크리미널 등 마이클 잭슨 메들리로 시선을 강탈했다.

'뮤지컬 배우' 조정석이 널리 이름을 알리게 된 '헤드윅'(조정석은 피부가 뽀얘서 '뽀드윅'이란 애칭이 붙었다)의 넘버는 그가 엄선한 곡이었다. 그는 "뽀드윅을 빼놓을 수 없었다. 이 곡은 여러분과 제가 하나가 되는 소중한 그런 노래라고 할 수 있다"며 '오리진 오브 러브'와 '미드나잇 라디오'를 불렀다.

조정석은 "어제하고 오늘 이틀의 시간에, 배우 조정석에서 배우 자를 떼고 인간 조정석으로 좀 더 다가가기 위해 노력했고 준비도 많이 했는데 그런 것들이 잘 전해졌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너무 감사하게도 공연할 때부터 저를 아낌없이 응원해주고 열성적으로 도와주신 많은 팬분들이 있다. 특히 그분들께 감사의 말씀 전하고 싶다. 앞으로 이런 팬미팅은 최대한 자주 갖도록 열심히 준비해 보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소중함이란 단어를 곱씹을수록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바로 당신들. 정말정말 고맙고 고마우며 고마워요. 과거에도 그랬고 오늘도 내일도 앞으로도 내가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게요. 기쁘고 즐거울 때도 함께 하고요. 슬프고 외로울 때도 함께 하자고요"라는 손편지로 팬들에 대한 감사를 표했고 이문세의 '소녀'를 마지막으로 무대 뒤로 사라졌다.

조정석은 이후에도 내달 11일 대만을 시작으로 6월 말 일본, 7월 초 태국에서 '더 룸' 팬미팅을 이어갈 예정이다.CBS노컷뉴스 김수정 기자 eyesonyou@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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